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Chapter 891 - Chapter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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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대윤 그룹.깨끗하게 닦인 유리창 넘어 눈 부신 햇살이 방안을 훤히 비추었다.그 앞에서 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이래야 인생의 정상이라고 할 수 있지. 나랑 아주 어울리는 사무실이야.'노형원은 빨간 액체가 담긴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그는 미소를 머금고 그동안 벌어진 일들을 되돌려보았다.정말 꿈만 같았다.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해서 모두가 자기를 우러러보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는 파산됐고 그는 빗에 쫓기게 되었다.그도 잘 알고 있었다. 윤설아가 자기를 이용하려고 회사에 들여왔다는걸. 그리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릴 거란 걸. 그래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했다.다들 이 게임을 조종하는 자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조종당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그래, 지금 모든 막이 내렸어. 그리고 마지막 승자는 나 노형원이야! 다만…….'윤백건 그 늙은이가 죽어도 자기 지분을 내놓지 않는 게 마음에 걸렸다. 임명장도 위조했고 몇몇 작은 주주도 이미 매수했다.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지분을 손에 넣지 못했다는 게 그를 불안하게 했다.그나마 다행인 건 그들이 자기 손에 있다는 것이다. 죽이는 살리든, 가져가든 빼앗든, 모두 그의 한마디에 달려있다.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비서가 들어왔다."노 사장님, 윤 부인께서……."그녀가 머뭇거리는 사이 노형원은 이미 들어온 요영을 발견했다. 그러자 그가 나가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나가봐! 내 명령 없이는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네!"비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밖으로 나갔다.문이 닫혔지만 요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노형원을 주시했다.햇빛이 그의 뒤에서 비춰 들어왔다. 그는 마치 눈 부신 빛 속에 감싸진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본인은 얼굴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다.요영은 그가 자신의 미래도 그리고 그 자신도 다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앉으세요."그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손짓했다.이런 감정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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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윤설아를 생각하니 요영의 가슴이 아팠다.그녀를 보러 갔을 때 면회를 거부해서 오랫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다.'안에서 힘든 건 없는지.'"동생이요?"그가 눈썹을 들어 올리며 피식 웃었다."제 기억으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낳은 자식은 저 하나뿐인 것 같은데, 무슨 동생을 얘기하시는 거죠?""같은 아버지는 아니지만 다 내가 낳은 자식이야. 그러니까 당연히 네 동생인 거고."요영이 말했다."아니에요!"노형원이 갑자기 소리쳤다."만약 제 동생이라면 왜 걔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 곁에서 순탄하게 자라고 전 아닌 거죠? 전 늘 고아라고 놀림당했어요! 만약 제 동생이라면 왜 걔만 잘 먹고 잘 살고 당신을 당당하게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건데요? 전 어머니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단 한 번도 오지 않았어요. 엄마라고 부르지도 못했어요! 그러고도 윤설아가 제 동생이라는 말이 나오세요? 죄송하지만 전 그런 동생 없어요! 전 늘 혼자였으니까!"그가 털어놓는 말에 요영은 당황하고 말았다.그가 이렇게 서러워하고 원망하고 있을 줄 생각 못 했다."형원아…….""됐어요. 만약 절 설득하려고 온 거면 그만 돌아가세요."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리고 그녀와 대화하는 걸 거부했다.요영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동생이라고 생각 안 해도 좋아. 날 봐서라도 그만 놔주면 안 되겠니? 그래도 널 도와준 적이 있는데.""절 도와줘요? 그냥 절 이용한 것뿐이에요!"그가 코웃음 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당신의 귀하신 따님이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저 못지않은 수단을 가진 사람이에요. 다만 윤소겸만 신경 쓰느라 절 주의 못했을 뿐이죠. 안 그럼 지금 감옥에 있을 사람은 저라고요."이건 헛소리가 아니었다. 