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231 - 챕터 2240

2452 챕터

제2231화

통화 종료 후 주효영은 불안한 마음으로 프레드를 훔쳐보았다.효영이 정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기보다는 조직에서 괜한 의심을 한다는 생각에 더 치우쳤으나 임상언의 말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투명 약이라고?”역시 프레드는 키워드를 딱 찾아냈다.프레드의 관심사를 마침 불러일으킨 듯 흥미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효영은 다급하게 말을 덧붙였다.“아닙니다. 사실 투명 약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는 상언을 컨트롤해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상언이 그곳에 잠복해 저에게 정보를 공유하려면 김서진에게 들통이 나면 안 되니 그런 변명거리를 만들어낸 건데 이렇게 속을 줄은 몰랐습니다.”이렇게 허무맹랑한 말을 믿다니 어이가 없었다.“정말 존재한다면 반드시 프레드 님께 가져다드리겠습니다.”효영은 프레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에 뻔했으므로 빠른 변명으로 자신에 대한 의심을 지우게 했다.처음부터 자신을 백 퍼센트 믿는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의심이 골이 깊어질수록 프레드의 옆에서 제 꿈을 이루는 게 불가능해졌다.“그래?”프레드는 효영을 위아래로 살피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통화 내용은 그렇지 않던데.”“그건 상언의 정신이 온전치 않아 그렇습니다.”효영이 빠르게 대답했다.“그 녀석의 정신이 온전치 않다면 고지호 교수라는 사람도 마찬가지인 건가? 왜 실험에서 투명 약의 존재를 발견했다고 하는 거지?”프레드의 눈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애초에 효영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그들이 무능력한 것일까, 아니면 자네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걸까?”“주효영, 자네가 총명하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네. 하지만 내 앞에서 머리를 굴리다가는 불구덩이로 빠지고 말 거야.”프레드는 경고이자 협박했다.만약 정말 투명 약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모든 게 손쉬워질 것이다.투명해진다면 모든 걸 해낼 수 있고 복잡하던 문제도 편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듣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어왔는데 효영은 이게 거짓이라고 말했다.그런데 왜 하필 변명거리를 만들어도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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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2화

“자네 진심인가?”프레드가 눈썹을 찡그리고 마침내 약간의 흥미를 보였다.“제가 해내지 못한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습니다.”주효영이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다면 프레드는 다시 효영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프레드의 표정이 조금 풀렸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좋아! 그럼 다시 기회를 한번 주지. 사람을 시켜 인적 사항을 가지고 오라고 할 테니 기다리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명 약의 유무를 막론하고 난 결과만 보겠네!”프레드의 시선이 날카롭게 효영을 향했다.효영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크게 주억거렸다.“그리고...”문을 나서던 프레드가 다시 몸을 돌려서더니 조금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그 투명 약이라는 건 정말 가능성이 없는 건가?”“그게...”효영은 깜짝 놀라 말을 얼버무렸다. 돕겠다고 말했으니 투명 약에 대해서는 다시 말을 꺼내지 않을 줄만 알았다.“긴장하지 말게. 지금까지 없었다고 해서 앞으로 없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 않나? 자네가 만들어낼 수는 있는가?”프레드는 호기심이 가득한 말투로 물었으며 기대가 가득해 보였다.투명 약의 제조는 난이도가 극악이었으며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으나 효영은 프레드의 면전에 이런 말을 할 자신이 없었다.프레드가 화가 나 말을 바꾸기라도 할까 봐 효영은 꾸역꾸역 머리를 끄덕였다.“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니 시도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좋아!”프레드가 원하는 게 바로 이 말이었다. 드디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프레드가 말했다.“그럼, 어디 한번 기대해 보겠네!”프레드는 어느새 다시 효영의 앞으로 걸어와 다정한 눈빛으로 말을 시작했다.“주효영, 자네에게 좋은 기회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네. 본인의 능력에 자신도 있어 한다는 걸 알고 있어. 며칠 전 자료를 통해 실력을 검증해 보았네. 하지만 나는 과거보다는 현재, 그리고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니 어디 한번 증명해 보이게. 알겠나?”이보다 더 직설적일 수는 없었다. 효영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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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3화

