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831 - 챕터 840

2452 챕터

제831화

“만약 조향협회 쪽에서 환아에게 압력을 가한다면?” 소은이 반문했다.“그게…….”이연은 멍하니 소은을 바라봤다.“설마!”“대기업인 환아가 조향협회 따위를 겁내겠어?”소은이 이연을 바라보며 웃었다.“조향협회가 단순한 민간 단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조향협회에 국내 유명 조향사가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들이 연합해서 누군가에게 압력을 가한다면, 그것이 향수 생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조향협회의 이사, 회장 등의 직위를 맡은 사람들은 단순한 조향사가 아니야.”“실제로 조향협회 내에는 정치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사람이 많아. 협회가 조향업의 절반쯤은 통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조향업의 권위자는 각종 업계 규정을 제정할 수 있고, 다른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 지적도 할 수 있어. 심지어…… 기업이나 조향사가 협회에 밉보이면, 이후의 제품 생산이나 개인 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하지.”이것이 바로 소은이 협회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였다. 본래의 취지와 의의를 잊어버리고, 길을 벗어났기 때문이었다.“이렇게 된 마당에 웃음이 나오니? 빨리 방법이나 생각해!”이연은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김서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그리 큰 어려움을 없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소은의 말대로라면, 그것은 환아가 해낼 수 있는 일도, 더군다나 김서진이 맞설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꽃에 둘러싸인 정자 위에 누워 한가롭게 차나 마시고 있을 수는 없었다.“급할 거 뭐 있어?”소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들이 누군가의 조향 활동을 제재하려고 한다 해도 그건 내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때리든 죽이든 그들 마음이지. 우리 같은 조향사가 해야 할 일은 더 좋은 향수를 만드는 일뿐이야.”실제로 소은에게 있어서 조향사로서 가장 최우선 순위는 조향이었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다.“그런데…….”소은은 말을 하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맞다! 방법이 있어!”어리둥절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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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이연은 얼른 방에 들어가 쟁반을 가져왔다. 소은은 조심스럽게 새싹을 잘라 쟁반에 담았다. 몇 그루 안 되는 나무에서 나오는 새싹의 양은 적었다. 쟁반을 든 이연의 눈이 동그래졌다.“이거…… 향이 정말 특이해.”이연은 쟁반에 코를 대고 숨을 들이마셨다.“어때, 좋지?”소은은 의기양양한 얼굴이었다.“조심해. 내 소중한 아기들 망가뜨리지 말고. 이제 곧 일을 시작하게 될 거야.”소은이 요 며칠간 기다리던 것이 바로, 이 새싹들이었다. 만약, 그녀의 생각이 맞다면, 특별한 향수를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었다.……조향협회 사무실은 강성에 있는 전원주택가에 있었다. 정하진은 한소은을 압박한 게시물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후. 조향협회 이름이 걸린 조향 활동 금지문을 살펴보았다. 금지령은 아직 발송되지 않은 상태였다. 정하진이 아직 한소은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지금까지 한소은 쪽에서는 아무런 응답도 없었을 뿐 아니라,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정하진 눈에 한소은은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고집스러운 사람이었다. 잘못을 인정하는 전화 한 통도 없었다. 정하진은 이번 일이 끝까지 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단지, 한소은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기를 바랄 뿐이었다.정하진이 보기에 한소은은 타고난 재능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려면 천재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조향협회의 규정과 지시를 따르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한소은처럼 통제되지 않는 조향사는 활동에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한소은은 정말 김서진이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걸까?’정하진이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들어왔다.“도련님, 밖에 어떤 여성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한소은인가요?”하진이 고개를 들었다.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한소은을 알고 있었다.그가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그분은 자신이 윤 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습니다.”