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2452 챕터

제851화

그 당시 정하진은 한소은이 두고 보자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하룻밤 사이에 인터넷에는 조향 협회에 관련된 게시물들이 쏟아지듯 나왔다. 게시물들의 타이틀과 내용들은 가지각색이었지만 대게 조향업의 흑막을 가리키는 내용들이었다.사실 요 며칠간 대윤 그룹의 향수에 금지 성분이 검출된 기사와 조향 협회가 한소은에 보이콧을 선언한 내용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하지만 조향 협회의 흑막을 까발리는 게시물들이 쏟아져 나오며 삽시간에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게시물들의 내용은 제각각이었다. 협회 높은 자리를 차지 하는 분이 누구에게서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 또 누구는 권력을 남용했다는 내용, 협회에 가입하는 조건은 그들이 근거도 없이 마음대로 정했다는 내용 등등 수도 없는 폭로가 이어졌다.네티즌들은 협회에서 이런 게시물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조사를 하기도 전에 보이콧을 선언했다.이름 있는 조향사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외국에 있던 국내 조향사들까지도 실명으로 보이콧 사인에 동참했다. 조향 협회를 처음 창립할 시기의 신념은 정말 좋았다.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창립 초기의 원로들이 점점 더 권력에 집착하자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지금의 조향 협회는 누군가가 권력을 행사하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오히려 국내 조향업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사인에 동참한 조향사들은 자신들이 이 협회에서 위협을 받았던 일들을 모두 폭로했다. 협회에 가입하려면 돈을 내야 하는 것과 불평등한 대우, 윗사람이 자기의 공로와 명예를 빼앗은 일, 심지어는 윗사람에게 희롱을 당한 일까지 모두 낱낱이 밝혀진 셈이다.많은 게시물이 동시에 게시되자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을 뿐만 아니라 화제성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이 소식을 접한 조향 협회는 처음에는 크게 당황하더니 곧 게시물과 기사를 누르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이런 화제성과 열기를 쉽게 잠재울 수는 없었다.하룻밤 사이에 터진 일이다 보니 실검을 내릴 수도, 게시물을 삭제할 겨를조차
더 보기

제852화

잦은 회의가 있다 보니 술과 담배는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게 되었다. 일 년의 반 이상을 호텔에서 지내고 갖은 향수 냄새, 화장품 냄새를 맡던 그의 후각은 이전만큼 예민하지 않게 되었다.몇 년간 조향 외의 일들만 처리하다 보니 향수를 제작하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다.인터넷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고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서야 조향 협회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근 2년간 협회에서 내놓은 제품들은 다 변변치 못한 향수들이었다.많은 생각을 하고 나니 정하진은 조금 마음이 동요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는 이미 한소은이 한 말들을 인정하고 있었다.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했다. 이게 정말 자기가 원했던 조향업의 미래였던가? 어쨌거나 그가 조향 협회에 있는 한 책임을 져야 했다. 협회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일이 발생하게 두어선 안 된다.정하진이 마음을 가다듬고 컴퓨터를 열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소셜미디어에 발표할 해명하는 문장을 작성하기 시작했다.해명문에는 최근 협회에 대한 게시물들은 누군가가 그들을 모함하려 한 것이고 협회의 이름에 먹칠한 게시자들을 모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해명문을 작성하고 틀린 곳이 없는지 한번 확인하고는 제성 쪽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해명문을 프린트해서 협회 인감을 찍고 스캔한 후 다시 그에게 보내왔다.해명문의 최종 버전이 그에게 다시 전달해 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해명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전에 정하진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하던 일을 멈추고 네티즌들의 반응을 다시 보기로 했다.차라리 안 보는 게 나을 뻔했다. 손가락이 그대로 굳었고 정신이 멍해졌다. 식은땀도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협회에 대한 게시물로 인해 인터넷이 두 번이나 붕괴했었다. 겨우 협회를 검색했을 때 연관 검색어 때문에 그가 한 번 더 놀랐다.[하 씨 어르신][협회 회장][후각 상실]뜨는 연관 검색어마다 큰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정하진은 떨리는 손으로 연관 검색어를 클릭했다. 대충 읽어 보니 조향 협회 회장
더 보기