다른 한편, 저택에서. 김서진은 한쪽 귀에 꽂은 작은 이어폰을 빼며 원철수를 바라보았다.철수는 잔뜩 긴장한 표정을 물었다.“어때?”“말했어.”서진은 짧은 한마디에 결과를 담아냈다.고지호 교수가 새벽부터 수고스럽게 다녀간 것도 모두 이 판을 짜기 위해서였다. 임상언이 물어볼까 확인해 보려는 것이었는데 과연 예상대로였다.대화속에서 서진은 대충 상황을 눈치챘다. 아이 때문에 상언이 주효영에게 타협한 것이었다.아예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으나 납득이 되지 않았다.대체 왜 지금 이런 상황에서 효영을 믿는 건지 말이 안 되었다. 대체 왜 효영이 임남을 찾을 거라고 확신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서진은 당장이라도 쫓아가 상언의 멱살을 잡고 묻고 싶었으나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이미 짜놓은 판에 상언이 그들의 잘못된 정보를 계속해서 그쪽으로 흘려주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상언에게 이유를 묻는다면 어렵게 짜놓은 판이 깨져버렸다.한숨을 내쉰 서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매만졌다.서진의 안타까운 마음을 느낀 철수가 어깨를 두드렸다.“너무 속상해 마. 인간이라는 건 원래 복잡한 거야.”“그것 때문에 속상한 게 아니야. 다만 마음이 조금 어지러워서 그래.”서진은 고개를 저었다.“대체 상언은 왜 이렇게 효영을 믿는 걸까?”“글쎄, 설마 콩깍지라도 씐 걸까?”철수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다.요즘 날씨도 우중충한데 상언의 일로 분위기가 한층 더 어두워졌다.철수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지만, 서진은 여전히 굳은 얼굴을 유지했다.“그래, 농담이라도 해본 거야. 상언이 효영처럼 악독한 여자를 마음에 품을 리가 없...”철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진이 갑자기 말했다.“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뭐라고?”철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서진의 말대로라면 상언이 효영을 마음에 품었다는 건데, 그건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효영은 미모면 미모, 몸매면 몸매, 빠지는 게 없었다. 아이큐도 높은 여자였지만 속이 검은 사람이었다.그 어떤 미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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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4화

“아니? 그 말에도 일리가 있어.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해서는 안 될 것 같아.”김서진이 다급하게 원철수에게 말했다.“철수 네가 새로운 점을 발견한 것 같아!”“???”철수는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서진을 바라보았다.“그러니까 콩깍지가 씌었다는 그 말에 일리가 있어.”철수의 의문에 서진이 설명을 보탰다.철수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내 말 좀 들어봐요. 주효영이 진정기 부장님께 사용했던 약이 그때는 실패했지만 어쩌면 그 후로도 연구를 멈추지 않았을 수도 있어. 그러니 손에 비슷한 약물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추측하던 서진이 감정에 북받쳐서 했다.그제야 철수도 서진의 가능성에 대해 이해했다.“그러게. 그렇다면 아예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야.”철수도 점점 이해되었고 고개를 끄덕였다.“투명 약보다는 그게 더 가능성이 있긴 하지. 예전에도 비슷한 약물이 존재하기도 했었고.”“그뿐만 아니라, 역사 고서적에도 비슷한 약물에 대한 기재가 있어. 그러니 상언이 효영의 약물에 컨트롤 당한 게 분명해. 몸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가 없었던 거야!”말할수록 철수도 흥분에 겨워했다.자신이 대수롭지 않게 뱉어낸 말이 어쩌면 사실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탄복했다.“그래. 바로 그거야.”서진도 말을 보탰다.“정신을 컨트롤했으니 효영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거지. 투명 약 같은 건 그저 우리를 속이려고 지어낸 거고.”“맞아. 서둘러 고지호 교수님께 알려야겠어!”철수가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이건 아주 큰 발견이었다. 투명 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이기도 했고 효영이 어떻게 갑자기 사라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다. 또한 상언이 왜 효영의 말을 듣게 된 건지에 대한 의문도 풀리게 되었다.다만 상언의 컨트롤을 푸는 건 번거로운 일이었다.진정기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고 또 여러 가지 상황에 있어 효영의 계획대로 넘어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효영이 성공을 했고 컨트롤 해제가 난제로 남았다.“그동안 상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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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5화

