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51 - 챕터 1960

2452 챕터

제1951화

“열심히 하긴 했지!”임상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으로 주효영의 말을 인정했다.주효영이라는 사람을 그는 아주 싫어했다.주효영은 악랄하고, 속셈도 깊고, 일을 하는 데 밑도 끝도 없고, 마음이 음침한 사람이다.그러나 그녀는 확실히 노력했다.적어도 실험에 대한 노력은 눈에 띄었다.임상언은 항상 실험실에서 밤낮없이 실험을 하는 주효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책을 뒤적거리거나 자료를 찾아보거나, 여태껏 그녀처럼 고생을 하는 여자를 본 적이 없다.“그런데 왜! 하늘은 너무 불공평해!”주효영은 두 손으로 책상 위를 두드리며 마음속의 불만을 표출했다.그녀는 그렇게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지만, 한소은은 아무렇게나 했다.“하지만 노력은 절대적인 재능 앞에 말할 가치도 없어.”임상언이 담담하게 말했다.주효영은 고개를 돌려 임상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놀라움이 묻어 있었다.임상언은 한숨을 푹 쉬며 말을 이어갔다.“맞아, 당신은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고난 재능도 없지 않아 있어. 하지만 타고난 재능도 차이가 있지.”“노력은 확실히 그 차이를 메울 수 있지만 절대적인 재능 앞에서는 이런 노력은 말할 가치도 없어.”사실 아주 오래전에, 그는 이 사실을 알았다.임상언도 힘든 나날을 견뎌낸 셈이다.그는 사업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누구보다 고생을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사업에 재능이 있다고 자인했기 때문에 사업을 이렇게까지 키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업이 커지면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그것을 돌파하기 어려웠고, 한참을 발버둥 쳤지만, 제자리걸음만 했고 하마터면 예전으로 돌아갈 뻔했다.후에 그는 김서진을 만났다.김서진은 한 두 마디 말로 그의 곤혹을 풀었다. 사로는 단번에 열렸고, 곤경에서 벗어났다.나중에 그는 김서진의 생각과 높이가 자신보다 훨씬 높고, 그 생각과 안목은 타고난 차이로 자신이 노력해서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김씨 그룹의 사업 판도 역시 자신이 평생 도달할 수 없는 높이라고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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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2화

“여기에 충성스러운 사람은 없어. 모두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 그러나 적어도 우리의 목적은, 이 실험이 성공할 수 있기 위함이야. 하지만 당신과 한소은은 달라. 당신들은 이 실험을 파괴하려고 온 거잖아. 당신들 말고는 누가 하겠어!”“이런 근거 없는 추측은 전혀 의미가 없어!”임상언은 돌아섰다. 그는 더 이상 주효영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주효영은 정말 그들이 한 짓을 알았을 수도 있고, 혹은 추측으로 임상언이 자기 입으로 말하게 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건 다 시간을 낭비하는 짓이다.“의미가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보스는 버려진 바둑알일 뿐이야. 실험은 성공했고 이제 당신, 나, 보스 모두 버려졌어.”주효영이 갑자기 미친 듯 웃기 시작했다.그녀의 상태는 약간 광기 적이었고, 필사적으로 웃으며 책상에 엎드렸다.살면서 일어난 우스운 일들을 모두 생각해 낸 것 같았다.임상언의 마음에 와닿지 않은 것은 아니다.실험이 성공했고 조직의 목적이 달성되었다.이제 모든 사람은 버림받았다.하지만 임상언은 조직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고 마음속에서 깊은 슬픔이 솟아났다.“네 말대로라면 너나 나나 똑같아. 비웃을 게 뭐가 있어? 이렇게 싸우는 것도 의미가 없지 않나?”임상언은 씁쓸한 말투로 말했다.“그저 서로를 다치게 하는 것일 뿐이야.”이 말을 마치고 임상언은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다만 한 걸음 내디뎠을 때 주효영이 그의 뒤에서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릭이 한소은을 어디로 데리고 갔는지 알아?”“더 높은 보스를 만나러 가는 거겠지.”임상언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한소은은 실험을 성공적으로 해냈어. 위의 사람들이 이렇게 그녀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자연히 만나봐야 하겠지.”“큭큭…….”주효영이 차갑게 웃었다.“당신은 정말 순진해.”“사실대로 말하자면, 이 실험은 완전한 성공한 건 아니야. 아직 마지막 단계가 남아있어. 마지막 단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주효영은 의미심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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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3화

