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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배도 고프고 피곤도 하다. 얼마 동안이나 소리를 쳤는지 입이 말랐고 목구멍에서는 연기가 날 것 같았다. 거기에 기대면서 더 이상 소리칠 힘이 없어졌다. 이때 문이 열렸다.

철문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찔렀다. 구두가 바닥을 밟는 소리는 마치 사람을 형장에 보내려는 듯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피곤하게 눈꺼풀을 치켜든 윤소겸이 오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쟁반을 들고 느릿느릿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크고 검은 그림자만 보였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그는 그 사람이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 웃음 때문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당신은...... 누구야?"

윤소겸은 머뭇거리며 물었다. 몸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뒤에는 더 이상 물러날 여지가 없었다. 그의 등은 벽에 붙어 있었고 눈빛은 불안했다.

"윤 부장님, 절 못 알아보세요 ?"

그 사람은 윤소겸의 앞에 서서 아래로 그를 바라보았는데 마치 자신의 사냥감을 보는 것 같았다. 입가에 냉담한 웃음기가 어리고 눈빛은 너무 차가웠다.

"너야?!"

그의 얼굴을 똑똑히 본 윤소겸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몸을 벌떡 펴고 앉으려고 했지만 몸이 너무 허약해서 갑자기 힘을 쓰는 바람에 몸의 상처 부위가 찢어졌다. 너무 아픈 그는 이를 드러내며 입을 벌렸다.

"네가! 너라니! 왜 날 납치했어? 돈을 원하는 거야? 우리 아빠가 당장 사람을 찾아 너를 죽일 수도 있어?!"

그는 화가 나서 욕을 했지만 상대방은 무관심한 모습이였으며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남자는 가볍게 웃으며 입가에 조롱하는 미소를 지었다.

"안 믿어요!"

말하면서 천천히 몸을 낮췄다.

남자의 몸이 움직임에 따라 희미한 빛이 그의 몸을 비추면서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노형원.

"너...... ."

"윤 도련님께서 아직 자신의 상황을 잘 모르시는것 같은데요? 당신이 여기에 오기 전까지 어떤 처지인지 기억하십니까?"

라며 노형원이 한마디 일깨워 주었다.

윤소겸은 잠깐 멍해있다가 한순간의 막막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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