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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윤설아는 그간 있었던 일들을 모두 연결해 보았다. 만약 처음부터 윤백건이 짠 판이라면 최초의 목표는 그녀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도 이 판에 한발 한발 빠져들어 결국 그에게 붙잡힌 격이다.

‘정말 능구렁이 같은 사람이야! 너무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이야!’

윤설아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엄마, 만약 윤백건이 정말 곧 죽을 목숨이어서 잠시 우리를 피해 간 거면 이 일은 해결하기 쉬워. 하지만 아픈 척 한 거라면 난 끝장이야.”

윤설아의 눈에는 절망이 가득 찼다. 그녀의 모습을 보던 요영은 마음이 아파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걱정하지 마. 엄마가 있잖아. 우리 딸 꼭 지켜 줄 거야. 잊으면 안 돼. 넌 앞으로 대윤 그룹하고 윤씨 가문 모두 손에 넣어야 해!”

“맞아, 난 윤씨 가문의 모든 가업과 재산을 물려받을 거야!”

윤설아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사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자기를 지켜준다 해도 윤백건이 죽지 않은 이상,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엄마, 사실 윤백건이 아픈 척 한 것이어도 완전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뭐라고?”

“......”

윤설아는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

“아니다, 지금은 아직 확실하지 않아. 그저 내 추측일 뿐이야. 나중에 알려줄게!”

만약 윤백건이 정말 아픈 게 아니라면 아프게 만들면 되고 당장 죽지 않는다면 죽게 만들면 그만이다. 아픈 척 연기를 이렇게나 잘하는데 신물이 나도록 연기하게 할 생각이다.

윤설아와 요영은 윤씨 본가에 가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텅 빈 집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녀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윤중성은 며칠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젠 진고은 집에 들어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미 윤중성과 얼굴을 붉힐 대로 붉혔는지라 요영도 그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지금껏 마음속에 꾸겨둔 실망이 수도 없이 많아서 이제 더 이상 윤중성이란 사람은 요영에게 있어서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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