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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대윤 그룹.

깨끗하게 닦인 유리창 넘어 눈 부신 햇살이 방안을 훤히 비추었다.

그 앞에서 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래야 인생의 정상이라고 할 수 있지. 나랑 아주 어울리는 사무실이야.'

노형원은 빨간 액체가 담긴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그는 미소를 머금고 그동안 벌어진 일들을 되돌려보았다.

정말 꿈만 같았다.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해서 모두가 자기를 우러러보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는 파산됐고 그는 빗에 쫓기게 되었다.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윤설아가 자기를 이용하려고 회사에 들여왔다는걸. 그리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릴 거란 걸. 그래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했다.

다들 이 게임을 조종하는 자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조종당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 지금 모든 막이 내렸어. 그리고 마지막 승자는 나 노형원이야! 다만…….'

윤백건 그 늙은이가 죽어도 자기 지분을 내놓지 않는 게 마음에 걸렸다. 임명장도 위조했고 몇몇 작은 주주도 이미 매수했다.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지분을 손에 넣지 못했다는 게 그를 불안하게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들이 자기 손에 있다는 것이다. 죽이는 살리든, 가져가든 빼앗든, 모두 그의 한마디에 달려있다.

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비서가 들어왔다.

"노 사장님, 윤 부인께서……."

그녀가 머뭇거리는 사이 노형원은 이미 들어온 요영을 발견했다. 그러자 그가 나가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나가봐! 내 명령 없이는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

"네!"

비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혔지만 요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노형원을 주시했다.

햇빛이 그의 뒤에서 비춰 들어왔다. 그는 마치 눈 부신 빛 속에 감싸진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본인은 얼굴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다.

요영은 그가 자신의 미래도 그리고 그 자신도 다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앉으세요."

그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손짓했다.

이런 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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