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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윤설웅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에휴! 전 또 제 죽음에 조금이나마 슬퍼할 줄 알았는데. 반응이 너무 덤덤하네요."

"계략인가요?"

그의 희롱에도 한소은은 웃지 않고 진지하게 물었다.

그러자 윤설웅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말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요. 전 강요하지 않아요. 누구나 다 비밀이 있으니까요. 어쩌면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죠."

그녀도 굳이 캐묻고 싶지 않았다. 말하기 싫다면 듣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윤설웅이 웃으며 말했다.

"얘기 못 할 건 없어요. 다만 때가 아직 안 됐어요. 저도 여기서 한소은 씨를 만나게 될 줄 몰랐어요. 놀러 오신 거예요?"

"아니요. 비즈니스 때문에요."

한소은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 말에 윤설웅이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전에는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고 아니면 향수만 계속 만들더니, 이젠 비즈니스도 하는 거예요? 쯧쯧, 한소은 씨 맞아요?"

그의 칭찬과 감탄에 한소은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

'그래, 예전이랑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지. 그땐 이런 일에 전혀 신경 안 썼으니까. 그저 향수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비즈니스는 다른 사람한테 떠맡겼지.'

이 이 년간 그녀의 성장은 그야말로 일취월장이었다. 노형 원 그 쓰레기 덕도 있었지만, 김서진의 도움이 제일 컸다.

"저기요, 저기요……."

윤설웅은 손을 흔들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칭찬 몇 마디가 그렇게 기쁘세요?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웃는 거예요? 사랑의 향기를 맡은 것 같은데."

"헛소리하는 건 나쁜 아이예요!"

이 말을 뱉은 한소은이 문득 떠올랐다. 윤설웅이 더 이상 거리에서 조각을 깎던 아이가 아니란걸.

지금의 그는 이미 성장했고 슈트를 입고 커피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남자가 되었다. 늘 조각칼을 들고 있던 손도 이젠 펜을 들고 있었다. 많은 게 여전했고 또 많은 게 달라졌다.

"그럼 앞으로 조각은 안 하는 거예요?"

그녀는 속으로 탄식했다.

'그가 아직 살아있고 또 여기서 비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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