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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김서진이 어디로 갔는지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순간 그녀는 심장이 철렁하는 것 같았다.

몸을 바로 앉아 차 주위를 둘러보았다. 차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전화하는 김서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그제야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훤칠한 몸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정말 시선을 끌었다.

언제부터인가 그가 조금씩 그녀의 마음을 차지했다. 노형원과의 일을 겪고 난 후 그녀는 더 이상 아무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을 줄 알았다. 설령 마음을 줬다 해도 그때처럼 그렇게 깊이 빠지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

마음을 줬을 뿐만 아니라 그때보다 더 깊이 김서진이란 사람에게 빠져 있었다.

한소은의 시선을 느낀 김서진이 고개를 그녀가 있는 쪽으로 돌렸다. 차가웠던 시선이 그녀의 눈동자에 마주치자 따뜻하게 변했다.

한소은은 그를 향해 웃어 보이며 차에서 내렸다.

그의 앞에까지 걸어갔을 때 마침 그도 전화를 끊었다. 그의 몸에는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누구와 통화를 한 건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다지 즐거웠던 통화는 아니었나 보다.

한소은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언짢은 통화는 수도 없이 많았다. 그녀가 다가가 김서진의 팔을 감았다.

“왜 안 깨웠어요? 나 오래 잠들었죠?”

“내가 작업실에 당신을 찾으러 가지 않았다면 잠도 안 잘 생각이었나요?”

혼내는 말투였지만 김서진의 눈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

“가서 얼굴부터 씻어요. 음식을 배달시켰으니 곧 올 거예요. 밥 먹고 가서 자면 되죠.”

“네.”

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을 씻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배달이 왔다. 김서진은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시켰다. 그녀가 힘든 것을 감안해 집으로 배달시킨 것이다.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그들의 앞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가득했다. 한소은은 열심히 젓가락질하며 말했다.

“왜 이렇게 많이 주문했어요. 다 먹지도 못할 텐데.”

“그러면 당신이 많이 먹으면 되겠네요. 못다 먹으면 낭비하는 거니까.”

“장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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