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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하 씨 어르신이 후각을 잃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영향력 또한 엄청났다.

그가 조향 업계에서 권위적인 존재인 만큼 아무도 그의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이 권위가 무너졌으니, 조향사들의 신념이 무너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정하진에게도 스트레스가 쌓였다. 조향 협회의 부회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이 컸고 협회까지 관리해야 했기에 그야말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그는 지금 손에 있는 일을 잠시 미뤄두고 제성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상황부터 정리하고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어떤 반격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윤설아가 찾아왔다.

“당신이 어쩐 일이에요? 우리 사이의 일은 저번에 얘기가 다 끝난 거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녀가 왜 찾아온 건지 정하진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에 동참할 생각이 없었고 그녀 또한 자기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맞아요. 하지만 이틀간 이렇게 많은 사건이 터지고 당신이 마음을 바꾸었을 줄 알았어요.”

윤설아가 가볍게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내가 마음을 바꿀 줄 알았다고요?”

정하진은 눈썹을 한번 치켜올리더니 책상에 놓인 자료와 서류들을 마저 챙겼다.

“그 종이 쪼가리들은 왜 챙겨 가는 거예요? 어차피 이젠 다 쓸모없는 것들인데. 한소은이란 여자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에요. 내가 그 여자와 한번 맞서 봐서 알아요. 말수도 적고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고집이 센 사람이에요. 그 여자 마음속의 계략은 나 못지않게 많죠. 하 씨 어르신도 이렇게 만들었는데 못 할 일이 뭐가 더 있겠어요?”

정하진은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가 한 말은 그의 속마음과 같았다.

한소은이 이렇게 자기를 애먹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협회의 권력과 수단을 좀 가하면 그녀가 항복할 줄 알았다. 이렇게 협회 자체를 흔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던 일이다.

며칠간 협회는 난장판이 돼버렸다. 협회에 몸을 담은 모든 사람이 위기를 느꼈다. 아무도 몰랐던 은밀한 비밀들이 속속히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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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좀 심하게 했지만 사실이기도 하다.정씨 가문의 복잡성은 외부의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특히 자손이 많고, 여러 세대가 한 가족에 살고 있으니 눈코 뜰 사이 없이 분쟁이 자자했다. 재산과 가업을 쟁탈하기 위해 각자의 수법을 썼다.정하진은 가업에 큰 욕심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기의 것을 남에게 양보하는 일은 결코 없다.그는 조향산업협회에서부터 지금 이 자리에 올라섰다. 그때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기의 의사를 견지했던 이유도 사실 다른 길을 개척하려고 했기 때문이다.조향사는 정씨 가문의 안중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이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기만 하면 매우 번영하고 활력이 넘치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이 사업이 국내서는 아직 잘 알리지 못해서 발전하는 공간과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미 협회의 부회장이다. 2년만 더 버티고 회장 자리에 오르면 그는 이 업계의 선도이자 최고가 된다. 그때면 제자들이 많아서 정말 사업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물론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협회에서 정치계의 두령들과 접촉하는 기회가 있다. 이것은 자신한테든 정씨 가문한테든 모두 득이 된 일이다.정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른다. 그냥 그가 진취심도 없이 하루 종일 여자들의 물건에 심취해 있다고 생각한다.웃기시네! 그들이 그의 야망을 어떻게 알겠는가?"그럼 알고 싶네요, 만약 제가 당신과 협력한다면 당신은 저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현재까지 한 얘기는 모두 자신이 그녀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이익인데 그럼 그녀는 그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이 말을 듣자 윤설아는 가능성이 보여서 기뻐했다."뻔하잖아요! 만약 우리가 같이 있게 된다면 정씨 가문의 세력으로 대윤 그룹을 가질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제가 대윤 그룹을 장악한다면 앞으로 대윤 그룹도 당연히 당신 즉 내 남편의 가장 든든한 후원이 될 것이죠! 우리가 손을 잡으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정하진은 눈썹을 찌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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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861화

