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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한소은은 차성재가 준비해 준 혼수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서 하인에게 국화차를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그녀는 차성재가 음료수 대신 물이나 차를 마신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무술을 배워온 탓에 두 사람 모두 자리에 앉았다 하면 허리를 꼿꼿하게 쭉 펴고 앉았다.

“결혼식은 어디서 할 건지 정했어?”

차성재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서진 씨가 반도 호텔에서 한다고 말했어.”

자세한 건 김서진이 말해주지 않아 한소은도 그저 호텔 이름만 알고 있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차성재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강성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 바로 반도 호텔인 것 정도는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러면 하객은 몇 분 정도 초대했어?”

“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서진 씨가 정한 거라. 그쪽 집에서......”

한소은은 머뭇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 가문의 복잡한 관계를 차성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가 걱정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렸다.

“다들 잘해주셔. 서진씨 할머니하고 고모도 이미 만나 뵈었어.”

“그래.”

차성재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김서진의 할머니는 나도 만나 뵌 적이 있어. 그다지......”

예의상 차성재는 다른 사람 앞에서 남을 욕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웃어른이니 잠시 고민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함께 지내기 어려우신 분 같더군. 네가 인내심을 가져야 해. 결혼을 했으니 두 가문은 이제 한 가족이나 다름이 없어. 웃어른이 불편하게 한다 해도 대들어선 안 돼. 알겠지?”

“나도 잘 알아.”

“하지만......”

차성재가 이어서 말했다.

“웃어른을 존중하라는 건 나약하게 참기만 하라는 게 아니야. 상대방이 널 존중해 주지 않고 널 괴롭힌다면 참지 말고. 차씨 가문이 영원히 네 편을 들어준다는 걸 잊지 마.”

“알겠어!”

한소은은 갑자기 눈물이 왈칵했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입을 삐죽이고는 가까스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빠, 잊었나 본데. 내 무술은 오빠 못지않게 대단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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