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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있냐고요?"

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예전의 당돌한 소년과 달리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았다.

하얀 셔츠를 입고 있는 그는 제법 직장인 같아 보였다. 헤어스타일도 했고 손에는 가방을 들고 있었다.

솔직히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면 그녀는 확신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말 하지 마요."

한소은이 이마를 찌푸렸다. 비록 그 자신을 말한 거지만 아무리 들어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그저 오랜만이라서 그런 거예요."

조현아가 궁금한 눈빛으로 한소은과 대화 중인 미남을 바라보았다.

"바쁜 일이 있었거든요."

그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만났는데 차라도 한잔할까요? 제가 쏠게요."

"좋아요."

어차피 볼일도 끝났고 모처럼 만났기에 그녀도 거절하지 않았다.

"누구……."

조현아가 주춤하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그들의 대화를 끊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제 친구예요."

한소은이 웃으며 말했다.

"같이 가실래요, 아니면 먼저 들어가 쉬실래요?"

조현아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혼자서 쇼핑하고 있을게요. 여기 온 지 이틀이 됐지만 한 번도 둘러보지 못했거든요. 가기 전에 쇼핑 한 번 하려고요."

"그래요. 일 있으면 문자해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 찻집에 들어가 차를 한 잔 시키고 이 조용한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작은 찻잔을 손에 들고 눈앞의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기분은 착잡하기만 했다.

그와 처음 만났을 때는 개성 있고 아주 당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 앳된 느낌은 사라지고 더 이상 소년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이젠 어엿한 남자가 되었다.

그는 자리에 앉아 익숙하게 차를 따르고 신사처럼 그녀에게 다과를 건네주었다.

"그동안 어디 간 거예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은 이 질문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가 시선을 들어 올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어떻게 다시 살아났는지, 그게 궁금하신 거죠?"

한소은이 고개를 흔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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