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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한소은은 핸드폰을 한번 슥 보더니 받지 않고 바로 끊어 버리고는 이어서 밥을 먹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벨 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끊으면 다시 울리고 울리면 그녀가 다시 끊기를 반복했다.

“누가 이렇게 귀찮게 하는 거예요? 내가 대신 혼내줄게요.”

한소은의 얼굴에 불쾌함이 가득 묻어 있는 걸 보던 김서진이 장난치듯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울리는 핸드폰을 빼앗아 가려 했다.

그녀가 다시 전화를 끊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많은 사람을 혼내야 할 거예요.”

김서진이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혹시 기자들인가요?”

한 사람도 아니고 이렇게 빈번하게 전화하는 데는 기자 말고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입맛이 없어졌다. 배도 슬슬 불렀던 참이라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일어서서 그릇을 치우려 했다.

“그대로 둬요.”

김서진이 입을 열었다.

“내가 치울게요.”

한소은은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그와 함께 그릇들을 주방으로 가져가 식기 세척기에 가지런히 넣었다. 세척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거실에 두었던 핸드폰은 쉴 새 없이 울리는 중이다. 그녀는 누가 걸려 온 전화인지 보기도 싫었다.

“하 씨 어르신 일 때문인가요?”

김서진은 매번 이렇게 원인을 잘 캐치 했다.

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사건이 폭로되면 한동안은 조용할 날이 없게 된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

그녀가 이 일을 폭로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일이 폭로되기 전부터 그녀와 협회 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좋게 해결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줄지어 추문이 폭로되는 통에 대중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누가 폭로했건 그게 사실이라면 두려울 게 없어요.”

“두려운 게 아니에요. 그저 조금 짜증이 날 뿐이에요.”

한소은은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며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부터 그녀는 그저 조용히 조향사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향수를 만들고 싶었다. 다른 스타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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