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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눈빛 하나에 사람을 홀릴 수 있는 요염한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손에 들었던 립스틱을 거두고 정하진이 묵고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초인종을 몇 번 더 누르고서야 방문이 열렸다. 금방 샤워를 했는지 가운을 걸치고 머리카락에 물방울이 맺힌 정하진이 문을 열었다.

자욱한 습기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마치 먹이를 쫓는 표범의 눈동자 같았다. 윤설아는 조금 긴장이 되었다.

사실 윤설아는 계략을 꾀하는 건 능숙했다. 마음속에 여러 가지 계략을 짜고 모든 준비가 다 끝났지만 실제로 겪어 본 적 없는 일이었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왜 여기에?”

정하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윤설아가 여기까지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이런 상황에.

“그래요. 저에요!”

윤설아가 눈웃음을 지으며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러다 손을 뻗어 정하진을 방으로 밀며 따라 들어갔다.

“왜요, 제가 반갑지 않나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았다. 고개를 들어 멀뚱히 서 있는 정하진을 보다가 다리 라인이 도드라져 보이도록 다리를 꼬았다.

“실망이네요. 난 당신이 놀랄 줄 알았거든요.”

정하진이 웃으며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러고는 탁자 위에 있던 담배를 들어 입에 물고는 불을 지폈다.

“설마, 날 유혹하려고 온 건가요?”

“내 신분으로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윤설아의 목소리는 듣기 좋게 나긋나긋했다.

“그리고, 정말로 당신을 유혹하러 온 거라 해도 충분히 가능할 거 같은데요?”

정하진은 후 하고 담배 연기를 내뿜더니 허리를 굽히며 윤설아에게 다가갔다. 윤설아는 자기의 목선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도록 힘을 주었다. 이윽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하지만 정하진의 이어진 행동은 그녀의 예상을 벗어났다. 그가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쥐고 들어 올렸다. 그의 눈빛은 마치 잘 만들어진 상품을 보는 듯 했다. 자세히 훑어보더니 얇은 입술을 달싹였다.

“당신은 정말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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