“…….”정하진은 만남을 거절하려다 컴퓨터를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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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정하진은 옆으로 움직여 설아의 다리를 피했다.“솔직히 말하자면 윤설아 씨 당신의 선물이 나를 놀라게 하긴 어려울 거예요.”“일단 보고 얘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윤설아는 곧장 휴대전화를 꺼내 무언가를 찾더니 정하진 앞에 내밀었다.하진이 미간을 찌푸린 채 휴대전화 화면을 쳐다봤다. 초안이 작성된 고발장엔 한소은이 대윤 그룹 향수 사건의 주동자이며 윤소겸와 공모했다는 주장이 적혀 있었다.“단지 그것만으로 유죄가 될 거로 생각하나요?”정하진는 대수롭지 않은 듯 찌푸리고 있던 얼굴을 폈다.“물론, 이것이 다는 아니에요. 한소은은 선례가 좋지 않아요. 환아의 도움으로 그전 일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일이 다시 거론되고 있어요. 이번 일까지 합치면 그리 작은 일은 아닐 거예요. 게다가 조향협회에서도 한소은이 조향사가 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지요, 심지어 그 여잔 조향사 자격증도 없는걸요.”윤설아는 한소은과 관련한 모든 일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 한소은에게 타격을 입히기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정하진은 아무 말 없이 윤설아를 바라보았다.솔직히 말하자면, 눈앞의 윤설아는 매우 예뻤다. 촉촉한 눈동자와 붉은 입술이 상당히 매력적인 데다 전문직 여성이 가진 강하고 당찬 분위기의 여자였다.다만…….정하진은 팔짱을 낀 채 윤설아를 바라봤다.“아무래도 한소은에 대해 깊은 원한이라도 있는 것 같은데요?”“딱히 그런 건 아니에요.”윤설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웃었다.“나와 한소희 사이에 교집합이 있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정하진 씨가 소희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윤설아는 굳이 정하진의 대답을 듣지 않아도 한 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사실, 정하진은 한소은에게 신경이 많이 쓰였다. 한소은을 조사하면서도 곳곳에서 그녀의 체면을 세우려고 노력했다. 조향협회의 권력으로 한소은을 처리했더라면, 진작 끝났을 일이었다. 윤설아는 한소은에 대해 알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대체 왜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남자마다 한소은에게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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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윤설아는 정하진에게 몸을 기댄 채 그의 가슴을 지그시 눌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눈을 반짝이며 하진을 바라봤다.정하진은 한 손으로 윤설아의 턱을 쥐고는 똑바로 눈을 마주쳤다.“만약 내가 당신의 행동에 협조한다면,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죠?”“한소은은 당신에게 굴복하게 될 거예요.”윤설아의 턱을 쥐고 있는 정하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윤설아는 아팠지만 조금도 티 내지 않고 웃는 얼굴을 유지했다.“설마, 당신이 원한 게 이런 건가?”한소은이 굴복하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진작 힘을 써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집이 보통이 아닌 한소은은 조향협회와 관계자로부터 활동에 제약을 받아도 뜻을 굽히지 않은 채 요지부동이었다.“한소은은 환아를 믿고 있고, 김씨 집안은 그녀의 뒤를 받쳐주고 있어요. 만약 하진 씨가 나와 손을 잡고 이중 압박을 하면 한소은 뿐 아니라, 김서진도 끌려올 거예요. 그때는, 우리가 이 시장에서 한 자리씩을 나눠 가지는 거죠. 환아가 혼자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어요? 당신네 정씨 집안과 우리 윤씨 집안이 서로 연합하면, 누가 우리의 적수가 될 수 있겠어요?”윤설아는 애교가 잔뜩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하진이 그녀의 턱을 쥔 채 웃었다.“아이디어는 참 좋네요. 그런데, 내가 왜 당신과 손을 잡아야 하죠? 그게 내게 무슨 이익이 있는지 궁금한데요?”“우리 둘 다 현명한 사람이에요. 현명한 사람끼리 손을 잡는 것이 가장 좋은 거죠.”윤설아는 두 팔을 정하진의 목에 감고는 몸을 밀착시켰다.“나도 알아요. 당신이 한소은을 좋아하고 그녀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요. 하지만 난 당신보다 한소은을 더 잘 알아요. 그 여자가 수많은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은 걸 제외하고는 오로지 김서진 때문이 아닐까요?”“당신도 한소은이 차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죠? 그 여잔 쉽지 않은 상대예요. 그러니 직접 상대하려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죠. 한소은과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먼저 뒤에서 버티고 있는 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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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작업실에서는 며칠간 바쁜 나날을 보내던 소은은 마침내 결과물을 얻어냈다. 