“이거 놓지?”임상언의 손을 내려다보며 주효영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가 얼굴의 웃음을 거두자 표정은 더욱 음흉하게 변했다.임상언의 손가락에 힘이 조금 풀렸지만 완전히 풀지는 않았다.“주효영, 실험의 마지막 단계가 뭔지 분명하게 말해! 실험은 이미 성공한 게 아니야?”임상언은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놓여 있는 컴퓨터를 바라보았다.그는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오랜 시간 실험실에 있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이런 결과가 나온 건 성공한 거잖아!’‘만약 그렇지 않다면, 방금 주효영과 한소은은 왜 성공했다고 말했지?’그의 시선을 따라 주효영은 고개를 돌려 컴퓨터 쪽을 한 번 쳐다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그 실험품을 만들어 내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거야?”“아니야?”임상언의 질문에 주효영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순간 임상언의 손이 풀리며 태도도 느슨해 졌다.“방금 한 그 말, 무슨 뜻인지 말해.”“네가 알고 싶다고 해서 내가 꼭 말해줘야 하는 거야? 우리 그렇게 좋은 사이가 아니잖아?”주효영이 반문했다.두 사람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심지어 원수라고 말할 수도 있다.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크게 원한이 있지는 않다. 실험이 이 정도까지 진행되니 사실 모두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이제 자기의 미래는 알 수 없다.그들은 이 조직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가장 핵심적인 사람들과 접촉하지 못했고, 심지어 어떻게 연락하는지도 몰랐다.그들이 조직에 얼마나 중요한지, 정말 그들을 살려 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주효영.”임상언이 정색하며 말했다.“릭이 한소은을 데리고 갔어. 무엇을 하러 갔는지 우리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거고. 우리는 이 조직에서 개미만도 못한 존재 란 뜻이지.”“넌 정말 능력이 있어. 죽는 게 두렵지 않다는 것도 잘 알아. 하지만…… 네가 이렇게 죽으면 앞으로 더 이상 실험도, 더 이상 주목할 만한 성과도, 세상 사람들에게 너의 이름을 알리지도 못할 거야.”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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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4화

주효영은 임상엄의 말에 남김없이 모든 걸 털어놓았다.그녀의 말을 듣고 임상언은 크게 놀라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주효영은 아차 싶어 급히 입을 틀어막고 자리를 뜨려 했다.순간, 임상언이 빠르게 주효영의 팔을 붙잡았다.“가지 마! 똑바로 말해! 무슨 용기야? 방금 당신이 시험관을 모두 집어 넣었잖아? 근데 무슨 용기란 말이야?”임상언은 주효영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당신이 들은 뜻 그대로야. 난 더 이상 할 말 없어!”그러나 주효영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임상언은 그녀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쉽게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기필코 그녀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내야 했다.“주효영, 방금 네가 다 말했잖아! 비밀을 누설한 네가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무슨 용기인지 제대로 말해!”임상언이 주효영에게 추궁하듯 물었다.주효영은 짜증을 내며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임상언을 바라보았다.“임상언, 당신 정말 바보구나! 여기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으면서 시험품이 된 사람이 적다고 생각해? R16, R13, R18…… 이것들 다 본 적 있잖아! 그럼 내가 말한 건 무슨 용기였을까?”임상언은 어리둥절했다. 이 익숙하고도 낯선 코드 네임을 들으며 머리 속에는 험상궂고 고통스러운 얼굴들이 한 장씩 스쳐 지나갔다.그는 순간 등줄기의 솜털이 곤두서면서 소름이 쫙 돋아나는 것만 같았다.“그 말은…….”“내 말은 스스로 생각하 란 말이야. 알아낼 수 없으면 나도 더는 할 말이 없어!” 주효영은 힘을 주어 그의 손을 뿌리쳤다.“다시 말해서, 당신이 이해하든 말든 결과에 어떤 변화도 없을 거야.”말을 마친 주효영은 그를 다시 한번 쳐다보고 자리를 떠났다.주효영의 뒷모습을 보고 임상언은 쫓아가서 다시 물어보려 했지만 이내 멈추었다.주효영의 말이 머릿속에 울리면서 충격이 매우 커 보였다.이 조직에서 한 실험은 당연히 한소은이 한 것 뿐만이 아니다.다만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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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5화

