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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이번 사건은 그녀가 범인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 윤씨 가문에서 압력을 가했지만, 환아 그룹 또한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 김서진이 빠르게 보석 수속을 밟고 그녀를 경찰서에서 데리고 나왔다.

집으로 가는 내내 김서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낯빛이 어두웠다.

‘화가 많이 났구나.’

한소은은 단번에 그가 화났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것도 화가 많이 나 보였다. 차라리 말로 화가 났다는 걸 표현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침묵만 하니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 내심 걱정되었다.

한소은이 그의 손을 살짝 잡으며 말했다.

“전 괜찮아요.”

김서진은 그녀를 한번 바라보고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저 진짜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저 조사 차원에서 불려 온 것뿐이에요. 경찰 쪽에는 확실한 증거도 없었고 모두 추측성의 질문들이었어요.”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확실히 판을 크게 짠 거 같아 보였어요. 아쉬운 게 있다면 진작에 저와 윤소겸이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어요. 그래야 윤소겸과 접촉했었다는 증거를 확보할 텐데.”

한소은이 장난스런 말투로 이 사건을 얼버무렸다. 사실 경찰서에 불려 가서도 딱히 긴장되지는 않았다. 법정까지 가려면 증거가 필요했다. 한 적도 없는 일에 증거가 있을 리가 없다.

그녀가 걱정되는 건 따로 있었다. 이번 일로 경찰서로 불려 온 거 때문에 리사와 약속했던 향수 컨셉을 정하는데 차질이 생겼다.

“지금 웃음이 나와요?”

김서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를 한번 슥 보았다. 웃는 그녀의 모습은 그의 마음속에 있던 화를 절반쯤 가라앉혔다.

김서진은 확실히 화가 많이 났었다. 자기 여자에게까지 손을 뻗은 그 사람들을 당장이라도 처리하고 싶었다.

‘감히 내 여자에게 손대다니. 내가 쉬워 보인다는 거야?’

“그 사람들이 이렇게 빈틈이 많은 판을 짰는데 당신은 안 웃긴가요?”

그의 화가 잦아든 걸 느낀 한소은이 살포시 그에게 기대었다.

“윤소겸이 실종되었다는데 그것도 그들이 한 짓인지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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