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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잦은 회의가 있다 보니 술과 담배는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게 되었다. 일 년의 반 이상을 호텔에서 지내고 갖은 향수 냄새, 화장품 냄새를 맡던 그의 후각은 이전만큼 예민하지 않게 되었다.

몇 년간 조향 외의 일들만 처리하다 보니 향수를 제작하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고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서야 조향 협회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근 2년간 협회에서 내놓은 제품들은 다 변변치 못한 향수들이었다.

많은 생각을 하고 나니 정하진은 조금 마음이 동요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는 이미 한소은이 한 말들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했다. 이게 정말 자기가 원했던 조향업의 미래였던가?

어쨌거나 그가 조향 협회에 있는 한 책임을 져야 했다. 협회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일이 발생하게 두어선 안 된다.

정하진이 마음을 가다듬고 컴퓨터를 열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소셜미디어에 발표할 해명하는 문장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해명문에는 최근 협회에 대한 게시물들은 누군가가 그들을 모함하려 한 것이고 협회의 이름에 먹칠한 게시자들을 모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해명문을 작성하고 틀린 곳이 없는지 한번 확인하고는 제성 쪽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해명문을 프린트해서 협회 인감을 찍고 스캔한 후 다시 그에게 보내왔다.

해명문의 최종 버전이 그에게 다시 전달해 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해명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전에 정하진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하던 일을 멈추고 네티즌들의 반응을 다시 보기로 했다.

차라리 안 보는 게 나을 뻔했다. 손가락이 그대로 굳었고 정신이 멍해졌다. 식은땀도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협회에 대한 게시물로 인해 인터넷이 두 번이나 붕괴했었다. 겨우 협회를 검색했을 때 연관 검색어 때문에 그가 한 번 더 놀랐다.

[하 씨 어르신]

[협회 회장]

[후각 상실]

뜨는 연관 검색어마다 큰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정하진은 떨리는 손으로 연관 검색어를 클릭했다. 대충 읽어 보니 조향 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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