한소은이 방호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릭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한소은이 도망칠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물론, 여기서 만삭인 그녀가 빠져나가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한소은은 릭을 향해 눈을 뒤집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흥, 재미없군! 도망갈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따라와!”릭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으려 했고, 뒤돌아서서 앞으로 나아갔다.한소은은 느릿느릿하게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가며 그가 들고 있는 상자를 흘겨보며 말했다.“오늘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지? 만약 성공하지 못했다면 날 바로 죽일 생각인 거야?”릭은 대답하지 않았다. 마치 한소은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원래 속도대로 걸어갔다.한소은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우리가 지금 이 조직의 고위층을 만나러 가는 거지? 당신들의 고위층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고, 평소에 어떻게 연락하는 거야? 이곳에 무슨 특별한 연락할 장비가 있는 것을 보지 못한 것 같은데.”“비밀이 새어 나갈까 봐 말을 안 하는 거야? 아니면 조직의 사람들이 당신을 감시하는 건가? 혹시 더 고급스러운 도청 장치가 있기라도 해?”“이번의 시험품의 성능이 불안정해서 실패한다면…….”한소은은 입술을 핥으며 단념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그때 릭이 갑자기 반응했다.그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그녀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나를 화나게 하려고 하지 마.”한소은은 더 이상 그에게 물음을 던지지 않고 그를 바라보며 무고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을 화나게 한다니? 아니야!”그녀를 깊게 쳐다본 릭은 자기 손에 든 것을 내려다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이야! 너는 너무 많은 것을 물어봤어.”이 말은 그녀가 묻는 이런 것들에 대해 릭은 모두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릭이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서서 로봇처럼 걷는 것을 보고 한소은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적어도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줄 수는 있지 않나?”“나도 몰라.”릭이 딱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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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6화

향기에 익숙했던 한소은은 곧 이것이 사람을 잠재우는 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 그녀는 의식을 잃었다.임상언은 차를 몰고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았다.그는 마음이 너무 급해서 그렇게 많은 것들을 생각 할 수 없었다.실험은 성공했지만, 실험실의 다른 사람들은 이런 것을 알지 못했다.그들은 여전히 일상적으로 해야 할 실험을 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았다. 다만 임상언만이 지금 상황이 급박하다는 걸 안다.김서진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으나 그는 받지 않았다. 임상언만 초조해 하며 미쳐 날뛰었다.‘김서진, 이런 중요한 시간에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지금, 이 순간 김서진도 바빠서 전화를 받을 시간이 없다는 걸 임상언은 몰랐다.원청현이 또 발작을 일으켰고 원철수 혼자서 그를 통제할 수가 없었다.김준도 이유 모를 미열이 나기 시작했고 정원의 가사 도우미들도 상황이 악화되었다.밖에서 김서진의 측근이 그들을 지키고 있지만, 이 정원에서 어떤 끔찍한 일들을 겪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임상언은 액셀을 끝까지 밟으며 곧장 회사로 향했다.그는 김서진이 전화를 받지 않아 회사에서 회의를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허탕을 쳤다.김서진이 벌써 며칠째 회사에 나가지 않았고 재택근무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다행히도, 회사 쪽에서 비서를 통해 지금 김서진이 밖에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구체적인 행방은 알 수 없었다.임상언이 김씨 그룹에서 나올 때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가는 것을 보며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지금 김서진이 어디에 갔는지 알 수 없다. 집에도 없는 것은 분명했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지금 한소은은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다. 만약 주효영의 말처럼 한소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임상언은 정말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그가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보니, 김서진의 번호가 번쩍였다. 임상언은 순간 흥분하여 전화를 받았다.“이봐, 드디어 전화를 받았구나!”김서진의 목소리는 약간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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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7화

