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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윤소겸은 고개를 들어 눈을 가늘게 뜨고 노형원을 바라보았다. 그도 노형원의 과거에 대해 좀 알고 있었다.

듣자니 예전에 그는 창업에 실패하여 회사가 망하고는 많은 빚쟁이에게 쫓겼었다. 그때는 정말로 길거리를 지나가는 쥐새끼 취급을 당했었다. 근데 후에 어떻게 된 일인지 갑자기 대윤 그룹에 취직해서 사업부 부장의 자리까지 앉게 되였다. 그래서 윤소겸은 당시 그를 매우 깔보았다. 그와 같은 실패자가 무슨 자격으로 대윤 그룹의 사업부 부장 자리에 앉는가고 생각했다.

심지어 한때 그와 윤설아 사이에 숨길 일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했었다.

그런데 이제 자기도 그와 같은 지경으로 전락하다니...... 정말 세상일은 모르는 거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감옥에 갈 필요도 없고 더 이상 남에게 쫓겨 대중 앞에 나타나지 못할 일도 없어요. 심지어 대윤 그룹으로 돌아가 더 높은 자리에 앉을 수도 있어요."

그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매혹적이어서 윤소겸의 눈을 점점 밝아왔지만 그 빛이 또 금방 어두워졌다.

뻔하다. 그는 믿지 않는다.

"허, 꿈꾸고 있네!"

라고 비웃었다. 그는 마치 노형원을 비웃는 것 같았고, 또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믿고 싶은가? 당연히 믿고 싶지! 그러나 이는 단지 상상일 뿐. 그럴 일이 있을 수가 없다!

지금 이 처지에 판을 뒤집기는커녕 몸을 뒤집을 힘도 없다. 뭘 가지고 이런 곤경에서 벗어나겠니? 또 뭘 믿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겠는가?

"당신이 원한다면 꿈도 이루어질 수 있죠."

노형원은 손을 놓고 몸을 돌렸다.

"만약 당신이 원한다면, 만약 당신에게 아직 야망이 남아있다면 저를 따라오세요!"

윤소겸은 망설이다가 그의 뒷모습을 보았는데 그는 전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윤소겸은 생각한 나머지 결국은 따라갔다.

나가서 보니 여기는 폐기된 건물이라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곳이었다.

마치 집을 절반 짓다가 공사가 중단되는 그런 부도 건물처럼 보이는데 자기는 방금 그중의 하나의 빈집에 갇혔었다.

밖으로 나가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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