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Chapter 871 - Chapter 880

2452 Chapters

제871화

반백 살이 넘은 조 교수가 느릿하게 안경을 슥 밀고 고개를 들었다. 그는 윤설아가 이런 무례한 행동을 하는 걸 이미 예상했는지 화가 나 보이지 않았다. “윤설아 씨, 당신 큰아버지의 상황은 특수해요. 제가 퇴원을 허락하고 말고 하는 문제가 아니죠.”“조 교수님 말은 큰아버지가 퇴원한 후 무슨 일이 생겨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건가요?”윤설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환자 보호자께서 퇴원을 요구하셨고 윤백건 씨 본인도 퇴원하길 원했어요. 퇴원 후 발생한 모든 일에 병원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보증서에 사인까지 했는데 우리 병원에서 무슨 수로 퇴원을 막겠어요?”“언제 퇴원한 건가요?”윤설아가 두 팔로 책상 위에 몸을 지탱하고 서서 이를 갈며 조 교수에게 따져 물었다.“아마 이틀 전쯤 일거에요.”“이틀 전?”‘윤소겸이 다시 나타나서 자수하러 가기 전 이잖아! 그렇다면 그 자식이 자수한 게 큰아버지와도 상관이 있다는 말인데.’“큰아버지가 퇴원하는 날 누가 마중 나왔나요?”윤설아가 이어서 물었다.“그건 잘 몰라요. 아무튼 입원할 때처럼 많은 사람이 왔더군요. 당신도 알다시피 윤씨 가문은 인맥이 넓은 가문이잖아요. 모든 사람을 내가 다 알 리가 없죠. 안 그런가요?”조 교수는 많은 사람이 마중 나왔지만 모든 사람을 다 알지 못한다고 얼버무렸다. 이런 모습을 보고 윤설아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잠시 생각하다 하나만 더 물었다.“큰아버지께서 퇴원하고 어디로 가신다는 말 없었나요?”조 교수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런 일을 의사가 어떻게 알겠어요. 보통 퇴원하면 모두 집으로 가지 않나요? 그렇게 큰아버지가 걱정되시면 집으로 가보는 건 어때요?”“......”윤설아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몸을 바로 했다.“알겠어요. 조 교수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이 늙은 여우 같으니라고. 어쩌면 윤백건이 이미 조 교수를 매수했을지도 몰라. 그가 한 말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어.’다른 건 둘째치고 집으로 가보란 말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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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윤설아는 그간 있었던 일들을 모두 연결해 보았다. 만약 처음부터 윤백건이 짠 판이라면 최초의 목표는 그녀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도 이 판에 한발 한발 빠져들어 결국 그에게 붙잡힌 격이다.‘정말 능구렁이 같은 사람이야! 너무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이야!’윤설아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엄마, 만약 윤백건이 정말 곧 죽을 목숨이어서 잠시 우리를 피해 간 거면 이 일은 해결하기 쉬워. 하지만 아픈 척 한 거라면 난 끝장이야.”윤설아의 눈에는 절망이 가득 찼다. 그녀의 모습을 보던 요영은 마음이 아파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걱정하지 마. 엄마가 있잖아. 우리 딸 꼭 지켜 줄 거야. 잊으면 안 돼. 넌 앞으로 대윤 그룹하고 윤씨 가문 모두 손에 넣어야 해!”“맞아, 난 윤씨 가문의 모든 가업과 재산을 물려받을 거야!”윤설아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사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자기를 지켜준다 해도 윤백건이 죽지 않은 이상,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엄마, 사실 윤백건이 아픈 척 한 것이어도 완전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뭐라고?”“......”윤설아는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 “아니다, 지금은 아직 확실하지 않아. 그저 내 추측일 뿐이야. 나중에 알려줄게!”만약 윤백건이 정말 아픈 게 아니라면 아프게 만들면 되고 당장 죽지 않는다면 죽게 만들면 그만이다. 아픈 척 연기를 이렇게나 잘하는데 신물이 나도록 연기하게 할 생각이다.윤설아와 요영은 윤씨 본가에 가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텅 빈 집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녀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윤중성은 며칠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젠 진고은 집에 들어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미 윤중성과 얼굴을 붉힐 대로 붉혔는지라 요영도 그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지금껏 마음속에 꾸겨둔 실망이 수도 없이 많아서 이제 더 이상 윤중성이란 사람은 요영에게 있어서 중요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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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그게 무슨 뜻이야?”