“하지만 소은 씨가…….”임상언이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애초에 그가 김서진에게 맹세하고 약속했지만, 지금은 한소은이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게다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하니 정말 면목이 없었다.“실험실로 돌아가지 않으면 네가 뭘 할 수 있어?”김서진이 되물었다.“소은 씨를 찾아서 데리고 나올 수 있어?”임상언은 잠시 할말을 잃었다.“나는…….”“이제 실험 기지로 돌아가. 소은 씨는 내가 찾을 테니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을 지키는 거야.”“위험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밖으로 흘러나오지 못하게 해야 해!”김서진이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분노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문제 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감정적인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임상언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 김서진의 말에 대답한 후,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다.“참! 서한은 돌아갔어?”“서한?”김서진이 어리둥절해 되물었다.“몰랐어?”그의 반응을 보니 임상언은 그가 서한의 일을 알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했다.그러나 지금은 그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었고, 연구 기지에서 서한을 만났던 일만 대충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김서진에게 말하지 않았다.김서진이 대답했다.“알았어. 다른 건 나중에 얘기하고, 너는 먼저 실험기지로 돌아가. 곧 사람을 보내 소은 씨의 행방을 찾을 테니. 그리고…… 그쪽에서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나에게 알려줘. 우리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해!”“좋아!”임상언이 말했다.임상언은 그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다.그러나 지금은 백 번 미안하다고 해도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다.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며, 더 이상 조금의 허술함도 없어야 한다.전화를 끊고 김서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외투를 들고 아들을 보러 갔다.김준은 베란다의 작은 의자에 앉아 레고 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김서진은 밖에서 많은 것을 사서 들여보내게 했다.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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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8화

“싫어 싫어!”김준은 작은 손을 흔들며 저항했다.사실 김준은 증조 할머니에게 몇 번 간 적이 없다.항상 엄마 아빠와 함께 갔었다. 아직 어렸을 때여서 증조 할머니 댁은 아주 멀어 몇 번 잠들고 깨기를 반복해서야 도착한다는 것만 기억했다.게다가 그곳은 너무 심심하고 재미도 없었다.증조 할머니의 성격상 어린아이를 잘 달래지 못하니, 김준은 점점 더 재미없게 느껴졌고 증조 할머니를 보면 약간 어처구니없다는 느낌도 들었다.아이의 직관적인 감정은 가장 예민하고 간단했다.만약 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더 이상 주동적으로 친해지기 어렵다.김서진은 어쩔 수 없었다. 김준이 원하지 않았고 자신도 그를 강제로 그곳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자세히 생각해 보면, 할머니가 사는 곳은 여기서 좀 멀리 떨어져 있다. 그곳으로 김준을 보내는 건 시간을 지체하는 격이다.“그럼…….”“난 여기 남아서 할아버지를 돌볼 거예요!”김준은 작은 의자에서 뛰어내리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김서진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할아버지를 돌본다고?”“난 할 수 있어요! 엄마가 난 커서 아빠만큼 잘될 거라고 했어요!”그는 머리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한소은이 했던 말을 자세히 회상했다.김서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변했고, 이미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원래는 몇 글자밖에 말할 수 없었고 말의 배열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말하는 게 이렇게 유창해 졌다.아이의 성장은 정말 빨랐다. 순간 김서진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우리 준이의 말이 맞아!”그는 웃으며 허리를 굽혀 아들을 품에 안고 그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우리 준이는 사내대장부야!”“아빠, 가서 해야 할 일을 하세요!”김준은 한 쌍의 작은 손으로 김서진의 얼굴을 받들고,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나는 할아버지와 철수 아저씨를 돌볼 수 있어요!”작은 얼굴과 맑고 의연한 눈을 바라보는 김서진의 마음은 벅찬 감회에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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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9화

