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가 화를 버럭 냈다!“한소은은 지금 죽으면 안 돼!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려 내! 아니면 너희들 모두같이 묻어버릴 거니까!”프레드의 말은 농담도, 협박도 아니었다.소은을 살리지 못한다면 의사들을 남길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애초에 각종 데이터를 연구하고, 여왕과 소은의 몸 건강을 체크해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작업을 했었다.프레드는 가장 완벽한 결과만이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성공이 임박하고 거의 손에 넣을 것 같았는데, 소은이 곧 죽는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프레드는 절대 그 말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멀쩡하던 사람이, 이렇게 엄격한 감시 아래에서 갑자기 죽는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어제 소은이 뭘 먹었는가?”여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프레드는 경호원에게 다가가 물었다.경호원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평범한 세 끼를 드셨고 외부인의 출입도 없었으므로 다른 음식을 드신 건 없습니다.”“그러면 이상하지.”프레드가 다시 몸을 돌려 의사에게 걸어갔다.“지금은 어떤가?”“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심박수가 느리지만 멈추지는 않았으므로 지금 상황을 보면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상태는... 아주 안 좋습니다.”의사가 결론을 내렸다.프레드는 한숨을 내쉬며 걸어가 옆에 선 의사를 모조리 밀어냈다.그리고 소은의 어깨를 잡고 무섭게 소리 질렀다.“한소은! 대체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정말 미친 거야?”“네가 죽으면 모든 게 끝이 날거라고 생각해? 꿈 깨! 네 목숨도 내 손아귀에 달렸으니까! 넌 죽고 싶어도 내 허락 없이 죽지 못해!”프레드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들었어?”소은은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프레드가 아무리 흔들어도 눈꺼풀 한번 움직이지 않았다.손을 풀자, 소은은 다시 침대 위로 털썩 누웠고 프레드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차가운 얼굴로 의사에게 말했다.“살려 내! 수단과 방법을 막론하고 살려내라고! 전기 충격기든지 약물이든지 그 어떤 방법을 대서라도 살려내,
방에서 나온 프레드의 기분은 바닥을 쳤다.화가 잔뜩 난 채로 곧장 여왕의 방으로 향했는데 거의 앞에 다 와서는 잠시 멈춰서서 생각하다가 다시 몸을 돌려세웠다.비록 사람을 시켜 로사 왕자를 지켜보라고는 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은 이 골칫덩어리가 갈 때까지 참아보려 했다. 여왕이 정말 이곳에 있고 그것도 프레드에 의해 갇혀 지냈다는 걸 알아버린다면 그건 큰 죄였다.솔직히 말해 지금 로사 왕자와 겨룬다고 해서 패할 확률이 높은 건 아니었으나 지금 이 시쯤에서 일을 크게 벌일 필요는 없었다.그래서 프레드는 로사 왕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프레드가 심어놓은 사람이 아직도 그곳을 지키고 있었고, 눈빛으로 로사 왕자가 여태껏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걸 전해 받았다.조금 안심한 프레드가 문을 두드렸다.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건 아까 한소은의 일처럼 좋지 않은 예감이었다.인상을 찌푸린 프레드가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왕자 폐하, 접니다. 급하게 의논한 일이 있습니다.”방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게, 마치 방안에 사람이 없는듯싶었다.프레드는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의 부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부하는 억울하다는 표정에 절대 왕자가 방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마른기침을 몇 번 하고 프레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왕자 폐하, 왕자 폐하? 그럼... 들어가겠습니다.”말을 마치고 프레드는 제멋대로 문손잡이를 돌려 안으로 들어섰다.문을 열자마자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프레드, 네가 감히?”프레드는 식은땀이 흘렀고 바로 허리를 숙였다.“왕자 폐하, 죄송합니다. 일부러 방에 들어가려고 한 게 아니라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걱정이 되어 그만...”“그래서 뭐? 그렇다면 내 허락 없이 마음대로 방안을 들어가도 된다는 말이냐?”프레드가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프레드는 허리에 큰 타올을 둘렀고 머리카락에는 물이 뚝뚝 떨어졌으며 마치 금방 샤워를 마친 모습 같았다. 몸 위로 뜨거운 김이 모
