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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8화

“싫어 싫어!”

김준은 작은 손을 흔들며 저항했다.

사실 김준은 증조 할머니에게 몇 번 간 적이 없다.

항상 엄마 아빠와 함께 갔었다. 아직 어렸을 때여서 증조 할머니 댁은 아주 멀어 몇 번 잠들고 깨기를 반복해서야 도착한다는 것만 기억했다.

게다가 그곳은 너무 심심하고 재미도 없었다.

증조 할머니의 성격상 어린아이를 잘 달래지 못하니, 김준은 점점 더 재미없게 느껴졌고 증조 할머니를 보면 약간 어처구니없다는 느낌도 들었다.

아이의 직관적인 감정은 가장 예민하고 간단했다.

만약 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더 이상 주동적으로 친해지기 어렵다.

김서진은 어쩔 수 없었다. 김준이 원하지 않았고 자신도 그를 강제로 그곳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자세히 생각해 보면, 할머니가 사는 곳은 여기서 좀 멀리 떨어져 있다. 그곳으로 김준을 보내는 건 시간을 지체하는 격이다.

“그럼…….”

“난 여기 남아서 할아버지를 돌볼 거예요!”

김준은 작은 의자에서 뛰어내리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김서진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할아버지를 돌본다고?”

“난 할 수 있어요! 엄마가 난 커서 아빠만큼 잘될 거라고 했어요!”

그는 머리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한소은이 했던 말을 자세히 회상했다.

김서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변했고, 이미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원래는 몇 글자밖에 말할 수 없었고 말의 배열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말하는 게 이렇게 유창해 졌다.

아이의 성장은 정말 빨랐다. 순간 김서진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준이의 말이 맞아!”

그는 웃으며 허리를 굽혀 아들을 품에 안고 그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우리 준이는 사내대장부야!”

“아빠, 가서 해야 할 일을 하세요!”

김준은 한 쌍의 작은 손으로 김서진의 얼굴을 받들고,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할아버지와 철수 아저씨를 돌볼 수 있어요!”

작은 얼굴과 맑고 의연한 눈을 바라보는 김서진의 마음은 벅찬 감회에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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