    정하진 쪽은 해결했지만 윤설아의 마음이 아직 편치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 조향사와 윤소겸을 아직 찾지 못했고 다른 한편은...... 바로 윤백건 쪽이다.만약 그가 정말 어떤 유언장을 남기기라도 한다면 그 약해 보이지만 속셈이 있는 큰어머니에게 약점이라도 잡힌 날이면 그녀의 삶은 분명 골치 아프게 될 것이다."엄마, 이 일은 엄마가 나서 줄 수밖에 없어."그녀는 요영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간절히 말했다."큰어머니는 항상 엄마의 말을 가장 잘 듣잖아? 엄마가 큰어머니더러 큰아버지의 권력과 주식을 내놓도록 만들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난 여전히 회사에서 자리를 잡기가 어려워.""네 큰아버니께서 유언장을 쓰시겠다는 거야?"요영이 생각해 보다가 물었다."응." "그건 우리를 경계하고 있다는 뜻인데......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계속하였다."지난번에 갔을 때 큰아버지의 건강 상태는 어땠어?""좋지 않아, 응급처치까지 했었는데 살아났어."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녀는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그때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지금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설아, 넌 실책했다는 생각이 안들어?""응?"요영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담았다."첫째, 네 큰아버지의 건강 상태가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간호를 더욱 철저하게 해서 관련 없는 사람은 그의 휴양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야 지. 두 이사가 어떻게 이 상황에서 그의 마음을 더 힘들게 할 수 있겠니? 둘째, 네 큰어머니의 건강도 계속 좋지 않으니까 많이 쉬게 해야지. 네 큰아버지를 보살피는 일은 간병인 찾으면 되는 거야. 어떻게 큰어머니를 그렇게 힘들게 만드니?”“......”윤설아는 조용히 듣다가 요영의 말이 채 끝나지 않은 것 같아서 캐물었다."그럼 셋째는?""셋째는...... ."요영은 윤설아의 머리를 쓰담는 손을 멈추고 천천히 일어섰다. "네 큰 오빠가 며칠 동안 집을 나섰다. 이미 변고를 당했으니 이런 소식을 오랫동안 숨겨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어. 차라리 일찍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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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도 고프고 피곤도 하다. 얼마 동안이나 소리를 쳤는지 입이 말랐고 목구멍에서는 연기가 날 것 같았다. 거기에 기대면서 더 이상 소리칠 힘이 없어졌다. 이때 문이 열렸다.철문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찔렀다. 구두가 바닥을 밟는 소리는 마치 사람을 형장에 보내려는 듯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피곤하게 눈꺼풀을 치켜든 윤소겸이 오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쟁반을 들고 느릿느릿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크고 검은 그림자만 보였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그는 그 사람이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 웃음 때문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당신은...... 누구야?"윤소겸은 머뭇거리며 물었다. 몸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러나 뒤에는 더 이상 물러날 여지가 없었다. 그의 등은 벽에 붙어 있었고 눈빛은 불안했다."윤 부장님, 절 못 알아보세요 ?"그 사람은 윤소겸의 앞에 서서 아래로 그를 바라보았는데 마치 자신의 사냥감을 보는 것 같았다. 입가에 냉담한 웃음기가 어리고 눈빛은 너무 차가웠다."너야?!"그의 얼굴을 똑똑히 본 윤소겸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몸을 벌떡 펴고 앉으려고 했지만 몸이 너무 허약해서 갑자기 힘을 쓰는 바람에 몸의 상처 부위가 찢어졌다. 너무 아픈 그는 이를 드러내며 입을 벌렸다."네가! 너라니! 왜 날 납치했어? 돈을 원하는 거야? 우리 아빠가 당장 사람을 찾아 너를 죽일 수도 있어?!"그는 화가 나서 욕을 했지만 상대방은 무관심한 모습이였으며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남자는 가볍게 웃으며 입가에 조롱하는 미소를 지었다."안 믿어요!"말하면서 천천히 몸을 낮췄다.남자의 몸이 움직임에 따라 희미한 빛이 그의 몸을 비추면서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노형원."너...... .""윤 도련님께서 아직 자신의 상황을 잘 모르시는것 같은데요? 당신이 여기에 오기 전까지 어떤 처지인지 기억하십니까?"라며 노형원이 한마디 일깨워 주었다.윤소겸은 잠깐 멍해있다가 한순간의 막막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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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863화

