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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요영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지금 네 손에 있는 모든 자금을 빼 내올 수 있을 만큼 빼내야 해!”

“엄마, 그건 범죄잖아!”

윤설아가 흠칫 놀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처리하면 돼. 수를 쓰면 불법인 것도 합법으로 만들 수 있어.”

요영은 그까짓 범죄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이 바닥에서 이런 일들을 많이 봐왔어. 서둘러야 해. 네 큰아버지가 또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몰라. 믿을 만한 사람들을 시켜서 회사 문 잘 단속하라고 해. 빈틈으로 쥐새끼가 기어들어 오지 않게!”

“알았어.”

마치 대전을 앞둔 사람처럼 윤설아는 한껏 긴장한 모습이었다.

“설아야, 지금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야! 참, 그리고 형원이보고도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해.”

남편과의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졌지만 요영은 딸과 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족했다.

한편, 전화를 끊은 윤중성이 그 자리에서 한참이나 멍해진 상태로 있었다. 진고은이 그의 다리를 툭 쳐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 여자 생각하는 거야? 그 여자가 보고 싶으면 그 여자한테로 가! 여기서 눈꼴 사납게 이러지 말고!”

진고은은 불만이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

그녀의 모습에 윤중성이 한숨을 푹 쉬며 대답했다.

“요영이 전화를 한 건 형님이 퇴원했다는 소식을 전하려는 것뿐이야. 형님과 형수님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른대.”

“응.”

진고은이 대충 대답했다.

“사라진 게 뭐. 손발 멀쩡한 사람들이 알아서 잘 갔겠지. 게다가 당신 형님 나이가 얼만데 굳이 당신이 나서서 걱정할 필요가 있어?”

“내가 말해도 당신은 몰라.”

아무것도 모른 채 푸념만 늘어 놓는 진고은의 모습에 윤중성은 짜증이 났다.

진고은은 정말 아름답고 섹시한 여자다. 유일하게 흠이 있다면 생각하지 않고 말부터 내뱉는 것이다.

사실 이런 모습도 나쁜 것 만은 아니었다. 평시에 그녀의 이런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큰일이 발생 했을 때 생각하지도 않고 말을 내뱉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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