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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하 씨 어르신이 후각을 잃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영향력 또한 엄청났다.

그가 조향 업계에서 권위적인 존재인 만큼 아무도 그의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이 권위가 무너졌으니, 조향사들의 신념이 무너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정하진에게도 스트레스가 쌓였다. 조향 협회의 부회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이 컸고 협회까지 관리해야 했기에 그야말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그는 지금 손에 있는 일을 잠시 미뤄두고 제성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상황부터 정리하고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어떤 반격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윤설아가 찾아왔다.

“당신이 어쩐 일이에요? 우리 사이의 일은 저번에 얘기가 다 끝난 거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녀가 왜 찾아온 건지 정하진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에 동참할 생각이 없었고 그녀 또한 자기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맞아요. 하지만 이틀간 이렇게 많은 사건이 터지고 당신이 마음을 바꾸었을 줄 알았어요.”

윤설아가 가볍게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내가 마음을 바꿀 줄 알았다고요?”

정하진은 눈썹을 한번 치켜올리더니 책상에 놓인 자료와 서류들을 마저 챙겼다.

“그 종이 쪼가리들은 왜 챙겨 가는 거예요? 어차피 이젠 다 쓸모없는 것들인데. 한소은이란 여자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에요. 내가 그 여자와 한번 맞서 봐서 알아요. 말수도 적고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고집이 센 사람이에요. 그 여자 마음속의 계략은 나 못지않게 많죠. 하 씨 어르신도 이렇게 만들었는데 못 할 일이 뭐가 더 있겠어요?”

정하진은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가 한 말은 그의 속마음과 같았다.

한소은이 이렇게 자기를 애먹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협회의 권력과 수단을 좀 가하면 그녀가 항복할 줄 알았다. 이렇게 협회 자체를 흔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던 일이다.

며칠간 협회는 난장판이 돼버렸다. 협회에 몸을 담은 모든 사람이 위기를 느꼈다. 아무도 몰랐던 은밀한 비밀들이 속속히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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