제853화

사실 다른 사람보다 더 충격을 받은 사람은 정하진 이였다.그가 협회에 들어온 지 2, 3년은 훌쩍 넘었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하 씨 어르신과 그렇게 가깝게 지냈는데 어르신이 후각을 잃은 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누가 거짓을 지어내어 모함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잠시 생각에 잠겼던 정하진이 일어나 차를 한 잔 따르고는 마시지도 않고 모니터를 보며 멍을 때렸다. 그는 지금 하나도 조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냉정하게 잘 생각해 볼 수 있었다.하 씨 어르신과 함께 행사와 평가회에 참가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평시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사소한 부분들이 문득 떠오르기 시작했다.매번 평가회에 참여할 때 신인이 조향한 향수와 작품은 모두 그가 먼저 평가하게 했다. 그 당시에는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어르신이 자기를 시험하고 경험을 쌓게 배려해 주는 줄로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항상 자기가 평가를 한 후에 어르신이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평가만 몇 마디 덧붙일 뿐이었다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그는 절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몇 년 동안 참가했던 모든 행사가 다 이렇게 진행됐었다.그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행사를 참가할 때도 마찬가지였었다. 누구 하나 다를 거 없이 모두 다른 사람이 먼저 평가하게 하고 어르신이 몇 마디 더 덧붙이는 식이었다.어디가 좋다 나쁘다 하는 평가가 아닌 그저 겉치레 말만 하고 앞으로 노력하라며 격려하는 말뿐이었다.‘정말 어르신의 후각에 문제가 생긴 건가?’잠시 고민하다 정하진은 아까 걸려 온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 속에서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딱딱한 로봇음 만 전해져 왔다.생각해 보니 전원을 끌만도 했다.이런 게시물이 나온 상황에서 분명 하 씨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가족과 친구들의 관심까지 더해지니 자기라도 전원을 껐을 것이다.정하진은 잠시 생각하다 협회 본부에 전화를 걸었다.“나야. 하
더 보기

제854화

“여보세요?”“정하진이에요.”정하진은 뜸 들이지 않고 바로 신분을 밝혔다.“네, 정하진 씨.”한소은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무슨 일인가요?”“몰라서 묻나요? 인터넷에 떠도는 협회에 관련된 게시글들 당신이 한 거죠?”그는 다소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제 와서 돌려 말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피차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한소은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지금 따져 묻는 건가요? 당신이 무슨 신분으로? 협회 부회장의 신분으로 묻는 건가요?”“내가 어떤 신분으로 묻든 당신이 저지른 일을 감히 인정하지 못하는 건가 봐요?”정하진은 녹음 버튼을 눌렀다. 지금 그녀와의 모든 대화를 녹음할 작정이었다.“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적 없어요. 내가 한 거라고도 말한 적 없죠.”그녀가 헛웃음을 삼키며 이어 말했다.“인터넷에 떠도는 협회에 대한 게시글들은 저도 봤어요. 정말 놀라운 내용들이 많더군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그 내용들이 모두 다 진실인가요? 당신은 협회 부회장이니 누구보다 잘 알겠죠?”“당연히 거짓이에요!”그가 단숨에 대답했다. 설령 자기가 녹음하고 있지 않았어도 이런 걸 인정할 리가 없었다.“그런 황당한 말들은 분명 누가 우리를 모함하려고 지어낸 말들이에요. 한소은 씨, 당신이 사람을 사주해 그런 게시물을 올리게 한 거죠?”“정하진 씨, 게시물의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사주한 건 아니에요. 그저 호기심에 물어보는 건데 하 씨 어르신의 후각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사실인가요?”“......”정하진은 마치 누가 자기의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뚝.”상대가 먼저 전화를 끊은 소리에 더욱 숨이 쉬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한소은, 넌 정말 눈치가 빨라.’그녀가 사주한 짓이라는 증거를 확보하려 녹음했건만 모두 헛수고였다.반면, 전화를 끊은 한소은은 시간을 한번 보았다. 그러고는 실험 기구 있는 곳으로 가 증류된 원료가 어떤 형태를 내는지 데이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며칠 동안 계속 실험에 몰두
더 보기