“나야.”임상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원철수와 김서진은 서로 멍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왔다.마치 다른 사람 몰래 나쁜 짓을 벌이다가 현장에서 들킨 기분이 들었다.비록 나쁜 짓은 아니었지만 몰래 상언에 대해 의논을 하는 건 맞았다.서진은 철수를 향해 긴장하지 말라며 눈짓을 줬고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다.“무슨 일이야?”문 앞에 선 상언은 조금 피곤해 보였는데 눈에는 실핏줄이 서 있었고 잠을 설친 것 같았다.안을 들여다보며 상언이 물었다.“철수도 안에 있는 거지?”서진이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그래.”“그럼 나 안으로 들어간다?”상언은 미간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이렇게 당당하게 나오는 상언을 서진은 되려 거절할 수가 없었다. 오늘 상언이 조금 이상해 보이긴 했으나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이 안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몸을 비켜주었다.“들어와!”두 사람이 나란히 방 안으로 들어서고 이제 문을 닫을 필요가 없었다. 서진이 의자를 하나 끌어오며 말했다.“앉아.”그러나 상언은 앉지 않고 테이블 옆으로 서서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지금 내 얘기하고 있었던거지?”“...”두 사람의 침묵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큼큼...”주먹을 질끈 쥐던 철수가 연신 기침을 해댔다.그러자 서진은 솔직하게 말했다.“그래.”상언이 직접적으로 물어오는데 숨길 것도 없었다. 그리고 상언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나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던 거야?”상언이 계속 물었고 오늘따라 이상하게 느껴졌다.“우리가 너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는 걸 너도 눈치챘잖아. 우리가 대체 무슨 얘기를 했을지는 너도 알 것 같은데.”서진은 대답하는 대신 질문을 다시 상언에게 돌렸다.상언은 조금 쓴웃음을 지었다.“그래, 넌 똑똑하니까 내 질문에 바로 넘어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이 질문의 의도가 뭐야?”서진의 질문에 상언은 억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그게... 큼큼... 다들 진정하고.”철수가 분위기를 애써 돌리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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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6화

김서진은 임상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우뚱했다.‘일부러 방까지 찾아와 자신이 주효영을 풀어준 게 맞다는 말을 하려는 건가?’‘약물 컨트롤 당한 게 아니었어? 그게 아니라면 대체 왜 효영의 말을 들은 거지?’‘혹시 우리의 추측이 틀린 건가? 진심으로 효영과 협력하고 싶었던 거야? 그럼, 지금은 무슨 상황인 거지? 면전에 대고 관계 파열을 신청하는 건가?’이해가 가지 않는 서진과 원철수를 두고 상언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내가 일부러 효영을 풀어준 게 맞아.”“효영은 나한테 최면을 걸었어.”상언이 말을 이었다.“최면이라고?”이건 두 사람 모두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약물이라는 추측을 했어도 최면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리고 이 단어를 들은 순간 철수는 모든 게 아귀가 맞아떨어짐을 느꼈다. 약물보다도 최면이 더 가능성이 컸다.“그래 최면이야.”상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약물도 함께 사용했을지는 모르겠어. 약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최면은 맞아. 그래서... 그냥 풀어줬어.”철수는 눈을 깜빡이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지 귀를 의심했다.그래서 다급하게 상언의 말을 자르고 물었다.“잠깐만, 잠깐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 있는 거야? 효영이 너에게 최면으로 컨트롤하려고 했는데 넌 그냥 풀어준 거라고?”철수가 상언의 말을 되풀이해 다시 물었고 상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말이야 방귀야? 대체 제어 당했다는 거야, 아니야? 아니 혹시 지금도 최면 상태인 거야?”철수는 말하면서 상언의 면전에 대고 핑거 스냅을 했다.영화나 책에서는 이렇게 최면을 풀었다. 설마 이것도 소용이 없는 건가?서진이 빠르게 철수의 손을 당겨오며 상언에게 물었다.“그러니 최면에 성공한 게 아니란 말이지?”서진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지금 상언의 상태를 보며 확신했다.상언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그래.”“그런데 넌...”철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진이 입을 열었다.“상언은 일부러 그런 거야!”“?”상언이 착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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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7화