다시 전화를 집어 든 진고은이 느릿느릿하게 물었다.사실 그녀는 요영의 말이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자기 아들과 연관 있는 일이라고 하니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아무런 뜻도 아니야. 윤중성보고 전화 받으라고 해. 안 받아도 상관없어. 너한테 말하지 않을 거니까. 지금 네 아들이 경찰에 모든 걸 자백했지? 변호사한테 물어보니 적어도 40살 전에는 나오지 못할 거라고 하네.”진고은은 흠칫 놀랐다. 조금 화가 났지만, 마음속으로는 무섭기도 했다.“요영, 네가 그런 말을 한다고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 내 아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어. 너희 모녀가 겸이를 모함한 거잖아!”말은 이렇게 했어도 내심 걱정하던 진고은이 윤중성을 슥 보더니 전화기를 건넸다.“받아! 한 번만 더 요영이 나한테 전화 걸게 만들면 핸드폰이고 뭐고 다 밖으로 던져 버릴 줄 알아!”전화기 너머에서 윤중성의 목소리가 전해져왔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당신 큰형님 퇴원한 거 알고 있어?”요영은 윤중성과 쓸데없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기 싫었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윤백건이 죽은 거야?”윤중성이 흠칫하며 되물었다.“퇴원했다고! 죽은 게 아니고!”요영이 윤중성이 한 말을 바로 잡았다. 그의 반응을 보니 그도 모르는 일인 거 같았다.‘그래, 이렇단 말이지! 윤백건 이 자식이 우리를 속이려 해?’요영은 지금 거의 확신 할 수 있었다. 윤백건이 처음부터 아픈 척한 것 이거나 설령 아팠다 해도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다 그가 짠 판이었다.“병문안을 가니 이미 이틀 전에 퇴원했대. 집에도 가지 않았다고 들었어. 지금 당신 형님과 형수님 모두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상황이야. 게다가 설아...... 아니, 내가 감시하라고 보냈던 사람들도 모두 사라졌어. 어딘가 이상하지 않아?”잠시 머뭇거리던 윤중성이 입을 열었다.“사라졌으면 뭐. 형님이 따로 생각이 있겠지. 마음대로 하라고 해!”윤중성은 며칠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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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요영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지금 네 손에 있는 모든 자금을 빼 내올 수 있을 만큼 빼내야 해!”“엄마, 그건 범죄잖아!”윤설아가 흠칫 놀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처리하면 돼. 수를 쓰면 불법인 것도 합법으로 만들 수 있어.”요영은 그까짓 범죄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이 바닥에서 이런 일들을 많이 봐왔어. 서둘러야 해. 네 큰아버지가 또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몰라. 믿을 만한 사람들을 시켜서 회사 문 잘 단속하라고 해. 빈틈으로 쥐새끼가 기어들어 오지 않게!”“알았어.”마치 대전을 앞둔 사람처럼 윤설아는 한껏 긴장한 모습이었다.“설아야, 지금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야! 참, 그리고 형원이보고도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해.”남편과의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졌지만 요영은 딸과 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족했다.한편, 전화를 끊은 윤중성이 그 자리에서 한참이나 멍해진 상태로 있었다. 진고은이 그의 다리를 툭 쳐서야 정신을 차렸다.“그 여자 생각하는 거야? 그 여자가 보고 싶으면 그 여자한테로 가! 여기서 눈꼴 사납게 이러지 말고!”진고은은 불만이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말 하지 마.”그녀의 모습에 윤중성이 한숨을 푹 쉬며 대답했다.“요영이 전화를 한 건 형님이 퇴원했다는 소식을 전하려는 것뿐이야. 형님과 형수님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른대.”“응.”진고은이 대충 대답했다.“사라진 게 뭐. 손발 멀쩡한 사람들이 알아서 잘 갔겠지. 게다가 당신 형님 나이가 얼만데 굳이 당신이 나서서 걱정할 필요가 있어?”“내가 말해도 당신은 몰라.”아무것도 모른 채 푸념만 늘어 놓는 진고은의 모습에 윤중성은 짜증이 났다.진고은은 정말 아름답고 섹시한 여자다. 유일하게 흠이 있다면 생각하지 않고 말부터 내뱉는 것이다.사실 이런 모습도 나쁜 것 만은 아니었다. 평시에 그녀의 이런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큰일이 발생 했을 때 생각하지도 않고 말을 내뱉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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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윤씨 가문이 여러 가지 일에 휘말려 있을 때 한소은 쪽은 오히려 조용했다. 파파라치가 그녀의 작업실에서 며칠 동안이나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그녀는 거의 작업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매일 가는 곳이 집 아니면 작업실이었다. 