“사실 여왕 폐하의 소식을 전해 들은 게 있습니다.”프레드의 말 한마디에 로사 왕자는 허리를 세우고 얼굴을 굳혔다.“여왕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네.”프레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여왕 폐하께서 이곳을 찾으신 적이 있습니다. 떠나시기 전 저한테 가실 곳을 알려주셨습니다. 하지만...”“자네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로사 왕자가 뒷말을 길게 늘였고 무언의 위압감이 느껴졌다. 로사 왕자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게 느껴졌다.“아니, 자네가 뭘 안다는 건가?”로사 왕자는 냉소를 터뜨렸다.“프레드, 자네는 간덩이가 부은 모양이군. 전에 자네가 나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두 잊었는가?”프레드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왕자 폐하를 속이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도 사정이 있었습니다. 여왕 폐하께서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그러니 자네의 말은 내 어머니가 가는 곳을 알려주고 나한테는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말인 건가?”앞뒤 말을 이해하고 로사 왕자는 편하게 소파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프레드를 위아래로 살피며 진실인지 떠보았다.“네.”프레드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떠나시기 전 이 일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고 비밀을 꼭 지켜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떠나신 후에는 아무 사람에게도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한테도 연락하지 않는 걸 보아 왕자 폐하께 숨기고 싶은 것으로 추측해 지금까지 비밀을 지켰습니다.”“그런 비밀이 있다고?”로사 왕자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왜 지금은 말하려는 건가? 그러면 내 어머니와의 약속을 어기는 게 아닌가?”로사 왕자의 말에 가시가 돋쳤다.프레드는 인상을 찌푸린 채로 두 주먹에 힘을 불끈 주고 앞으로 걸어갔다.“왕자 폐하의 말이 맞습니다. 저는 여왕 폐하와의 약속을 어길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왕님께서 어쩌면 위험에 봉착한 게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뭐라고?”그 말을 들은 로사 왕자가 순식간에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방금까지 건들거리던
“왕자 폐하, 화가 많이 나신 걸 알고 있으며 여왕 폐하의 안위가 걱정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여왕 폐하의 행방을 찾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여왕 폐하께서 무사히 돌아오신다면 어떤 처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이건 확실히 제 직무 유기라는 것을 인정합니다.”프레드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잘못을 회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찾을지를 말해보거라.”이런 프레드를 로사 왕자는 아주 침착하고 냉철한 얼굴로 바라보았다.프레드는 미리 준비해 온 멘트를 전했다.“사람을 시켜 여왕 폐하를 찾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빠르게 찾을수록 여왕 폐하의 안전이 확실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그러니 나더러 H국에 연락하라 이 말인 것이냐?”로사 왕자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고 프레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닙니다! 이건 절대 H국에 알려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으며 많은 사람이 이 소식을 전해 듣는다면 여왕 폐하께서 위험해지실 겁니다.”“H국에 알리지 않고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니? 프레드, 여기가 우리 구역이고 우리나라인 줄 아는 것이냐? H국에서 네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것 같으냐!”로사 왕자가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프레드는 떨린 심장을 어루만지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왕자 폐하, 지금 이 상황이 납득이 되지 않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여왕 폐하에게 닥칠 위험이 더 큽니다. 게다가 여왕 홀로 H국으로 간 걸 H국 쪽에서 알게 된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물론 다른 나라들이 보는 입장에도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그러니 절대 H국 쪽에는 비밀로 해두고 우리가 조용히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프레드가 말을 마쳤다.“핸드폰 추적은 안 되는 건가?”로사가 탁자의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이미 의뢰했으나 신호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여왕 폐하께서 가신 곳이 비교적 외진 곳이다 보니 마지막으로 연락을 한 후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더 외
