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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안녕하세요. 한소은 씨인가요?”

전화기 너머에서 유창한 영어가 들려왔다.

한소은이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다름이 아니라, 이번 파리 패션쇼에서 에르사 회사 슈퍼모델이 뿌린 향수에 관해 물어볼 것이 있어 전화드렸습니다. 동일 시리즈 향수 모두 한소은 씨께서 조향한 것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상대방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한소은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어디서 이런 소식을 들으신 건가요?”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한소은이 경계한다는 걸 눈치채고 가볍게 웃었다.

“한소은 씨,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전화를 한 건 악의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저희는 유란 회사입니다. 당신이 조향한 향수가 마음에 무척 들어 함께 일해볼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고 싶어서 전화했습니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만나서 얘기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유란?”

‘세계 최고의 향수 브랜드를 만든 그 향수 회사?’

“맞습니다. 바로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란입니다. 허허, 저희는 사기꾼이 아니에요. 정말 당신의 향수가 마음에 들어 얘기하고 싶습니다.”

상대방은 한소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까지 알아맞혔다.

한소은이 깊은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본부가 파리에 있죠?”

“맞습니다! 하지만 한소은 씨께서 파리로 오시기 꺼리신다면 저희가 그쪽 지점장에게 다시 연락드려 미팅 시간을 잡으라고 하겠습니다.”

유란 쪽의 사람은 그녀에게 모두 맞춰줄 생각이었다.

한소은의 핸드폰은 탁자 위에 올려져 있었다. 소리가 작지 않았기에 옆에 있던 오이연도 통화내용을 모두 듣게 되었다. 그녀는 쩍 벌린 입을 틀어막으며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헐! 유란 본부라니!’

세계 최고의 향수 브랜드인 데다가 수많은 조향사가 꿈에 그리던 회사였다. 지금 유란이 함께 일을 하자고 제안하는 건 한소은을 스카우트 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한소은이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우선 어떤 부분을 함께하자는 건지부터 말해보세요.”

“......”

오이연은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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