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53화

사실 다른 사람보다 더 충격을 받은 사람은 정하진 이였다.

그가 협회에 들어온 지 2, 3년은 훌쩍 넘었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하 씨 어르신과 그렇게 가깝게 지냈는데 어르신이 후각을 잃은 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누가 거짓을 지어내어 모함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

잠시 생각에 잠겼던 정하진이 일어나 차를 한 잔 따르고는 마시지도 않고 모니터를 보며 멍을 때렸다. 그는 지금 하나도 조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냉정하게 잘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 씨 어르신과 함께 행사와 평가회에 참가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평시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사소한 부분들이 문득 떠오르기 시작했다.

매번 평가회에 참여할 때 신인이 조향한 향수와 작품은 모두 그가 먼저 평가하게 했다. 그 당시에는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어르신이 자기를 시험하고 경험을 쌓게 배려해 주는 줄로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항상 자기가 평가를 한 후에 어르신이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평가만 몇 마디 덧붙일 뿐이었다

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그는 절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몇 년 동안 참가했던 모든 행사가 다 이렇게 진행됐었다.

그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행사를 참가할 때도 마찬가지였었다. 누구 하나 다를 거 없이 모두 다른 사람이 먼저 평가하게 하고 어르신이 몇 마디 더 덧붙이는 식이었다.

어디가 좋다 나쁘다 하는 평가가 아닌 그저 겉치레 말만 하고 앞으로 노력하라며 격려하는 말뿐이었다.

‘정말 어르신의 후각에 문제가 생긴 건가?’

잠시 고민하다 정하진은 아까 걸려 온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 속에서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딱딱한 로봇음 만 전해져 왔다.

생각해 보니 전원을 끌만도 했다.

이런 게시물이 나온 상황에서 분명 하 씨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가족과 친구들의 관심까지 더해지니 자기라도 전원을 껐을 것이다.

정하진은 잠시 생각하다 협회 본부에 전화를 걸었다.

“나야. 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