제855화

“왜 벌써 오셨어요?”한소은이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손을 뻗어 김서진의 목에 감자 그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두 사람이 이렇게 달콤한 모습을 보니 오이연은 내심 부끄러워졌다. 그러고는 옆에 서 있는 목석같은 자기의 남자를 흘겨보았다. 자기는 아마 평생 이런 달콤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당신 지금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았는지 알아요? 내가 오지 않으면 오늘도 집에 가지 않을 생각이었죠?”김서진은 그녀에게 작업실을 만들어 준 게 조금 후회되었다. 이렇게까지 작업실에 박혀 일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니에요. 오늘은 거의 다 끝났어요. 이제 조향 단계만 남았는걸요. 향수가 완성돼 가요.”한소은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며칠 동안 제대로 자지 못했어요. 오늘은 집에 가서 푹 자야겠어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오이연을 바라보며 말했다.“너도 가서 푹 쉬어.”“난 안 힘들어. 여기 남아서 데이터를 조금 더 기록해야 겠어.”오이연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옆에 서 있던 서한이 입을 열었다.“아니, 당신 힘들어.”그의 말에 오이연이 어이없다는 듯 대답했다.“하나도 안 힘들거든!”“아니야. 힘든 게 눈에 훤히 보여.”서한은 항상 무표정인 얼굴이다. 그런 얼굴로 이런 말을 하니 오이연은 정말 자기가 힘든 거 같았다.그녀가 무의식 적으로 얼굴을 만지며 의아했다.“정말 힘들어 보여?”한소은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웃어 버렸다. 그제야 오이연은 서한에게 속아 넘어갔다는 걸 깨달았다.오이연이 옆에 있던 쿠션을 그에게 던졌다. 날아오는 쿠션을 재빠르게 받아내고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만해. 서한씨 말이 맞아. 이틀간 정말 힘들었어. 나도 이렇게 힘든데 너라고 안 힘들었겠어? 다들 집에 가서 푹 쉬자. 남은 건 내일 마저 하면 되고......”한소은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예상하는데 이 향수가 출시되면 앞으로 우리 작업실은 더 바빠지게 될 거야.”“이렇게 자신
더 보기

제856화

김서진이 어디로 갔는지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순간 그녀는 심장이 철렁하는 것 같았다.몸을 바로 앉아 차 주위를 둘러보았다. 차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전화하는 김서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그제야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훤칠한 몸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정말 시선을 끌었다.언제부터인가 그가 조금씩 그녀의 마음을 차지했다. 노형원과의 일을 겪고 난 후 그녀는 더 이상 아무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을 줄 알았다. 설령 마음을 줬다 해도 그때처럼 그렇게 깊이 빠지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마음을 줬을 뿐만 아니라 그때보다 더 깊이 김서진이란 사람에게 빠져 있었다. 한소은의 시선을 느낀 김서진이 고개를 그녀가 있는 쪽으로 돌렸다. 차가웠던 시선이 그녀의 눈동자에 마주치자 따뜻하게 변했다.한소은은 그를 향해 웃어 보이며 차에서 내렸다.그의 앞에까지 걸어갔을 때 마침 그도 전화를 끊었다. 그의 몸에는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누구와 통화를 한 건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다지 즐거웠던 통화는 아니었나 보다.한소은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언짢은 통화는 수도 없이 많았다. 그녀가 다가가 김서진의 팔을 감았다.“왜 안 깨웠어요? 나 오래 잠들었죠?”“내가 작업실에 당신을 찾으러 가지 않았다면 잠도 안 잘 생각이었나요?”혼내는 말투였지만 김서진의 눈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가서 얼굴부터 씻어요. 음식을 배달시켰으니 곧 올 거예요. 밥 먹고 가서 자면 되죠.”“네.”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얼굴을 씻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배달이 왔다. 김서진은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시켰다. 그녀가 힘든 것을 감안해 집으로 배달시킨 것이다.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그들의 앞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가득했다. 한소은은 열심히 젓가락질하며 말했다.“왜 이렇게 많이 주문했어요. 다 먹지도 못할 텐데.”“그러면 당신이 많이 먹으면 되겠네요. 못다 먹으면 낭비하는 거니까.”“장난해요
더 보기