호박색 오리지널 에센셜 오일이 담긴 작은 병 하나를 손에 든 소은은 마치 값진 보물이라도 발견한 마냥 들뜬 얼굴이었다. 이연도 향을 맡고는 너무 기뻐 흥분한 상태였다.작업실 안은 독특한 향으로 가득 찼다.이것은 소은이 처음으로 발견한 향으로 여러 종류의 꽃향기가 어우러져 허브향처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비록 작은 병 하나일 뿐이었지만, 이 정도의 양이면 시리즈 테마로 사용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생각과도 잘 맞아떨어진 까닭에 소은은 더없이 만족스러웠다.“이연아, 이건 서늘한 곳에 놓고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소은이 장갑을 벗고는 손을 깨끗이 씻었다. 실험 데이터를 확인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확실해지자 소은은 컴퓨터 앞에 앉아 메일을 보낸 후, 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네가 원하는 건 보름이 채 안 돼서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행사에 늦진 않을 거야.”“우와 잘됐다! 난 네가 해낼 줄 알았어!”리사는 제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참, 요즘 너에게 귀찮은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내가 도와줄까?”“아니야, 작은 문제야. 그럴 것 없어.”소은이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리사가 딱히 도움이 되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래, 알았어.”리사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참, 얼마 안 있어 임 대표가 온대. 혹시 너 시간 있어? 너에게 밥 한 끼 사고 싶다고 하던데.”“임 대표?”잠시 멍하던 소은은 불현듯 그때 그 사람이 떠올랐다.“사양할 이유는 없지. 그런데 우린 별로 공통점이 없는데.”“모두 친구잖아! 게다가, 아이리스가 널 그리워하고 있어. 네 이야기도 자주 해.”소은은 어린 소년의 얼굴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었다.“그래. 그럼,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응. 이번 테마 향수 건 잘 부탁해. 지금 나 바로 달려가고 싶은 걸 참는 중이야. 마치 전화기에서 향이 풍겨 나오는 것 같다니까.”한껏 과장된 말투에 소은이 웃음을 터뜨렸다.“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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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현재 한소은 씨는 경제 관련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경찰관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경제 범죄 사건요?”소은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조향협회가 저를 고발했나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우스운 일이었다.경찰이 고개를 저었다.“조향협회가 아닙니다. 현재 대윤 그룹 쪽에서 당신과 대윤 그룹 부장 윤소겸을 공모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사익을 위해 대윤 그룹 향수에 금지된 성분을 넣은 혐의입니다. 수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사실, 경찰은 나름대로 소은에게 예의를 갖춘 것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유 같은 건 설명해 주지도 않은 채 무작정 경찰서로 연행했을 수도 있었다.소은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누구라고요? 윤 누구요?”이름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었다.‘대윤 그룹 부장이요? 그게 누군데요?’“일단은 저희와 함께 가시죠. 자세한 건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협조해 주십시오.”경찰은 더는 설명하길 거부했다.“좋아요. 같이 가죠.”소은은 이것이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고 싶었다.그때, 이연이 경찰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잠깐만요! 우리는 당신들이 말하는 대윤 그룹을 전혀 알지 못해요. 부장이라는 그 사람과 결탁하여 공모할 가능성은 더욱 없고요. 분명 이건 모함이에요.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어떻게 함부로 사람을 잡아갈 수 있죠?”“조사하면 밝혀질 겁니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공무집행 방해죄에 해당합니다.”경찰이 이연을 똑바로 바라봤다.“하지만…….”몇 마디 더 하려는 이연을 소은이 말렸다.“괜찮아. 내가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볼게. 나 역시 대윤 그룹이 어째서 나에게 이런 큰 혐의를 뒤집어씌웠는지 궁금해.”‘말도 안 돼. 내가 대윤 그룹과 공모했다고?’‘난 윤설아와 단 두 번 만났어. 요영과 노형원이라는 대윤 그룹 사람들도 인사만 하는 사이일 뿐이고. 그 외의 사람들은 아예 모르는데 대체 내가 무슨 공모를 어떻게 했다는 거지?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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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윤중성의 초조한 모습에 반해, 윤설아는 침착했다. 