윤소겸이 한 짓을 모두 노형원에게 뒤집어씌우는 건 조금 어렵겠지만 만약 경찰 측에서 집요하게 조사한다면 윤설아는 분명 자신을 밀어내서 모든 죄를 엎어 쓰게 할 것이다. 그는 윤설아가 어떤 사람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넌 이미 이겼잖아. 그만하면 안 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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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아직 주식을 손에 넣지 못한 거야?!"요영이 경악했다.회사에 대한 일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놀랬다. 만약 윤백건의 주식을 얻지 못했다면 어떻게 그 자리를 차지했는가?"윤백건이 여우같이 교활하고 고집도 세서 어머니의 설득이 필요해요. 아들도 죽었는데 뭘 하겠다고 그러는 건지. 만약 그 주식을 양도하면 제가 아버지로 삼을 게요. 그리고 죽는 날까지 보살펴 줄 테니 손해 볼 것도 없잖아요?"그가 덤덤하게 말했다."아버지로 삼겠다고?!"요영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돈과 권력 때문에 정말 별소리를 다하는구나!""하!"노형원은 우습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부잣집 사모님이 되려고 자기 아들도 버렸는데 아버지 하나 삼는 게 뭐라고! 만약 윤 씨를 전부 저에게 주면 친 아버지라고 불러줄 수도 있어요.""너……."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 생각 못 한 요영은 너무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뻔했다."됐어요. 연기 그만하세요. 신체 건강하신 거 알고 있으니까. 설사 정말 화병에 걸렸다고 해도 먼저 이 계약서를 사인시키고 아프세요. 그런 눈빛으로 절 보지 마세요. 모든 걸 손에 넣으면 결국 다 우리 거잖아요. 근데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 거죠? 설마 정말 윤설아에게 주시려고요? 정 씨도 이미 그녀와 인연을 끊었는데 아직도 모르시겠어요?""……."요영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며 자신의 화를 억눌렀다. 그리고 그 계약서를 손에 쥐며 말했다."지금 어디 있어?""사람을 시켜서 모셔다드릴게요."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아니, 제가 직접 모셔다드릴게요."노형원은 회사의 일을 분부하고 요영과 함께 일 층으로 내려갔다. 거기엔 경호원 둘이 앉아 있는 차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왜? 마음이 안 놓여?"요영이 차갑게 물었다. 그녀는 갈수록 이 아들의 속셈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어쩔 수 없어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전 이미 몇 번이나 죽었을 테니까요."그가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걸어와 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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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요영은 이 일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윤백건 부부의 고집이 얼마나 센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주지 않겠다고 했으면 정말 주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윤설아도 얻어내지 못한 것을 어찌 남에게 주겠는가?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병원 이후로 그들은 한동안 만나지 못했기에 기분이 묘했다.문 앞에 걸어가 문을 살짝 밀자 아주 쉽게 열렸다.방 안에서 음식 냄새가 풍겨져 왔다. 윤백건과 그의 아내가 식탁 앞에 앉아서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문소리에도 고개를 들지 않고 못 들은 척했다."형님, 형수님."요영이 가까이 가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윤백건은 여전히 그녀를 무시했지만, 윤 부인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요영이구나.""형수님."윤 부인의 부름에 그녀의 기분이 복잡했다.평생 계산적이고 큰형의 자리도 넘본 적이 있었지만 결국 이렇게 될 줄 생각 못 했다. 요영도 한순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밥 먹었어? 앉아서 같이 먹자."윤 부인이 일어나 수저를 가져왔다."괜, 괜찮아요."그녀가 다급히 제지했다."형님, 형수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윤백건은 계속 밥을 먹고 있었다. 윤 부인은 그를 한번 보더니 고개를 돌리고 한숨을 쉬었다."요영아, 우린 동서지간이기도 하지만 난 널 친구로 생각하기도 해. 우리가 안지도 벌써 이십 년이야. 그러니까 돌려서 말할 필요 없어.""죄송해요, 형수님."그녀의 말이 끝나자, 윤 백 건이 갑자기 젓가락을 탁 놓았다. 그에 요영이 깜짝 놀랐다."지금 우리 앞에 와서 사과하는 게 웃기다는 생각 안 들어? 불쌍한 척 연기하는 거야?"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식탁 위에 놓여있었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요영이 울먹거리면 말했다."정말 형원이가 그럴 줄 몰랐어요…….""몰랐다고? 네 그 귀한 딸이 무슨 작정인지 몰랐다는 거야, 아니면 네 아들의 의도를 몰랐다는 거야? 