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94화

요영은 이 일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윤백건 부부의 고집이 얼마나 센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주지 않겠다고 했으면 정말 주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윤설아도 얻어내지 못한 것을 어찌 남에게 주겠는가?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병원 이후로 그들은 한동안 만나지 못했기에 기분이 묘했다.

문 앞에 걸어가 문을 살짝 밀자 아주 쉽게 열렸다.

방 안에서 음식 냄새가 풍겨져 왔다. 윤백건과 그의 아내가 식탁 앞에 앉아서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문소리에도 고개를 들지 않고 못 들은 척했다.

"형님, 형수님."

요영이 가까이 가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윤백건은 여전히 그녀를 무시했지만, 윤 부인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요영이구나."

"형수님."

윤 부인의 부름에 그녀의 기분이 복잡했다.

평생 계산적이고 큰형의 자리도 넘본 적이 있었지만 결국 이렇게 될 줄 생각 못 했다.

요영도 한순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밥 먹었어? 앉아서 같이 먹자."

윤 부인이 일어나 수저를 가져왔다.

"괜, 괜찮아요."

그녀가 다급히 제지했다.

"형님, 형수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윤백건은 계속 밥을 먹고 있었다. 윤 부인은 그를 한번 보더니 고개를 돌리고 한숨을 쉬었다.

"요영아, 우린 동서지간이기도 하지만 난 널 친구로 생각하기도 해. 우리가 안지도 벌써 이십 년이야. 그러니까 돌려서 말할 필요 없어."

"죄송해요, 형수님."

그녀의 말이 끝나자, 윤 백 건이 갑자기 젓가락을 탁 놓았다. 그에 요영이 깜짝 놀랐다.

"지금 우리 앞에 와서 사과하는 게 웃기다는 생각 안 들어? 불쌍한 척 연기하는 거야?"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식탁 위에 놓여있었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요영이 울먹거리면 말했다.

"정말 형원이가 그럴 줄 몰랐어요……."

"몰랐다고? 네 그 귀한 딸이 무슨 작정인지 몰랐다는 거야, 아니면 네 아들의 의도를 몰랐다는 거야? 요영, 참 대단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