편안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그녀의 책상 위는 온갖 종류의 서류들로 가득했다. 최근 회사에서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난 데다 위기도 많았다. 윤설아는 몇 명의 부장을 제외하고 회사 내에서 가장 권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대부분 이름만 내세운 회사의 주주일 뿐, 일상적인 경영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전에는 윤백건이 회사의 모든 걸 맡아 관리했으며, 가끔 윤설웅에게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 누구의 개입도 없이 윤설아가 제일 강력한 실권자가 되었다.책상 앞에 앉은 윤설아는 더욱 과감한 화장에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윤중성은 딸이 무언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이런 느낌은 윤중성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설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아빠한테 설명해 봐. 어째서 소겸까지 고발한 거냐?”윤중성이 노발대발하며 물었다.윤설아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윤중성을 힐끔 바라보더니, 보고 있던 서류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서류를 검토하던 설아는 자신이 이름에 서명하고 나서야 비로소 천천히 윤중성을 바라봤다.“아버지, 지금 저를 질책하시는 거예요?”“나는…….”매서운 설아의 말투에 윤중성이 우물쭈물했다.“이 모든 일이 누구 때문인지는 분명한 거 아닌가요? 이번 새로운 프로젝트는 저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거예요. 제가 직접 계획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도 제가 불렀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기어이 이 프로젝트를 윤소겸에게 주셨죠. 윤소겸은 다른 사람의 의견 따위는 들으려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가 모든 공을 차지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행동했어요. 그래서 지금 상황이 이 지경이 된 거고요. 그런데 지금 아버지가 저를 질책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세요?”윤설아는 매서운 눈빛으로 윤소겸의 죄목을 조목조목 늘어놓았다.“설아, 너…….”“제가 왜요? 제 말이 틀렸나요? 이 회사에서 윤소겸의 무능력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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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네가 전에 아빠한테 했던 말은 다 거짓인 거냐?”윤중성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너는 소겸을 도와주기로 했지만, 결국 그 녀석이 점점 수렁에 빠져가는 걸 지켜보기만 했지…… 아니, 처음부터 네가 구덩이를 판 게 아니냐?”윤설아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그건 아버지가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어요. 제가 구덩이를 파긴 했지만, 그건 기초를 닦고 고층 건물을 지으려고 그런 거였어요. 그런데 윤소겸이 그걸 기어코 빼앗아 고층 건물을 올리는 대신, 밑으로 끝도 없이 구덩이만 파 내려간 거죠. 게다가 그 구덩이에 뛰어들기까지 했으니, 제가 무슨 수로 막겠어요?”맞는 말이었다. 윤소겸이 구덩이 안에 스스로 뛰어든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단지, 윤설아는 그런 소겸을 한 번도 말리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래, 좋다!”모든 사실을 확인한 윤중성은 낙담한 표정으로 천천히 소파에 앉았다.“그동안 눈치채지 못했구나. 내 딸이 이런 수완을 가지고 있었다니 말이다. 나까지 속이다니…….”“아버지가 눈치채지 못한 것이 어디 한두 가지겠어요?”윤설아의 표정이 굳어졌다.“제가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집안의 회사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해왔음에도, 아버지는 저의 재능과 능력엔 관심이 없으셨죠. 오로지 바보 같은 아들만 바라보시느라 말이에요.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놈은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제가 반평생 노력해서 얻은 것을 빼앗아갔어요. 그런데도 아버진 제가 또 그놈을 도와주길 바라시니 우습네요. 윤소겸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아버지, 이제 똑똑히 지켜보세요. 멍청한 그 녀석이 과연 대윤 그룹을 인수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요.”“그것이 네가 소겸이 앞에 구덩이를 판 이유냐? 내가 소겸이를 대윤 그룹으로 데려온 첫날부터 계획한 일이었지?”오늘에서야 비로소 윤중성은 모든 걸 깨달았다.“이 일에 너희 엄마도 가담한 게 맞지?”“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알고는 계시겠죠.”윤설아도 더는 윤중성을 속일 생각이 없었기에 솔직하게 털어놨다.