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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배치는 다 끝났습니다. 이제 내륙으로 들어가셔도 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재벌 몇몇이 내륙 시장을 손에 쥐고 있으니 먼저 우씨 가문의 시장을 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울 거예요.”

“당연한 소리. 어렵지 않으면 내가 너희에게 왜 의뢰했겠어?”

우해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너희가 쓸모가 없었다면 찾지도 않았겠지.”

우해영의 말에 남자는 감히 토를 달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재벌이면 어때. 윤씨 가문을 봐. 고작 그 정도 장난에 난리가 나서 아직 일어서지 못하고 있잖아. 차씨 가문도 우리가 한바탕 했었고. 김씨 가문은......”

우해영이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이어서 말했다.

“김씨 가문은 걱정할 거 없어. 내가 지시한 일만 잘해둬.”

“네!”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제야 만족했는지 우해영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주변을 둘러 보았다. 멀리서 걸어오는 김승엽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먼저 가봐.”

“네?”

“가라고!”

커피잔을 탁 내려놓으며 우해영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러자 남자는 벌떡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그가 카페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김승엽이 들어오며 그를 한번 쏘아보았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남자는 어리둥절했다.

김승엽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우해영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우해영 씨!”

김승엽이 예의 바르게 그녀의 이름을 부른 것 같지만 우해영은 지금 그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

“김승엽 씨.”

우해영은 그가 화났음을 알아차리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우연이네요.”

그녀의 태도에 김승엽은 흠칫 놀랐다. 저번 데이트 때 그녀는 단 한 번도 이런 말투로 그와 말한 적이 없었다. 데이트하는 내내 겁에 질린 듯 한껏 몸을 움츠렸던 그녀가 지금, 이 순간 허리를 쭉 펴고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심지어 다른 남자와 있는 모습을 그에게 들켰음에도 당황하지 않았고 변명조차 하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다는 그녀의 태도에 김승엽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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