요영, 참 대단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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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그이는……."그녀가 잠시 주춤하더니 한숨을 쉬었다."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저랑 인연을 끊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죠.""외간 여자랑 밖에서 몇 년이나 살면서, 무슨 낯짝으로 화를 내겠어. 이렇게 보면 너희 부부도 참 천생연분이야!"윤백건이 비아냥거렸다."……."요영은 조금 난감해했다.자신을 좋게 대하지 않을 거라고 이미 예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노형원의 지시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됐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여기에 온 용건이나 말해."그가 고개를 돌리며 짜증을 냈다.요영이 단순하게 그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닐 것이다."전……."그녀가 머뭇거리더니 문밖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형수님, 주식을 아직 형원이에게 양도하지 않으셨죠?"부부는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서로를 한번 쳐다보았다."역시 그것 때문에 온 거구나!"윤백건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요영, 네가 윤 씨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나랑 네 형수가 못해준 게 뭐야? 그런데 지금 네 아들이랑 엮어서 윤 씨 재산을 뺏을 생각해?""아니에요. 전 그런 뜻이 아니에요!"요영이 고개를 흔들며 노형원이 준 서류를 꺼냈다."보세요. 이건 형원이가 사인하라고 준 계약서예요. 형님과 형수님이 사인 안 할 거란 거 알아요. 하지만 사인을 안 하면 형원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지금 제 말을 전혀 듣지 않아요.""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나 윤백건이야. 살면서 별일을 다 겪어 봤는데 내가 그 어린 녀석을 무서워하겠어?"그는 그 계약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형님이 무서워한다는 게 아니에요. 제가 겁이 나서…… 그 아이는 지금 눈에 뵈는 게 없어요. 설아도 지금 감방에 갔고. 형님과 형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두 분은 저에게 잘해 주셨어요. 그러니까 더더욱 위험에 처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전…….""됐어. 이거 가지고 나가. 네 아들이랑 내 눈앞에서 사라져! 정말 그럴 마음이 있다면 우리를 놓아주라고 그래.""제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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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그만 가."윤백건이 말했다."형님, 전 진짜 나쁜 뜻이 아니에요. 아무도 이렇게 될 줄 예상 못 했어요. 이러는 건 어때요. 이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형원이를 설득해서 대윤의 이름을 바꾸지 않게 할게요. 대윤은 여전히 윤 씨가 문의 회사고, 그저 책임자만 바뀐 것뿐이에요. 형원의 능력이라면 대윤을 잘 이끌 거라고 믿어요.""이 파렴치한 게!"윤 부인이 소리쳤다. 평소에 험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 우리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사인하지 않을 거니까!""죽으면 그 지분이 제 손에 못 넘어올 줄 아세요?"이때 노형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거 아세요? 당신이 사인하든 말든 결과는 변하지 않을 거란 거. 회사는 이미 제 거예요.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죠!""그래?"윤백건이 냉소하며 그를 흘겨 보았다."그럼…… 두고 보자고.""형원아……."그가 들어올 줄 예상 못 한 요영이 입을 열려는 찰나 노형원이 손을 들었다.그리고 테이블에 노인 서류를 한번 보더니 두 손으로 그 계약서를 찢어버렸다."형원아!"요영이 놀라서 소리쳤다.찢긴 계약서는 허공에 흩어졌다.노형원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제가 정말 이 계약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시대는 이미 달라졌어요. 당신도 사냥감이 되는 날이 오다니!""너무 의기양양하지 마!"윤백건은 여전히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누가 끝까지 웃을 수 있나 지켜보자고요!"그가 몸을 돌려 요영을 한번 쳐다보았다."안 가고 뭐 하세요? 여기서 욕먹으려고 기다리시는 거예요?""……."그녀는 윤백건 부부를 한번 보며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노형원의 뒤를 따라 나갔다."언제부터 이 모든 걸 계획한 거야?"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녀의 정신이 더욱 또렷해졌다. 그녀가 차갑게 물었다.노형원의 손이 멈칫하더니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당신의 귀하신 따님이 절 그 낡은 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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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앞으로 잘 부탁해요, 한소은 씨!"