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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어디 갔어? 다들 어디 간 거야?”

윤설아는 머리가 멍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가 비틀거리며 뒤로 두발 물러났다. 텅 빈 병실을 보니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마침 간호사가 지나가자 다짜고짜 간호사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여기에 입원해 있던 사람 어디 갔어?”

간호사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퇴, 퇴원했어요.”

“퇴원했다니? 언제 퇴원한 건데, 어떻게 퇴원한 건데 다 죽어 간다고 하지 않았나? 어떻게 퇴원할 수가 있지? 그리고 퇴원하는데 왜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거야? 누가 퇴원해도 된다고 허락했어?”

윤설아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벌게진 두 눈으로 간호사의 멱살을 잡은 손에는 힘이 더 들어갔다.

겁에 질린 간호사가 오들오들 떨며 대답했다.

“저, 저도 몰라요!”

“설아야, 설아야......”

그녀의 전화를 받은 요영이 이제야 도착했다. 간호사의 멱살을 잡고 화를 내는 딸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겨우 윤설아 손에서 벗어난 간호사가 겁에 질린 채 황급히 도망갔다.

윤설아가 떨리는 손으로 윤백건의 병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엄마, 윤백건이 퇴원했대. 어떻게 말 한마디도 없이 퇴원할 수가 있지? 말도 안 돼! 다 죽어가는 사람이 퇴원하다니! 장례식장에 실려 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어떻게 멀쩡히 퇴원할 수가 있지?”

윤설아는 간호사가 한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설아야, 진정해. 분명 뭔가 잘못되었어. 네가 보낸 사람들은?”

요영도 사실 이 광경에 많이 놀랐다. 하지만 딸 앞에서 나잇값을 못 하면 안되니 애써 침착하며 생각했다.

“몰라. 아무런 소식도 없었어. 아마, 다들 날 배신한 거겠지.”

윤설아의 두 눈이 초점을 잃었다. 지금처럼 이렇게 머리가 복잡해진 것도 처음이다.

‘어떡하지. 윤백건이 퇴원했어. 이제 더 이상 그를 손에 쥐고 주무르며 회사 경영권을 달라고 할 수 없어. 지금껏 모두 윤백건의 계략이었구나. 윤소겸이 자수를 한 일이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유서를 공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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