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33화

다른 한편, 저택에서. 김서진은 한쪽 귀에 꽂은 작은 이어폰을 빼며 원철수를 바라보았다.

철수는 잔뜩 긴장한 표정을 물었다.

“어때?”

“말했어.”

서진은 짧은 한마디에 결과를 담아냈다.

고지호 교수가 새벽부터 수고스럽게 다녀간 것도 모두 이 판을 짜기 위해서였다. 임상언이 물어볼까 확인해 보려는 것이었는데 과연 예상대로였다.

대화속에서 서진은 대충 상황을 눈치챘다. 아이 때문에 상언이 주효영에게 타협한 것이었다.

아예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으나 납득이 되지 않았다.

대체 왜 지금 이런 상황에서 효영을 믿는 건지 말이 안 되었다. 대체 왜 효영이 임남을 찾을 거라고 확신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진은 당장이라도 쫓아가 상언의 멱살을 잡고 묻고 싶었으나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이미 짜놓은 판에 상언이 그들의 잘못된 정보를 계속해서 그쪽으로 흘려주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상언에게 이유를 묻는다면 어렵게 짜놓은 판이 깨져버렸다.

한숨을 내쉰 서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매만졌다.

서진의 안타까운 마음을 느낀 철수가 어깨를 두드렸다.

“너무 속상해 마. 인간이라는 건 원래 복잡한 거야.”

“그것 때문에 속상한 게 아니야. 다만 마음이 조금 어지러워서 그래.”

서진은 고개를 저었다.

“대체 상언은 왜 이렇게 효영을 믿는 걸까?”

“글쎄, 설마 콩깍지라도 씐 걸까?”

철수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다.

요즘 날씨도 우중충한데 상언의 일로 분위기가 한층 더 어두워졌다.

철수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지만, 서진은 여전히 굳은 얼굴을 유지했다.

“그래, 농담이라도 해본 거야. 상언이 효영처럼 악독한 여자를 마음에 품을 리가 없...”

철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진이 갑자기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뭐라고?”

철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진의 말대로라면 상언이 효영을 마음에 품었다는 건데, 그건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효영은 미모면 미모, 몸매면 몸매, 빠지는 게 없었다. 아이큐도 높은 여자였지만 속이 검은 사람이었다.

그 어떤 미모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