“하지만 지금 상황이 명확하지 않은데 이렇게 섣불리 나간다면 리스크가 엄청나게 클 거야. 만약 밖에 나간다면…….”원철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서진은 그의 말을 끊었다.“밖이 아직도 평안할 거라고 생각해?”원철수은 할 말을 잃었다.“형세는 매일 변하고 있어. 더군다나 어르신도 고독이 확실하지 않다고 했었잖아. 지금은 이것이 바이러스인지 고독인지 알 수 없어. 하지만 만약 나가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곧 더 많은 이름 모를 바이러스가 사회에 유출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더욱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아.”김서진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얼굴이 굳어지자 원철수는 그를 붙잡으려다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사실 원철수는 그 신비롭고 악랄한 조직이 한 종류의 바이러스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종류와 복잡성이 그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마음속에 잘 알고 있었다.당시 그가 그 실험을 보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고 김서진은 그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나도 알아. 지금 당신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수하고 있다는 걸. 우리 모두 같은 스트레스를 감수하고 있어.”김서진은 손을 들어 가볍게 원철수의 어깨를 두드렸다.“알았어. 막지 않을게. 하지만 꼭 외부의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기억해야 해.”원철수가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바이러스에 대해 그는 여전히 걱정하고 있었다.결국 자신이 바이러스의 발원지였다. 그것이 바이러스든 고독이든, 아니면 그들이 모르는 다른 무엇이든, 발원지는 자신이다. 그건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런 죄책감과 깊은 자책감은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것보다 더 그를 괴롭게 했다.이 조직은 인간을 괴롭히고 고통에 빠뜨리는 법을 정말 잘 안다.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준다. 정신적인 고통은 육체적인 고통보다 백배, 천 배 더 심했다.“나도 알아.”김서진은 원철수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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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0화

정원에서 진씨 저택까지는 교외에서 점차 시내로 들어가는 과정이었다.김서진은 내내 잠을 자지 않고 바깥 상황을 지켜보았다.교외는 인가가 드문드문 있어서 거의 사람을 볼 수 없었으나, 시내로 들어서자 북적거리기 시작했다.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면 옛날처럼 번화한 것이 전혀 다른 것 같지 않았다.이런 광경은 그를 조금 안심시켰다.하지만 나중에 바이러스가 통제되지 않으면 이 번화가가 곧 죽음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남아시아에 있을 때 엄청난 재난을 겪었고, 바이러스가 닥쳤을 때 얼마나 막아내기 힘들고 무서운지를 잘 알고 있었다.지금은 과거와 같은 시대가 아니다. 대규모 전쟁을 치르더라도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다.하지만 바이러스라는 것이 소리 없이 다가와 어느새 휩쓸고 들어온다.당시 남아시아도 매우 번화했지만, 거의 하룻밤 사이에 도시의 절반이 무너졌다. 처음에는 기침과 열이 났고, 나중에는 호흡이 마비되고 이어서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김서진은 그런 참상을 두 눈으로 직접 본 것이어서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게다가 자신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경험을 통해 그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았다.원철수도 당시 발작을 일으켰을 때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낫다고 말했었다.만약 그 실험실에 바이러스가 넘쳐난다면, 지금 보이는 번화한 광경은 모두 하룻밤 사이에 무너질 것이다.길에서 김서진은 진정기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마음속에는 무언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더 이상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꺼려지는 것은 헛된 생각이다. 헛된 생각만 하면 큰일이 닥쳐오기 전에 자신이 먼저 혼란스러워진다.차는 곧 진씨 저택에 도착했다. 운전기사는 경적을 울렸고 경비가 김서진이 타고 있는 차를 한 번 쳐다보았지만, 문을 열지 않았다.운전기사가 다시 경적을 울리려 할 때, 김서진이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곧장 다가가 물었다.“진 부장, 집에 없습니까?”그러나 경비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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