“왜 내가 주효영의 최면에 넘어가지 않았는지 묻고 싶은 거지?”임상언은 김서진의 물음을 눈치채고 먼저 말을 꺼냈다.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원철수도 이게 궁금했었다.상언이 최면에 걸린 게 아니라 연기를 한 거였다면, 대체 효영은 왜 제 최면이 성공했다고 자신할 수 있었을까?“우연이 겹쳤다고 할 수 있지. 평소 내가 불면증에 시달린 걸 다들 알고는 있지? 요즘이 일이 바빠 잠자는 시간도 규칙적이지 않고 잠에 든다고 해도 얕은 잠을 잤었어. 이제 시중의 수면제는 모두 먹히지 않는다고.”잠시 숨을 고른 상언이 말을 이었다.“많은 의사과 최면사를 만나봤었어. 처음에는 최면이 조금 먹히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최면에도 항체가 생긴 건지 아니면 무의식에서 저항하는 건지 잠을 잘 수 없게 되었어.”“임남이 옆에 있는 동안에는 잠을 잘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통...”끝말을 맺지 않아도 두 사람은 상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아들이 실종된 지 오래되었고 위험한 사람에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일반인들도 잠을 설칠 텐데 예민한 상언은 아예 잠에 들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어쩐지 그동안 안색이 초췌하고 눈에는 실핏줄이 많아졌다.이제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다.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특이한 체질로 효영의 최면이 먹히지 않았다는 건 이해가 되었어. 하지만 효영은 이를 알지 못하고 성공한 거로 착각한 거지? 그래서 효영의 의도대로 움직인 거고.”“그래!”상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처음에는 효영도 의심하더라고. 그래서 물건을 가지고 오라는 둥 작은 테스트를 해보았어. 효영은 점점 최면에 성공한 줄로 확신했고 나는 효영의 말이면 모두 들어줬어.”“그랬던 거였어!”철수가 무릎을 내리치며 말했다. 예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끼긴 했었다. 하지만 너무 사소한 일이라 의심하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 알려주는 거야? 정말 너무해!”철수가 상언을 향해 말했다.“우리가 사실을 알고 효영을 찾지 않아 의심을 불러올까 알리지 않았다는 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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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8화

임상언은 김서진과 원철수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원망하거나 나무라지 않았다.두 사람이 잘못한 건 없었다. 다만 의심을 받고 배척되는 기분이 별로였다.상언이 바보도 아니고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두 사람에게 털어놓고 진실을 밝혔다.“화나지 않았다면 다행이고!”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서진은 최근 들어 상언이 달라진 게 느껴졌다. 아들을 잃어버린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감정에 치우쳐 판단이 흐려지지는 않았다.“고 교수에게 주효영의 일을...”철수는 말하다가 점점 이상한 점을 느꼈다.상언이 철수의 말을 잘랐다.“일단 고 교수가 투명 약이 실제 존재한다며 여기까지 찾아온 건 나 들으라고 한 말이잖아. 내 반응을 테스트해 보려고 안 그래?”“그렇지.”철수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상언이 트집을 잡지도 않았고 두 사람은 잘못한 것도 없었으나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그러니 이 정보를 효영에게 흘린 것도 잘못된 건 아니네!”상언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리고 고 교수의 신분은 비밀로 유지해야 해. 우리가 고 교수라고 부른다면 사람들은 그게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지 못할 거야. 아마도 의사거나 연구자이겠거니 생각하겠지.”“각 나라에 비밀 부서가 있고 비밀 유지를 아주 잘한다고 해도, 지금 이 시대에 비밀 부서가 있다는 걸 모르는 나라가 어디 있겠어? 그러한 비밀은 그저 일반인들에게 숨길뿐이지.”그 말은 조금 일리가 있었다.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상의 없이 진행된 일이지만 이번엔 네가 한 일이 옳았다고 생각해.”“정보를 흘려 효영의 의심을 풀게 하고 나를 여전히 컨트롤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했으며, 우리 쪽에서 의심하지 않고 있으니 되려 자신에 대한 의문이 들 거야.”“뭐 투명 약?”철수가 고개를 저었다.“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의약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가 그런 소리를 믿겠어?”“그럴지도 모르지!”상언은 그 의견에 반대표를 던졌다.“주효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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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9화

