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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0화

“중독인 것 같지 않지만, 맥이 정상은 아니야. 몸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 그 실험실에 나온 물건이 정상일 리가 없잖아. 조금 이상한 건 맞지만 다행인 건 목숨에 영향을 끼칠 건 아니야.”

잠시 뜸을 들이고 원철수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너 안 죽어.”

철수는 솔직하고 숨기는 것 없이 말을 뱉었다.

“그러면 됐어.”

임상언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애초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 같았다.

“당분간 안 죽으면 됐지, 뭐.”

“뭐가 됐다는 거야? 당분간이 괜찮다고 앞으로 멀쩡하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 많은 약물은 천천히 발작해. 특히 실험실에서 나온 약물이 정체가 뭔지 알고?”

철수가 조금 화를 내며 말했다. 철수는 약물 중독을 몸소 느껴본 적이 있었다.

그러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 산업을 보며 화가 났다.

상언은 약물 중독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동안 부작용을 겪은 사람이 본인이 아니니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수의 생각과는 달리 상언은 그런 마음가짐이 아니었다.

상언은 미소를 지은 채로 손을 휘휘 저었다. 비록 얼굴에는 피곤함이 많이 묻어났지만, 여전히 굳세어 보였다.

“난 죽는 게 두렵지 않아. 당분간 괜찮으면 됐다는 말은, 요즘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임남이만 구해낸다면 약물이 발작한다고 해도 괜찮아.”

“정말이야, 난 괜찮아!”

상언의 목소리는 아주 평온했다. 마치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느껴졌다.

철수는 이런 산업을 보며 코끝이 시려왔다.

그제야 상언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목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들을 구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너 바보야? 이렇게 한다고 해도...”

말이 입가에 맴돌았지만, 철수는 입 밖으로 뱉을 수 없었다.

상언이 아들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얼마나 많이 무너졌는지 다 곁에서 지켜봤었기에 구할 수 없을 거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 큰 성인이 이성을 잃고 통곡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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