상대방은 펜을 내려놓고 사인을 한 계약서를 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유란과의 합작은 의외로 순조로웠다. 상대방은 그녀의 조건을 거의 다 들어줬다.다음 시즌에 유란과 그녀의 콜라보 상품을 낼 계획이다. 시리즈 이름은 "유란-은"으로 정했고 그렇게 되면 윈윈을 이루게 될 것이다.물론 전례가 없는 건 아니었다. 유명한 조향사는 가끔 국제 브랜드와 콜라보 상품을 내기도 했다. 그 상품은 조향사의 고객 측에서 인기가 아주 많았다.이건 국제 시장에 발을 디디는 첫 발자국일 뿐이다. 그녀가 혼자 힘으로 성공하는 건 어렵겠지만 유란과 합작한다면 달랐다. 물론 자신이 제기한 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녀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유란의 눈이 아주 높기에 만약 그녀의 사계 시리즈가 마음에 든 게 아니라면 절대로 연락하지 않았을 것이다.외국은 국내의 조향사를 중시하지 않았고 심지어 깔보기도 했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건 주도권이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조건을 제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렇다고 마음대로 조건을 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합리적으로 해야 더 오래갈 수 있다.계약서에 사인한 후 몸이 가벼워진 그녀는 기지개를 켰다."이 계약서 나쁘지 않네요. 업 내에서 이런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마 몇 군데 없을 거예요."조현아가 계약서를 툭 치며 감탄했다."현아 씨 덕분이에요. 제가 주의 못 하고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그걸 다 지적해 주셨잖아요."그녀가 감탄했다.그러자 조현아가 웃었다."주의 못 한 것도 당연해요. 이런 계약서는 경험이 없으면 분별하기 어렵거든요. 아무래도 전문 변호사가 작성한 거니깐요. 전 그저 이런 걸 많이 봤고, 경험이 많아서 그런 거예요. 안 그럼 저도 눈치 못 챘을 거예요."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기 전 김서진이 조현아와 함께 가라고 했다. 그땐 그럴 필요 없다고 느껴졌는데 지금 보니 그의 고려가 맞았다.조현아가 이 분야를 잘 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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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있냐고요?"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예전의 당돌한 소년과 달리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았다.하얀 셔츠를 입고 있는 그는 제법 직장인 같아 보였다. 헤어스타일도 했고 손에는 가방을 들고 있었다.솔직히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면 그녀는 확신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그런 말 하지 마요."한소은이 이마를 찌푸렸다. 비록 그 자신을 말한 거지만 아무리 들어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그저 오랜만이라서 그런 거예요."조현아가 궁금한 눈빛으로 한소은과 대화 중인 미남을 바라보았다."바쁜 일이 있었거든요."그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만났는데 차라도 한잔할까요? 제가 쏠게요.""좋아요."어차피 볼일도 끝났고 모처럼 만났기에 그녀도 거절하지 않았다."누구……."조현아가 주춤하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그들의 대화를 끊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제 친구예요."한소은이 웃으며 말했다."같이 가실래요, 아니면 먼저 들어가 쉬실래요?"조현아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혼자서 쇼핑하고 있을게요. 여기 온 지 이틀이 됐지만 한 번도 둘러보지 못했거든요. 가기 전에 쇼핑 한 번 하려고요.""그래요. 일 있으면 문자해요."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무 찻집에 들어가 차를 한 잔 시키고 이 조용한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그녀는 작은 찻잔을 손에 들고 눈앞의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기분은 착잡하기만 했다.그와 처음 만났을 때는 개성 있고 아주 당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 앳된 느낌은 사라지고 더 이상 소년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이젠 어엿한 남자가 되었다.그는 자리에 앉아 익숙하게 차를 따르고 신사처럼 그녀에게 다과를 건네주었다."그동안 어디 간 거예요?"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은 이 질문을 하고 말았다.그러자 그가 시선을 들어 올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으며 대답했다."제가 어떻게 다시 살아났는지, 그게 궁금하신 거죠?"한소은이 고개를 흔들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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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윤설웅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에휴! 