“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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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잠시 침묵하고 있던 윤중성이 갑자기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좋아, 좋아! 우리 대단한 딸, 아빠가 그동안 너를 잘못 봤었구나!”설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냉담한 태도를 유지한 채 윤중성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자리조차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그때, 윤중성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느릿느릿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나야…….”몇 마디 듣지도 않고 윤중성이 놀란 눈으로 고개를 쳐들었다.“뭐라고?”“샅샅이 찾아봤어? 전화도 안 받아?”윤중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시선은 설아를 향해 있었다.설아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래, 알았어. 우선 진정해. 아니,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기다려…….”윤중성은 전화를 끊자마자 설아를 노려보았다.“소겸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설아는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내 앞에서 더는 연기할 필요는 없다.”코웃음을 치는 윤중성의 얼굴에는 더는 설아를 믿을 마음이 없어 보였다.“지금 네가 모든 죄를 소겸에게 뒤집어씌운 이상 그를 연금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니? 대체 소겸이를 어디에 가둔 거냐?”“가둬요?”윤설아가 큰 소리로 웃었다“아버지가 말씀하셨잖아요. 지금 그 녀석이 죄를 짊어지고 있다고요. 경찰이 곧 찾을 텐데 뭣 하러 제가 그 녀석을 가둬요? 그놈을 가둬놓은들 저에게 이익이 되는 것도 없는데 말예요.”윤설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한참 동안 설아를 바라보던 윤중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정말 너 아니냐?”“방금 그 전화, 진고은에게서 온 거예요?”설아가 중성을 보며 물었다.윤소겸이 실종되었는지, 아닌지 친엄마 말고 누가 신경이나 쓸까 하는 마음이었다.“이틀째 연락이 안 돼.”윤중성이 소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전원이 꺼져 있었다.“소겸 엄마가 초조해 미칠 것 같다.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이렇게 계속 연락이 안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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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제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요?”윤설아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곧 나타날 거예요.”“정말 그렇게 생각하니?”윤중성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그는 오랫동안 딸에게 의존했고 그것은 습관이 되었다.“향수 사건으로 곧 경찰이 찾아올 거예요. 만약 소겸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자연히 경찰이 그를 찾아낼 거고요.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경찰에 신고하든 안하든 별 차이가 없어요.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윤설아는 침착한 태도로 서류 하나를 꺼내 들더니 천천히 넘기기 시작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윤중성의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됐다, 됐어. 네가 찾기 싫으면 내가 직접 찾을 거다.”자리를 박차고 나온 윤중성의 얼굴은 아까보다 훨씬 초췌해져 있었다.마침 문을 열고 들어서던 노형원은 하마터면 윤중성과 정면으로 부딪칠 뻔했다.“왜 저러는 거야?”“아무것도 아니야.”윤설아는 담담한 표정이었다.“그런데 이틀 동안 어디에 있었어? 네 그림자도 못 본 것 같은데 말이야.”“하늘을 걸고 맹세하는 건데, 난 최선을 다해 윤설아 사장님을 돕고 있어!”노형원은 긴장한 기색 없이 히죽거렸다.“요즘에 너무 일이 많아. 감정보고서도 작성해야 하고, 언론도 달래야 해. 게다가 그 조향사도 찾아야 한다고. 내가 얼마나 바쁜 줄 알아? 내 얼굴 좀 보라고. 너무 피곤해서 살이 다 빠졌단 말이야.”형원은 자기 얼굴을 가리키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윤설아는 도무지 진지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형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조향사는 아직 찾지 못했어?”“응, 아직. 도무지 행방을 찾을 수가 없단 말이야.”형원이 고개를 저었다.이번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짜 조향사를 준비해 두었고, 몇 단계를 거처 윤소겸에게 소개하였다. 모두 노형원의 아이디어였다.윤소겸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던 까닭에 경험도 인맥도 부족했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이익을 남기느냐 마느냐 하는 것뿐이었다.몇 단계를 거쳐 소개받은 조향사의 뒤에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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