김서진과의 스캔들도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서 파파라치가 얻을 수 있는 소식이 거의 없었다.나중에는 더 이상 지키고 있을 의미가 없다고 느껴져서 파파라치마저도 철수했다.조향 협회의 일도 조사하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론이 났다.하 씨 어르신의 일이 워낙 소란스러웠기에 쉽게 결론을 내려 얼버무릴 수 없었다. 하 씨 어르신이 협회장의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을 자격이 있는지, 폭로된 다른 사람들이 뇌물을 받은 것이 정말인지, 조향 대회의 결과가 조작된 게 아닌지 등등 문제가 전 국민의 시선을 집중 시켰다. 일이 점점 더 커지자, 협회에서 조사팀을 구성해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하룻밤 사이에 조향 협회는 모두가 피하는 존재가 되었다. 협회에 가입한 몇몇 조향사들이 협회를 탈퇴하기도 했고 협회 가입을 신청하려던 사람들도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나오니 단 하루 만에 협회가 해산될 위기에 처했다.이와 동시에 해외에서 슈퍼모델 패션쇼가 완벽하게 막을 내렸다. 쇼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이끄는 건 슈퍼모델의 몸매와 옷들뿐만 아니라 시리즈로 출시된 4종의 향수도 있었다.모델들 사이에서 이 시리즈의 향수가 큰 인기를 얻었다. 심지어는 소문이 향수의 본거지 파리에까지 전해졌다.모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도대체 어느 브랜드의 향수인지, 얼마나 향이 좋길래 출시 전부터 이렇게 큰 인기를 얻었는지 궁금해했다.시리즈 향수의 향기는 마치 사람이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는 것처럼 마냥 한번 맡아본 사람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잣집 아가씨들도 여기저기 수소문하며 향수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썼다.“수, 이 시리즈 향수 정말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을 거야? 분명히 대박 날 향수인데!”해외에서 리사의 전화가 결려왔다. 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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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안녕하세요. 한소은 씨인가요?”전화기 너머에서 유창한 영어가 들려왔다.한소은이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다름이 아니라, 이번 파리 패션쇼에서 에르사 회사 슈퍼모델이 뿌린 향수에 관해 물어볼 것이 있어 전화드렸습니다. 동일 시리즈 향수 모두 한소은 씨께서 조향한 것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상대방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한소은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어디서 이런 소식을 들으신 건가요?”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한소은이 경계한다는 걸 눈치채고 가볍게 웃었다.“한소은 씨,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전화를 한 건 악의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저희는 유란 회사입니다. 당신이 조향한 향수가 마음에 무척 들어 함께 일해볼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고 싶어서 전화했습니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만나서 얘기해 보시지 않겠습니까?”“유란?”‘세계 최고의 향수 브랜드를 만든 그 향수 회사?’“맞습니다. 바로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란입니다. 허허, 저희는 사기꾼이 아니에요. 정말 당신의 향수가 마음에 들어 얘기하고 싶습니다.”상대방은 한소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까지 알아맞혔다.한소은이 깊은숨을 내쉬고는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본부가 파리에 있죠?”“맞습니다! 하지만 한소은 씨께서 파리로 오시기 꺼리신다면 저희가 그쪽 지점장에게 다시 연락드려 미팅 시간을 잡으라고 하겠습니다.”유란 쪽의 사람은 그녀에게 모두 맞춰줄 생각이었다.한소은의 핸드폰은 탁자 위에 올려져 있었다. 소리가 작지 않았기에 옆에 있던 오이연도 통화내용을 모두 듣게 되었다. 그녀는 쩍 벌린 입을 틀어막으며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헐! 유란 본부라니!’세계 최고의 향수 브랜드인 데다가 수많은 조향사가 꿈에 그리던 회사였다. 지금 유란이 함께 일을 하자고 제안하는 건 한소은을 스카우트 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한소은이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우선 어떤 부분을 함께하자는 건지부터 말해보세요.”“......”오이연은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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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유란 쪽의 사람은 한소은이 이렇게 쿨하게 거절할 줄 몰랐는지 그녀의 반응에 오히려 당황해하며 다시 물었다.