전 또 제 죽음에 조금이나마 슬퍼할 줄 알았는데. 반응이 너무 덤덤하네요.""계략인가요?"그의 희롱에도 한소은은 웃지 않고 진지하게 물었다.그러자 윤설웅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네?""말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요. 전 강요하지 않아요. 누구나 다 비밀이 있으니까요. 어쩌면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죠."그녀도 굳이 캐묻고 싶지 않았다. 말하기 싫다면 듣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윤설웅이 웃으며 말했다."얘기 못 할 건 없어요. 다만 때가 아직 안 됐어요. 저도 여기서 한소은 씨를 만나게 될 줄 몰랐어요. 놀러 오신 거예요?""아니요. 비즈니스 때문에요."한소은이 솔직하게 대답했다.그 말에 윤설웅이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전에는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고 아니면 향수만 계속 만들더니, 이젠 비즈니스도 하는 거예요? 쯧쯧, 한소은 씨 맞아요?"그의 칭찬과 감탄에 한소은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그래, 예전이랑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지. 그땐 이런 일에 전혀 신경 안 썼으니까. 그저 향수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비즈니스는 다른 사람한테 떠맡겼지.'이 이 년간 그녀의 성장은 그야말로 일취월장이었다. 노형 원 그 쓰레기 덕도 있었지만, 김서진의 도움이 제일 컸다."저기요, 저기요……."윤설웅은 손을 흔들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칭찬 몇 마디가 그렇게 기쁘세요?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웃는 거예요? 사랑의 향기를 맡은 것 같은데.""헛소리하는 건 나쁜 아이예요!"이 말을 뱉은 한소은이 문득 떠올랐다. 윤설웅이 더 이상 거리에서 조각을 깎던 아이가 아니란걸.지금의 그는 이미 성장했고 슈트를 입고 커피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남자가 되었다. 늘 조각칼을 들고 있던 손도 이젠 펜을 들고 있었다. 많은 게 여전했고 또 많은 게 달라졌다."그럼 앞으로 조각은 안 하는 거예요?"그녀는 속으로 탄식했다.'그가 아직 살아있고 또 여기서 비즈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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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그중 하나를 향료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배합해 낸 향수의 인기가 장난 아니에요."자기 작품을 말하자, 그녀는 자랑스러운 얼굴이었다."사계 시리즈 말인가요?"윤설웅이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알고 있었어요?!"그녀가 경악했다. 윤설웅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다."네."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전에 접촉했던 모델 팀이 이 향수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왠지 익숙하다고 느껴졌는데 그 나무의 향일 줄 몰랐어요.""그러니깐요. 당신도 한몫한 거예요."한소은이 웃으며 말했다."그거 말고 또 몇 개 있어요. 재배실에 심었는데 이미 싹이 텄어요. 왠지 성공할 것 같아요. 그리고 새싹의 향기도 아주 특별해서 좀 더 지켜보려고요.""재배실까지 생긴 거예요?"그녀의 으쓱한 표정에 윤설웅이 웃었다."네. 기회가 되면 와 보세요!"하지만 한소은은 곧 눈앞에 이 사람이 이미 "죽은" 상태라는 게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입을 열고 물었다"근데…… 언제 집에 돌아갈 거예요?""곧 돌아갈 거예요! 며칠 있다 돌아가려고요. 그때 다시 만나요.""네, 좋아요!"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면 탄식했다."이 거센 폭풍도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네요.""그럴 거예요!"윤설웅이 단정 지었다.그 어떤 비바람도 반드시 지나가게 될 것이다.자리에서 일어난 윤설웅은 갑자기 뭐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참, 앞으로 합작할 기회가 생길지도 몰라요.""네?"한소은이 의아해했다."때가 되면 알 거예요. 아마 좋아할 거예요."그가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어리둥절해하는 한소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장난기가 발동한 윤설웅이 갑자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김서진 씨한테 안부를 전해주세요.""???"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윤설웅은 이미 가버렸다.'뭐야, 갑자기? 김서진이랑 친한가?'--노형원은 요즘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회사 고위층을 다시 세우고 투자금도 받았다.그가 회사를 독차지하려면 아무래도 윤백건의 지분이 필요했다. 하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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