“어떻게 찾을지 똑바로 말하거라.”로사 왕자는 프레드를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믿을만한 사람을 시켜 조용히 알아보려 합니다. 여왕 폐하와 사이가 가깝고 설득할 수 있는 분이면 더 좋습니다.”프레드는 로사 왕자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레 말했다.“여왕 폐하를 찾는다고 해도 여왕 폐하께서 돌아오지 않으려고 하시면 그것도 문제 아니겠습니까?”로사 왕자는 들으면서 작게 고개를 주억거렸다.“그러니 자네 말대로 하면 가장 적합한 사람이 나라는 거네?”“왕자 폐하요?”프레드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바로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왕자 폐하가 가장 적합한 사람인 듯싶습니다.”“왕자 폐하께서 이곳을 찾은지 시간이 꽤 지났고 대외적으로 귀국하셨다고 전한다면 의심하지 않을 것이며 조용히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왕 폐하를 만나신다면 오직 왕자 폐하께서 설득하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만약 설득에 실패한다고 해도 왕자 폐하가 강제로 여왕님을 모시고 돌아오시면 됩니다. 그렇게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못할 겁니다.”프레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마치 자신의 말이 논리적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왕자 폐하,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프레드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로사 왕자를 바라보았다.“그렇다면 왕자 폐하께서 수고스럽게 먼 곳을 다녀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위험하긴 하지만 여왕 폐하께서 이 사실을 아신다면 감동하실 게 분명합니다.”로사 왕자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프레드를 향해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다.“들으면 들을수록 자네가 이미 계획해 둔 일이라는 느낌이 드는군.”“그럴 리가요, 왕자 폐하! 왕자 폐하께서 먼저 이 제안을 하셨고 저는 이 제안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입니다. 왕자 폐하께서 가시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이해가 됩니다. 가는 길이 고달프고 힘들 것이며, 여왕 폐하의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왕자 폐하까지 길을 떠난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한숨을
로사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아무도 날 원망할 리가 없지! 프레드, 방금 더 적합한 사람이 떠올랐어!”“그게 누군데요?”로사 왕자의 수상한 미소를 보며 프레드는 조금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그게 누구든지 왕자 폐하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왕자 폐하는...”그러나 프레드가 말을 채 완성하기도 전에, 아니 로사 왕자는 말을 완성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프레드!”“???”프레드는 잠시 당황하다가 대답했다.“네, 여기 있습니다.”“그게 바로 자네라고.”로사 왕자가 웃으며 몸을 일으켰고 나른하게 방안을 걸었다.“내 어머니가 가장 믿는 조수이니 자네의 말을 들을 게 분명하지. 그리고 내 어머니를 이만큼 잘 아는 사람은 자네뿐이지 않은가?”“이런 일이 생기길 바라지 않는 마음은 자네도 마찬가지일 테고, 자네가 내 어머니를 많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네. 그렇지 않은가?”로사 왕자의 덤덤한 질문에 프레드는 말문이 막혔고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몰라 했다.로사 왕자는 프레드의 수법을 고스란히 되돌려줬을 뿐이었다. 프레드를 진퇴양난으로 만들었으며 프레드가 차마 여왕이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게 했다.이제 프레드가 여왕이 걱정된다고 말만 하면 일은 술술 풀릴 것이다.“저는...”로사 왕자는 프레드의 대답이 중요한 게 아니었으므로 계속 말을 이었다.“그래, 아무리 내가 가장 적합하다고 해도 만약 어머니를 만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한테 사고라도 생긴다면? 나와 어머니 모두 돌아오지 못하면 정말 큰 일이지 않겠는가?”“왕자 폐하... 저는...”“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몰라 하는군.”로사 왕자는 계속 말을 이었고 프레드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그렇게 된다면 Y 국에는 난동이 벌어질 것이야. 후계자 자리가 비었으니 내 두 동생이 왕위를 두고 경쟁할 것이고 왕손과 방계 가족들까지,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할 수 없어.”“그리고 나와 내 어머니가 H국에서 사고가 생긴다면 두 나라의 사이
