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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여보세요?”

“정하진이에요.”

정하진은 뜸 들이지 않고 바로 신분을 밝혔다.

“네, 정하진 씨.”

한소은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무슨 일인가요?”

“몰라서 묻나요? 인터넷에 떠도는 협회에 관련된 게시글들 당신이 한 거죠?”

그는 다소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제 와서 돌려 말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피차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한소은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따져 묻는 건가요? 당신이 무슨 신분으로? 협회 부회장의 신분으로 묻는 건가요?”

“내가 어떤 신분으로 묻든 당신이 저지른 일을 감히 인정하지 못하는 건가 봐요?”

정하진은 녹음 버튼을 눌렀다. 지금 그녀와의 모든 대화를 녹음할 작정이었다.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적 없어요. 내가 한 거라고도 말한 적 없죠.”

그녀가 헛웃음을 삼키며 이어 말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협회에 대한 게시글들은 저도 봤어요. 정말 놀라운 내용들이 많더군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그 내용들이 모두 다 진실인가요? 당신은 협회 부회장이니 누구보다 잘 알겠죠?”

“당연히 거짓이에요!”

그가 단숨에 대답했다. 설령 자기가 녹음하고 있지 않았어도 이런 걸 인정할 리가 없었다.

“그런 황당한 말들은 분명 누가 우리를 모함하려고 지어낸 말들이에요. 한소은 씨, 당신이 사람을 사주해 그런 게시물을 올리게 한 거죠?”

“정하진 씨, 게시물의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사주한 건 아니에요. 그저 호기심에 물어보는 건데 하 씨 어르신의 후각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사실인가요?”

“......”

정하진은 마치 누가 자기의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뚝.”

상대가 먼저 전화를 끊은 소리에 더욱 숨이 쉬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한소은, 넌 정말 눈치가 빨라.’

그녀가 사주한 짓이라는 증거를 확보하려 녹음했건만 모두 헛수고였다.

반면, 전화를 끊은 한소은은 시간을 한번 보았다. 그러고는 실험 기구 있는 곳으로 가 증류된 원료가 어떤 형태를 내는지 데이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며칠 동안 계속 실험에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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