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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아들의 혼란스럽고 초조한 모습을 본 노부인이 말을 꺼냈다.

“자, 아들, 엄마에게 그때 둘이 뭐 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말해 보렴. 엄마가 여자의 마음을 읽어 볼게. 네가 무심결에 한 행동이나 말이 그녀의 기분을 나쁘게 했을 지도 있잖니?”

‘!!!’

승엽은 옆으로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면서 불신 가득한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아이고, 어머니 농담하지 마세요. 해영 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머니가 어찌 알겠어요? 해영 씨랑 나이차가 얼마나 나는데…….”

“왜, 엄마가 나이 많아서 못 미덥다는 거냐?”

노부인은 아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불쾌한듯 말했다.

“아……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어머니도 해영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거라는 거죠.”

“그 거야 모르는 거지…….”

노부인은 자신감이 넘치는 듯 강한 의욕을 내비치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간과한 게 하나 있는데…… 우리는 모두 여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다른 건 몰라도, 여자에 대해서는 이 에미가 목석 같은 우리 아들녀석보다 훨씬 잘 알 거다. 자, 자, 얼른 얘기해. 안 그러면 이 에미는 간다. 아들 혼자 천천히 잘 생각해 보렴!”

나가려는 모양새를 취하는 노모를 본 승엽은 옛말에 구두장이 셋이 모이면 제갈량보다 낫다고, 혼자 속으로 끙끙 앓느니 엄마한테 털어놓고 방법을 찾아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승엽은 재빨리 얼른 손을 뻗어 노부인을 붙잡았다.

“알겠어요. 우리 어머니를 누가 말려요? 말씀드릴게요.”

“오늘 쇼핑 나갔다가 해영 씨 주려고 진주 팔찌를 샀어요. 선물 사고 나오는데 그녀가 글쎄 맞은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거에요.”

노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래서?”

“혼자가 아닌 웬 남자랑요. 참고로 그 남자는 제가 모르는 사람이에요. 다른 남자랑 맞선 보는 걸 딱 걸린 게 아닌가 싶어요! 어머니, 이미 약혼까지 한 사람이 외간남자와 커피 마신다는 게 말이 돼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또 다시 화가 치밀었다.

이야기를 듣던 노부인은 눈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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