“한소은 씨, 우선 가격부터 들어보시는 건 어때요?”사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한소은이 가격을 들으면 마음을 바꿀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큰 금액의 유혹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하지만 한소은은 들어볼 생각도 없는지 다시 거절 의사를 밝혔다.“필요 없어요. 얼마를 주셔도 팔지 않을 겁니다. 귀사에서 저를 좋게 봐주시는 건 감사해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한소은이 전화를 끊으려 하자 상대방이 급하게 한마디 덧붙였다.“한소은 씨, 우리 회사에서 이 향수를 좋게 보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 두셨으면 해요. 아무리 재능이 있는 사람이어도 혼자서는 큰일을 해낼 수 없어요. 우리 회사에서는 한소은 씨에게 가장 좋은 플랫폼을 제공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지금 한소은 씨의 상황이 좋지 않은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계속 조향 업계에 발을 담글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하던데요.”“이 일은 귀사에서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끊겠습니다!”말을 끝낸 한소은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정말 조금도 생각해 보지 않을 거야?”오이연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한소은이 너무 빨리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상대방은 유란 이다! 다른 회사라면 몰라도 세계 1위이자 제일 큰 향수 브랜드다. 전 세계의 모든 조향사가 이 회사에 들어가려고 악을 쓴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약 자기였다면 이렇게 좋은 기회가 눈앞에 왔을 때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승낙했을 것이다.하지만 자기는 한소은이 아니다. 오이연은 평생 노력해도 한소은의 실력을 따라가지 못할 거란걸 잘 알고 있었다.“이 시리즈 향수는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거잖아. 여기에 쏟은 시간과 노력은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이 많아. 만약 예전이었다면 당연히 승낙했겠지. 하지만 지금 유란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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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생각하던 문제의 답을 찾지 못한 한소은은 우선 경찰을 따라 경찰서로 갔다.그녀의 뒤에 누가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죄목이 정해지지 않은 지금, 경찰들은 저번보다 공손하게 대했다. 따로 방에서 쉬고 있게 했고 차까지 내오고 나서야 드디어 조사가 시작되었다.“한소은 씨, 지금 윤소겸씨가 당신을 매수해 대윤 그룹이 출시한 향수 빅토리에 금지 성분을 첨가했다고 지목했어요. 이게 사실인가요?”“그런 일 한 적 없습니다.”한소은이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윤소겸이라는 사람을 모릅니다. 사실 대윤 그룹에서 절 지목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었어요.”“한 적이 없다면 윤소겸 씨가 왜 지목했을까요? 두 분 혹시 사적으로 원한이 있는 관계입니까?”“아니요. 왜 절 지목한 건지는 윤소겸 씨에게 물어봐야 할 거 같네요. 그리고 그 사람이 제출한 증거, 사진이나 녹음 파일 모두 전문적인 검증을 받는걸 요청합니다. 제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더 이상 해명을 하지 않겠어요.”......사실 경찰이 지금 묻는 말들 모두 관례적인 질문이다. 실질적인 증거는 많지 않았다. 그저 윤소겸이 자수를 하면서 그녀를 지목했다는 것뿐이었다.하는 수 없이 경찰이 윤소겸을 다시 심문했다.“당신이 한소은 씨를 향수에 금지 성분을 첨가한 장본인이라고 지목했는데 이에 대한 증거가 있나요? 그 여자가 직접 쓴 향수 레시피라든지 실질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그 여자는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요. 그리고 지금 누가 직접 레시피를 쓰나요? 다 컴퓨터로 써서 프린트하지.”윤소겸이 어이없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그렇다는 건 아무런 증거가 없단 말입니까?”“증거는 이미 다 제출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증인인 내가 지금 여기에 있잖아요.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합니까? 내가 자수를 했는데 그 여자가 하지 않았다면 왜 지목했겠습니까?”“이 사건은 내가 잘못한 게 확실합니다. 하지만 한소은이 향수에 어떤 금지 성분을 첨가했는지 모릅니다. 그저 사람들이 향수에 빠져 계속 우리 회사의 향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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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그렇지!’