    "그런 것도 아니에요."노형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 프로젝트는 당신이 빼앗은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처음엔 제가 제안했어요. 저도 이 프로젝트를 잘 하고 싶었어요. 근데 당신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굳이 끼어들었어요. 게다가 제가 당신의 공을 빼앗을까 봐 저더러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제가 한번 밀어 줬죠!"“...... .”한바탕 디스만 당하고 반격할 말이 없어 윤소겸은 머리를 돌렸다."그래서 오늘 내가 네한테 잡혔는데 무엇을 원하니? 돈 때문에 나를 이렇게 납치한 것 같지 않은데?"지금 누가 그를 위해 돈을 낼까? 윤설아는 아마도 그가 일찍 죽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아버지 쪽에는...... 설령 아버지가 그를 구하고 싶다 하더라도 꺼낼 돈이 있을지 걱정이다. 그리고 그가 나간다 하더라도 또 감옥으로 들어가야 한다.그는 벽에 머리를 기대며 의기소침하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가 그의 즐거움이 되었는것 같아 의기양양했었는데 지금은...... ."당연히 돈 때문은 아니죠. 지금의 너는 무슨 가치가 있겠니!"라고 노형원이 웃으며 말했다.쪼그려 앉는 것이 좀 힘들었는지 그는 일어서서 기지개를 켰다."난 당신을 구하러 왔어요.""구하러?"윤소겸은 눈을 깜빡였다. 분명히 믿지 못한 눈빛이다.설사 그가 주모자가 아니더라도 윤설아와 공모하여 그를 여기까지 납치하였는데 지금 또 그를 구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믿겠는가!"못 믿어요?"그를 보다가 노형원은 몸을 돌려 대문으로 향하여 철문을 열고 바깥의 빛을 드러냈다."못 믿겠다면 여기서 나가봐요, 난 절대 당신을 막지 않아요. 다만 네가 나간 후에 어떤 상황을 직면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문을 보고 또 노형원을 보더니 윤소겸은 의심이 가득했다.노형원은 태연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거기에 서있었다. 그를 막으려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윤소겸은 자세히 생각해 보고는 한 손으로 벽을 짚고 일어서서 비틀거리며 입구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는 허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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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소겸은 고개를 들어 눈을 가늘게 뜨고 노형원을 바라보았다. 그도 노형원의 과거에 대해 좀 알고 있었다.듣자니 예전에 그는 창업에 실패하여 회사가 망하고는 많은 빚쟁이에게 쫓겼었다. 그때는 정말로 길거리를 지나가는 쥐새끼 취급을 당했었다. 근데 후에 어떻게 된 일인지 갑자기 대윤 그룹에 취직해서 사업부 부장의 자리까지 앉게 되였다. 그래서 윤소겸은 당시 그를 매우 깔보았다. 그와 같은 실패자가 무슨 자격으로 대윤 그룹의 사업부 부장 자리에 앉는가고 생각했다.심지어 한때 그와 윤설아 사이에 숨길 일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했었다.그런데 이제 자기도 그와 같은 지경으로 전락하다니...... 정말 세상일은 모르는 거다!"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감옥에 갈 필요도 없고 더 이상 남에게 쫓겨 대중 앞에 나타나지 못할 일도 없어요. 심지어 대윤 그룹으로 돌아가 더 높은 자리에 앉을 수도 있어요."그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매혹적이어서 윤소겸의 눈을 점점 밝아왔지만 그 빛이 또 금방 어두워졌다.뻔하다. 그는 믿지 않는다."허, 꿈꾸고 있네!"라고 비웃었다. 그는 마치 노형원을 비웃는 것 같았고, 또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믿고 싶은가? 당연히 믿고 싶지! 그러나 이는 단지 상상일 뿐. 그럴 일이 있을 수가 없다!지금 이 처지에 판을 뒤집기는커녕 몸을 뒤집을 힘도 없다. 뭘 가지고 이런 곤경에서 벗어나겠니? 또 뭘 믿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겠는가?"당신이 원한다면 꿈도 이루어질 수 있죠."노형원은 손을 놓고 몸을 돌렸다."만약 당신이 원한다면, 만약 당신에게 아직 야망이 남아있다면 저를 따라오세요!"윤소겸은 망설이다가 그의 뒷모습을 보았는데 그는 전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윤소겸은 생각한 나머지 결국은 따라갔다.나가서 보니 여기는 폐기된 건물이라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곳이었다.마치 집을 절반 짓다가 공사가 중단되는 그런 부도 건물처럼 보이는데 자기는 방금 그중의 하나의 빈집에 갇혔었다.밖으로 나가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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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865화

