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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장

윤설아는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멀리 가져갔다. 노형원이 목소리가 자기의 귀를 더럽히기라도 한 듯 전화 너머에서 소리가 작아져서야 다시 귀에 가져다 댔다.

“조금만 버텨. 요 며칠은 연차 쓰지 말고 출근해. 너에게 맡겨야 할 일이 있어.”

“무슨 일인데?”

노형원이 재채기를 크게 하고는 이어서 말했다.

“기사 난 거 봤어. 곧 결혼한다며? 축하해! 요즘 결혼 준비로 많이 바쁘지? 걱정하지 마! 누나 결혼식은 꼭 참가할게.”

“말 돌리지 말고!”

윤설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가 목소리를 낮추고 엄숙하게 말했다.

“내가 결혼한다는 일 말고, 윤소겸 말이야.”

“그 자식 자수했잖아.”

회사 내부에 윤소겸이 자수한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대윤 그룹 향수 사건이 시끄러웠던 만큼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그 자식이 자수한 건 맞아.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아?”

그녀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분명히 누가 뒤에서 그 자식에게 지시한 거야. 실종되었던 며칠간 어디에 있었는지, 왜 갑자기 자수를 한 건지. 그 자식 성격에 집에 돌아왔으면 날 먼저 찾아와서 따지는 게 정상 아닌가?”

“어쩌면 양심에 찔려서 더 이상 누나와 회사를 두고 싸우고 싶지 않았나 보지.”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야. 정말 중요한 일이란 말이야. 그 자식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무슨 목적으로 자수를 한 건지 빨리 대책을 생각해 두지 않으면 우리가 앞서 했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잠시 머뭇거리다 윤설아가 이어 말했다.

“혹시 뒤에서 윤소겸을 지시하는 사람이 내 큰아버지가 아닐까?”

“큰아버지? 윤백건 말이야? 그 사람은 지금 병원에 있잖아. 겨우 목숨만 붙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이 그랬다고?”

사실 윤설아도 확신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큰아버지는 아직 혼수상태에 빠진 게 아니다. 변호사를 불러 유서를 공증하는 일을 벌일 수 있다면 뒤에서 윤소겸을 지시하는 것도 못할 건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큰어머니도 계시니까. 보기엔 연약하지만 이런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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