이번에도 원철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철수는 마른기침을 한번 하고 임상언을 바라보았다.“그럼 이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우린 계속 모르는 척하고 넌 계속 제어 당한 척하려고?”철수는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을 굴렸으나 정답을 찾지 못했다.지금 상황이 너무 꼬여버려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몰랐다.일단 의학적으로 본다면, 그 어떤 병도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하면 해결을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체 무슨 상황인 건가? 모든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하나를 손대면 나머지가 와르르 무너져버렸다.그래서 이 질문은 김서진에게로 넘어갔다.서진은 조금 앓는 소리를 냈다.“당분간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할게. 넌 아무 말 하지 않았고, 우린 널 의심하고 있으며... 주효영은 널 제어하고 있는 거야.”서진의 의도는 아주 분명했다.그 말에 상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 역시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자신이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계획을 망칠까 솔직하게 말한 것이었다.오늘 이 자리를 빌려 사건이 아직 그렇게 엉망인 건 아니며 또한 자신도 둘의 생각만큼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밝혔다.하지만 자신의 계획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효영이 최면이 실패했다는 걸 알아차릴 리는 없겠지?”서진은 조금 걱정이 되어 재차 물었다.상언의 표정이 아주 굳건했다.“그건 걱정하지 마. 절대 들켰을 리가 없어. 약물이랑 최면을 같이 진행한 거라...”말을 끝내기도 전에 철수가 얼굴을 굳히더니 손목을 덥석 잡았다.철수가 한껏 긴장한 모습에 서진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다만 상언 본인은 여전히 대수롭지 않다는 듯 덤덤한 얼굴이었다.“맥이 조금 이상해. 이틀 전 맥을 잡겠다고 했을 때 피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어?”철수는 바로 며칠 전 상언의 이상 증세를 떠올렸다.상언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부정은 하지 않았다.“네가 너무 예민하게 굴어서 애써 자연스레 핑계를 대며 자리를 피했는데 그래도 들켜버렸네.”“그땐 이미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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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0화

“중독인 것 같지 않지만, 맥이 정상은 아니야. 몸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 그 실험실에 나온 물건이 정상일 리가 없잖아. 조금 이상한 건 맞지만 다행인 건 목숨에 영향을 끼칠 건 아니야.”잠시 뜸을 들이고 원철수가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당분간은 너 안 죽어.”철수는 솔직하고 숨기는 것 없이 말을 뱉었다.“그러면 됐어.”임상언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애초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 같았다.“당분간 안 죽으면 됐지, 뭐.”“뭐가 됐다는 거야? 당분간이 괜찮다고 앞으로 멀쩡하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 많은 약물은 천천히 발작해. 특히 실험실에서 나온 약물이 정체가 뭔지 알고?”철수가 조금 화를 내며 말했다. 철수는 약물 중독을 몸소 느껴본 적이 있었다.그러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 산업을 보며 화가 났다.상언은 약물 중독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동안 부작용을 겪은 사람이 본인이 아니니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철수의 생각과는 달리 상언은 그런 마음가짐이 아니었다.상언은 미소를 지은 채로 손을 휘휘 저었다. 비록 얼굴에는 피곤함이 많이 묻어났지만, 여전히 굳세어 보였다.“난 죽는 게 두렵지 않아. 당분간 괜찮으면 됐다는 말은, 요즘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임남이만 구해낸다면 약물이 발작한다고 해도 괜찮아.”“정말이야, 난 괜찮아!”상언의 목소리는 아주 평온했다. 마치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느껴졌다.철수는 이런 산업을 보며 코끝이 시려왔다.그제야 상언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목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들을 구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너 바보야? 이렇게 한다고 해도...”말이 입가에 맴돌았지만, 철수는 입 밖으로 뱉을 수 없었다.상언이 아들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얼마나 많이 무너졌는지 다 곁에서 지켜봤었기에 구할 수 없을 거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다 큰 성인이 이성을 잃고 통곡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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