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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작업실에서는 며칠간 바쁜 나날을 보내던 소은은 마침내 결과물을 얻어냈다. 호박색 오리지널 에센셜 오일이 담긴 작은 병 하나를 손에 든 소은은 마치 값진 보물이라도 발견한 마냥 들뜬 얼굴이었다. 이연도 향을 맡고는 너무 기뻐 흥분한 상태였다.

작업실 안은 독특한 향으로 가득 찼다.

이것은 소은이 처음으로 발견한 향으로 여러 종류의 꽃향기가 어우러져 허브향처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비록 작은 병 하나일 뿐이었지만, 이 정도의 양이면 시리즈 테마로 사용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생각과도 잘 맞아떨어진 까닭에 소은은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이연아, 이건 서늘한 곳에 놓고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소은이 장갑을 벗고는 손을 깨끗이 씻었다. 실험 데이터를 확인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확실해지자 소은은 컴퓨터 앞에 앉아 메일을 보낸 후, 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가 원하는 건 보름이 채 안 돼서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행사에 늦진 않을 거야.”

“우와 잘됐다! 난 네가 해낼 줄 알았어!”

리사는 제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참, 요즘 너에게 귀찮은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내가 도와줄까?”

“아니야, 작은 문제야. 그럴 것 없어.”

소은이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

리사가 딱히 도움이 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 알았어.”

리사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

“참, 얼마 안 있어 임 대표가 온대. 혹시 너 시간 있어? 너에게 밥 한 끼 사고 싶다고 하던데.”

“임 대표?”

잠시 멍하던 소은은 불현듯 그때 그 사람이 떠올랐다.

“사양할 이유는 없지. 그런데 우린 별로 공통점이 없는데.”

“모두 친구잖아! 게다가, 아이리스가 널 그리워하고 있어. 네 이야기도 자주 해.”

소은은 어린 소년의 얼굴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었다.

“그래. 그럼,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

“응. 이번 테마 향수 건 잘 부탁해. 지금 나 바로 달려가고 싶은 걸 참는 중이야.

마치 전화기에서 향이 풍겨 나오는 것 같다니까.”

한껏 과장된 말투에 소은이 웃음을 터뜨렸다.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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