제857화

한소은은 핸드폰을 한번 슥 보더니 받지 않고 바로 끊어 버리고는 이어서 밥을 먹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벨 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끊으면 다시 울리고 울리면 그녀가 다시 끊기를 반복했다.“누가 이렇게 귀찮게 하는 거예요? 내가 대신 혼내줄게요.”한소은의 얼굴에 불쾌함이 가득 묻어 있는 걸 보던 김서진이 장난치듯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울리는 핸드폰을 빼앗아 가려 했다.그녀가 다시 전화를 끊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럼 많은 사람을 혼내야 할 거예요.”김서진이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혹시 기자들인가요?”한 사람도 아니고 이렇게 빈번하게 전화하는 데는 기자 말고는 없을 것이다.그녀는 더 이상 입맛이 없어졌다. 배도 슬슬 불렀던 참이라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일어서서 그릇을 치우려 했다.“그대로 둬요.”김서진이 입을 열었다.“내가 치울게요.”한소은은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그와 함께 그릇들을 주방으로 가져가 식기 세척기에 가지런히 넣었다. 세척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거실에 두었던 핸드폰은 쉴 새 없이 울리는 중이다. 그녀는 누가 걸려 온 전화인지 보기도 싫었다.“하 씨 어르신 일 때문인가요?”김서진은 매번 이렇게 원인을 잘 캐치 했다.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이 사건이 폭로되면 한동안은 조용할 날이 없게 된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그녀가 이 일을 폭로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일이 폭로되기 전부터 그녀와 협회 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좋게 해결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줄지어 추문이 폭로되는 통에 대중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누가 폭로했건 그게 사실이라면 두려울 게 없어요.”“두려운 게 아니에요. 그저 조금 짜증이 날 뿐이에요.”한소은은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며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처음부터 그녀는 그저 조용히 조향사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향수를 만들고 싶었다. 다른 스타일과
더 보기

제858화

“당신이 상대하기 싫으면 내가 나서서 막아 줄게요.”김서진이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런 일들은 얼마든지 그가 처리해 줄 수 있었다. 그녀가 홀로 해결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어쩔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작은 아내에게서 이런 수단들을 어떻게 생각해 낸 건지 알 수가 없었다.“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그녀가 곧게 서며 고개를 저었다.“그것보다 핸드폰 번호를 새로 개통해야겠어요.”기자들의 전화가 귀찮다고 전원을 끌 수는 없는 일이다. 만에 하나 중요한 소식을 놓치기라도 하면 그것은 온전히 그녀의 손해였다. 하지만 이렇게 끝도 없이 전화가 걸려 오게 둘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그건 간단해요. 바로 준비하라고 말할게요.”김서진이 말하며 그녀와 함께 주방에서 나왔다.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보며 그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있는데......”“네?”한소은은 따듯한 물 두 컵을 따라 그에게 한잔 건네며 짧게 대답했다.“하 씨 어르신이 후각을 잃었다는 소식이 사실인가요?”솔직히 이 말을 전해 들었을 때 김서진은 크게 놀랐다. 한소은이 내보낸 소식이란걸 몰랐다면 누가 지어낸 말에 하 씨 어르신이 당한 것이라고 생각 했을 것이다.그는 한소은을 절대적으로 믿었지만 그래도 궁금함을 참지 못했다.컵을 잡은 한소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당신은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예요?”만약 이 사실이 진실이라면 정말 그녀가 대단한 것이다.하 씨 어르신은 조향 업계에서 그 누구도 움직일 수 없는 그런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지금 조향을 종사하는 사람 중 그의 제자도 많았다. 그의 제자들이 또 제자를 거두어 그의 편에 설 사람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이렇게 많은 사람 중 아무도 그가 후각을 잃었다는 걸 몰랐다고?’자기가 가진 정보에도 하 씨 어르신이 후각을 잃었다는 정보는 없었다. 설령 이런 방향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알지 못
더 보기