프레드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했다.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로사 왕자를 바라보고 있는 프레드의 뇌는 어느새 고장이 났다.프레드는 미리 준비해 놓은 대본대로 로사 왕자를 떠나게 하려 했었다. 로사에게 별다른 사고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그 틈을 타 모든 일을 해버릴 수 있었다.하지만 로사 왕자는 프레드 본인이 떠나라고 지시했다. 게다가 무슨 이유인지 로사 왕자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다.‘아니야,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프레드는 빠르게 변명을 시작했다.“왕자 폐하, 제가 가고 싶지 않은데 아니라...”“오호라, 자네는 가고 싶긴 하다는 말이군.”로사 왕자가 재차 프레드의 말을 잘랐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래, 자네가 내 어머니에 대한 충심이 지극하다는 걸 알고 있네. 역시 소문을 믿는 게 아니었어. 그러니 이번에야말로 자네의 충심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겠는가? 가고 싶다고 하니 어서 떠나게. 여긴 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가장 책임감 있는 두 경호원을 붙여줄 테니 절대 사고가 생기지 않을걸세!”로사 왕자가 말을 멈추지 않았다.“내 어머니를 대신해, 아니 Y 국 국민들을 대신해 감사하다는 말은 전하네.”그리고 손을 뻗어 프레드의 어깨에 묵직하게 힘을 주었다. 그 뜻인즉 프레드의 어깨에 짐을 내려놓겠다는 것이었다.“...”프레드는 무슨 정신으로 왕자의 방을 나섰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귓가에는 왕자의 말이 맴돌았다.“밤이 깊어질수록 사고가 생기기 마련이니 서둘러 떠나게나. 내가 비행기표도 예매하고 노선도 계획해 줄 테니 걱정 말고. H국은 나도 여러 번 다녀와서 대충 길을 알고 있다네. 그러니 걱정하지만 말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시게.”“그리고 외부적으로는 자네가 공적인 일을 하러 간다고 말하겠네.”프레드는 귓가가 윙윙 울렸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흘러가게 되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이상하네, 로사 왕자를 떠나보내려고 벌인 일인데 왜 내가 떠나게 된 거지?’엘리베이터 안에
솔직한 주효영에 프레드는 의외로 화를 내지 않았다.그냥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짓하며 실험실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투명 약은 서두를 필요가 없어. 이건 급해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겠으니, 자네가 할 수 있는 대로 열심히만 하게나.”효영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프레드는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췄다.“지금 더 급한 일이 생겼는데 이것만 잘 처리해 준다면 앞으로 실험실이든 뭐든 해줄 수 있어!”효영은 의아하다는 눈길로 프레드를 바라보다가 바로 눈치채고 물었다.“혹시 최면 말씀하시는 건가요?”프레드가 고개를 끄덕였고 눈치 빠른 효영에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렇네. 이 일은 시간이 아주 촉박하니 서둘렀으면 좋겠는데, 이왕이면 오늘 저녁이면 좋겠어. 할 수 있겠는가?”진지한 얼굴의 프레드는 조금 긴장한 것 같았다.“...”사실 효영은 확신이 없었다.임상언은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계획했고, 상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혀 알지 못하고 대충 자료를 통해 공부한 남자를 최면에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었다.“할 수 있겠어?”어깨를 쥔 프레드의 손에 힘이 들었고 눈빛도 점점 사납게 변했다.효영은 프레드의 눈치를 살피며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네!”만약 효영이 안 된다고 하면 프레드가 당장 자신을 죽일 것 같았다.“그래, 자네의 능력은 내 인정하지. 지금부터 자네는 한소은처럼, 아니 한소은보다도 더 강한 사람이네.”이 말을 하던 프레드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인상을 찌푸렸다.소은보다도 더 대단한 사람이라는 말에 효영은 금세 기분이 좋아졌으나 안색이 어두워진 프레드를 보며 빠르게 물었다.“왜 그러세요?”프레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의문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갑자기 죽어버리는지 알고 있는가?”“?”효영은 프레드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멀쩡히, 건강했던 사람이 신체검사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죽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겠어?”프레드는 생각에 잠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