    그의 의혹에 대해서 노형원은 당연히 예측할 수 있었다. 그는 개의치 않게 웃었다."저를 믿을 수도 있고, 믿지 않을 수도 있어요. 모든 것이 당신에게 달렸어요. 다만 지금 제가 당신에게 선택의 권리를 주고 있어요. 당신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죠."윤소겸은 매우 의심스러웠지만 동시에 매우 설렜다. 이것은 정말 너무 매혹적이다. 어떻게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어떻게 하라고?"라고 침을 삼키며 윤소겸이 물었다."당신을 내보낼 테니 당신은 경찰에 자수하세요."노형원은 줄곧 그를 보지 않고 먼 곳을 바라보며 느릿느릿 말했다. "금지품에 관련한 일은 당신이 한 짓이라고 인정하세요. 조향사도 당신이 찾은 것이고 환아의 한소은과 연락하는 것도 포함해서 모든 것이 당신이 한 짓이라고 인정하세요. 그리고 금지품을 어떻게 추가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한소은이 한 짓이라 당신은 모른다고 말하세요.""환아의 누구?"좀 혼란스러웠다. 윤소겸은 이 이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귀에 좀 익기는 하다."그녀의 사진을 보내 드릴게요. 그러나 중요하지는 않아요. 기억하지 못하거나 틀려도 괜찮아요. 중요한 것은 당신이 말을 해야 합니다. 경찰에게 이 모든 것은 다 자기의 짓이라고. 도맡을 수 있는 만큼 도맡고, 죄를 인정할 수 있는 만큼 죄를 인정하세요."윤소겸은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이 그를 쳐다보았다."나보고 죽으라는 거 아니야?! 도와주기는커녕! 일부러 나를 해치라고 윤설아가 널 보낸 것이지?"그가 죄를 다 인정하면 무슨 미래가 남아 있겠는가? 어떻게 그를 구해? 이것은 분명히 그를 속이는 것이 아닌가?"제가 말한 것처럼 저를 믿어도 되고 믿지 않아도 괜찮아요!"노형원은 천천히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햇빛이 그의 등 뒤에서 비추어 희미한 그림자만 보이고 그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다."저는 절대적인 확신이 없다면 당신더러 이렇게 하게 하지 않을 것이에요. 당신이 죄를 인정한다고 해서 죄를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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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866화

    윤소겸은 어이가 없어서 그만 헛웃음이 나왔다. 자기 손에 그렇게 많은 지분이 있었다면 윤설아와 지금까지 싸우지 않았겠지. 아버지 손에 있는 모든 지분을 자기에게 물려준다 해도 그만큼은 없었다.“지금은 없겠죠. 하지만 곧 그 많은 지분을 얻게 될 거예요.”노형원은 확실한 말투로 말하며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나중에 이런 말 한 적 없다며 발뺌할까 봐 먼저 계약서에 사인부터 해줘요. 계약서라도 있어야 안심이 되잖아요.”“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지?”눈썹을 한번 치켜올리던 윤소겸의 얼굴에는 의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55%의 지분, 그건 자기가 곧 대윤 그룹의 소유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윤 그룹이 자기 손에 들어오면 그는 더 이상 두려울 게 없다. 그의 직위가 어떻든 아무도 뭐라 할 수 없게 된다.윤소겸은 그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었다. 한발 한발 윤설아의 자리를 빼앗고 회사를 손에 넣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지분이 자기 손에 들어올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그건 그저 허황한 꿈이라고 생각했다.‘정말 내가 그 많은 지분을 가지게 된다고?’윤소겸은 노형원의 표정을 살폈다. 진지한 표정으로 사인을 하라고 계약서를 내미는 게 장난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확신이 서지 않는지 윤소겸은 머뭇거렸다.지금은 없지만 나중에 가지게 된다면 이 계약서는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회사가 곧 자기의 것인데 여기에 사인을 하면 허물뿐인 회사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모두 수포가 되고 만다. 그는 이런 사실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게다가 노형원이 이렇게 야망이 있을 줄 생각지 못했다. 사실 그의 목표는 상무 또는 전무, 더 높이는 부사장의 자리까지만 올라가려 했다. 대윤 그룹을 손에 넣으려는 욕심은 없었다.“주기 아쉬운가요?”윤소겸이 사인을 머뭇거리자 노형원이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하긴, 아쉬울 수도 있죠. 이렇게 많은 지분인데.”“사인을 하지 않고 여기서 바로 나가셔도 돼요.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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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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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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