제859화

하 씨 어르신이 후각을 잃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영향력 또한 엄청났다.그가 조향 업계에서 권위적인 존재인 만큼 아무도 그의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이 권위가 무너졌으니, 조향사들의 신념이 무너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정하진에게도 스트레스가 쌓였다. 조향 협회의 부회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이 컸고 협회까지 관리해야 했기에 그야말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그는 지금 손에 있는 일을 잠시 미뤄두고 제성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상황부터 정리하고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어떤 반격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윤설아가 찾아왔다.“당신이 어쩐 일이에요? 우리 사이의 일은 저번에 얘기가 다 끝난 거로 알고 있는데.”사실 그녀가 왜 찾아온 건지 정하진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에 동참할 생각이 없었고 그녀 또한 자기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었다.“맞아요. 하지만 이틀간 이렇게 많은 사건이 터지고 당신이 마음을 바꾸었을 줄 알았어요.”윤설아가 가볍게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내가 마음을 바꿀 줄 알았다고요?”정하진은 눈썹을 한번 치켜올리더니 책상에 놓인 자료와 서류들을 마저 챙겼다.“그 종이 쪼가리들은 왜 챙겨 가는 거예요? 어차피 이젠 다 쓸모없는 것들인데. 한소은이란 여자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에요. 내가 그 여자와 한번 맞서 봐서 알아요. 말수도 적고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고집이 센 사람이에요. 그 여자 마음속의 계략은 나 못지않게 많죠. 하 씨 어르신도 이렇게 만들었는데 못 할 일이 뭐가 더 있겠어요?”정하진은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가 한 말은 그의 속마음과 같았다.한소은이 이렇게 자기를 애먹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협회의 권력과 수단을 좀 가하면 그녀가 항복할 줄 알았다. 이렇게 협회 자체를 흔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던 일이다.며칠간 협회는 난장판이 돼버렸다. 협회에 몸을 담은 모든 사람이 위기를 느꼈다. 아무도 몰랐던 은밀한 비밀들이 속속히 폭로
더 보기

제860화

말을 좀 심하게 했지만 사실이기도 하다.정씨 가문의 복잡성은 외부의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특히 자손이 많고, 여러 세대가 한 가족에 살고 있으니 눈코 뜰 사이 없이 분쟁이 자자했다. 재산과 가업을 쟁탈하기 위해 각자의 수법을 썼다.정하진은 가업에 큰 욕심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기의 것을 남에게 양보하는 일은 결코 없다.그는 조향산업협회에서부터 지금 이 자리에 올라섰다. 그때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기의 의사를 견지했던 이유도 사실 다른 길을 개척하려고 했기 때문이다.조향사는 정씨 가문의 안중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이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기만 하면 매우 번영하고 활력이 넘치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이 사업이 국내서는 아직 잘 알리지 못해서 발전하는 공간과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미 협회의 부회장이다. 2년만 더 버티고 회장 자리에 오르면 그는 이 업계의 선도이자 최고가 된다. 그때면 제자들이 많아서 정말 사업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물론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협회에서 정치계의 두령들과 접촉하는 기회가 있다. 이것은 자신한테든 정씨 가문한테든 모두 득이 된 일이다.정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른다. 그냥 그가 진취심도 없이 하루 종일 여자들의 물건에 심취해 있다고 생각한다.웃기시네! 그들이 그의 야망을 어떻게 알겠는가?"그럼 알고 싶네요, 만약 제가 당신과 협력한다면 당신은 저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현재까지 한 얘기는 모두 자신이 그녀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이익인데 그럼 그녀는 그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이 말을 듣자 윤설아는 가능성이 보여서 기뻐했다."뻔하잖아요! 만약 우리가 같이 있게 된다면 정씨 가문의 세력으로 대윤 그룹을 가질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제가 대윤 그룹을 장악한다면 앞으로 대윤 그룹도 당연히 당신 즉 내 남편의 가장 든든한 후원이 될 것이죠! 우리가 손을 잡으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정하진은 눈썹을 찌푸리며
더 보기
이전
1
...
8485868788
...
24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