경찰의 말을 들은 윤소겸의 심장이 날뛰기 시작했다. 이번 도박에서는 그가 이긴 것이다. 이젠 모든 게 다 끝이 났다. 그는 분명 무사할 것이다.경찰청 로비에 양복을 쫙 빼입은 노형원이 서 있었다.“윤소겸씨를 보석하러 왔습니다. 그리고 윤설아 씨를 고발하겠습니다.”“고발? 무엇을 고발한단 말입니까?”경찰이 미간을 찌푸렸다. 최근 발생한 일들은 모두 윤씨 가문을 둘러싼 일들이었다. 윤씨 가문이 정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나보다.“대윤 그룹 부사장 윤설아가 윤소겸에게 거짓 증언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노형원에 말에 경찰은 어리둥절 해졌다. 크게 뜬 두 눈에는 놀람이 가득 찼다.——몇 분 후 경찰이 윤소겸을 데리고 나왔다. 멀리서 노형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윤소겸의 얼굴에는 웃음이 걸렸다.조사를 마치고 나오던 한소은이 이 두 사람을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그러다 곧바로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노형원이 대윤 그룹에서 일하고 있으니 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건 이상할 거 없었다. 하지만 여러 일들을 함께 두고 생각해 보니 말이 안 되었던 일들이 이제는 말이 되기 시작했다.“한소은 씨, 미안합니다.”윤소겸이 한소은에게 다가가 경찰들이 보는 앞에서 허리를 깊이 숙이며 사과했다.“내가 당신을 모함한 것이에요. 미안합니다.”한소은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건 또 무슨 짓이지?’한소은은 그런 윤소겸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당신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그저 사과하고 싶었어요. 전에 당신을 모함한 건 내 뜻이 아니었어요. 모두 윤설아가 위협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예요. 그러니 미안했습니다!”한소은은 윤소겸을 한번 보고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노형원을 바라보았다. 그는 생각보다 담담한 표정이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하나도 놀랍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의 시선이 서서히 한소은 쪽으로 떨어졌다.“윤설아가 당신보고 날 모함하라 시킨 거라고요? 그 여자가 왜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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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사실 윤설아에 대한 첫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한소은에게 있어서 노형원이란 사람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그랬군요.”한소은은 이제야 모든 걸 알아차렸다는 표정으로 윤소겸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당신네 윤씨 가문은 정말 복잡하네요.”그런 한소은의 말에 윤소겸은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당신.”한소은이 고개를 들어 노형원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그에게 한발 다가가 노려보며 물었다.“이 사건에서 당신은 무슨 역할이었죠? 대신 싸워주는 사람? 공범? 아니면 정의의 사자라도 되나요?”“그저 조사하다 우연히 사실을 알게 된 것뿐이에요. 이 사건에 억울한 사람이 휘말리는 걸 보고 싶지 않았어요. 당신이 나에게 편견이 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이 말들은 믿어줬으면 해요. 모든 일은 윤설아가 혼자서 꾸민 일이에요.”“맞아요, 다 그 여자가 꾸민 일이에요.”윤소겸도 옆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그래. 다 윤설아 그 여자 때문이라고!’윤소겸은 속으로 생각했다. 윤설아만 아니었다면 자기가 이렇게 고생하지도, 하룻밤 사이에 나락으로 떨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며칠 동안 경찰서에 수감되어 죄수의 삶까지 체험하게 되었으니, 윤설아를 증오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 여자가 그랬을 수도, 아닐 수도 있죠.”한소은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이건 당신네 집안일이에요.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죠.”말이 끝나자, 한소은이 그들을 지나쳐 갔다. 노형원을 지나칠 때 그녀가 나지막이 물었다.“윤씨 가문의 일인데 당신은 왜 참견하는 거죠?”소리가 아주 작았지만 가까이에 서 있던 윤소겸이 그녀가 노형원에게 묻는 물음을 들었다. 순간 그의 가슴이 철렁하는 것 같았다.“그러게. 노형원 당신이 왜 참견하는 거지?”윤소겸이 의문을 품고 고개를 돌리자 노형원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내가 왜 참견하는 건지 곧 알게 될거에요.”——윤설아는 아직도 윤백건과 윤 부인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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