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어? 다들 어디 간 거야?”윤설아는 머리가 멍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가 비틀거리며 뒤로 두발 물러났다. 텅 빈 병실을 보니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마침 간호사가 지나가자 다짜고짜 간호사의 멱살을 잡아당겼다.“여기에 입원해 있던 사람 어디 갔어?”간호사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퇴, 퇴원했어요.”“퇴원했다니? 언제 퇴원한 건데, 어떻게 퇴원한 건데 다 죽어 간다고 하지 않았나? 어떻게 퇴원할 수가 있지? 그리고 퇴원하는데 왜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거야? 누가 퇴원해도 된다고 허락했어?”윤설아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벌게진 두 눈으로 간호사의 멱살을 잡은 손에는 힘이 더 들어갔다.겁에 질린 간호사가 오들오들 떨며 대답했다.“저, 저도 몰라요!”“설아야, 설아야......”그녀의 전화를 받은 요영이 이제야 도착했다. 간호사의 멱살을 잡고 화를 내는 딸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이게 뭐 하는 짓이야.”겨우 윤설아 손에서 벗어난 간호사가 겁에 질린 채 황급히 도망갔다.윤설아가 떨리는 손으로 윤백건의 병실을 가리키며 말했다.“엄마, 윤백건이 퇴원했대. 어떻게 말 한마디도 없이 퇴원할 수가 있지? 말도 안 돼! 다 죽어가는 사람이 퇴원하다니! 장례식장에 실려 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어떻게 멀쩡히 퇴원할 수가 있지?”윤설아는 간호사가 한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설아야, 진정해. 분명 뭔가 잘못되었어. 네가 보낸 사람들은?”요영도 사실 이 광경에 많이 놀랐다. 하지만 딸 앞에서 나잇값을 못 하면 안되니 애써 침착하며 생각했다.“몰라. 아무런 소식도 없었어. 아마, 다들 날 배신한 거겠지.”윤설아의 두 눈이 초점을 잃었다. 지금처럼 이렇게 머리가 복잡해진 것도 처음이다.‘어떡하지. 윤백건이 퇴원했어. 이제 더 이상 그를 손에 쥐고 주무르며 회사 경영권을 달라고 할 수 없어. 지금껏 모두 윤백건의 계략이었구나. 윤소겸이 자수를 한 일이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유서를 공증한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