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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3화

“이거 놓지?”

임상언의 손을 내려다보며 주효영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얼굴의 웃음을 거두자 표정은 더욱 음흉하게 변했다.

임상언의 손가락에 힘이 조금 풀렸지만 완전히 풀지는 않았다.

“주효영, 실험의 마지막 단계가 뭔지 분명하게 말해! 실험은 이미 성공한 게 아니야?”

임상언은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놓여 있는 컴퓨터를 바라보았다.

그는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오랜 시간 실험실에 있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성공한 거잖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방금 주효영과 한소은은 왜 성공했다고 말했지?’

그의 시선을 따라 주효영은 고개를 돌려 컴퓨터 쪽을 한 번 쳐다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그 실험품을 만들어 내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거야?”

“아니야?”

임상언의 질문에 주효영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순간 임상언의 손이 풀리며 태도도 느슨해 졌다.

“방금 한 그 말, 무슨 뜻인지 말해.”

“네가 알고 싶다고 해서 내가 꼭 말해줘야 하는 거야? 우리 그렇게 좋은 사이가 아니잖아?”

주효영이 반문했다.

두 사람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심지어 원수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크게 원한이 있지는 않다. 실험이 이 정도까지 진행되니 사실 모두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이제 자기의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들은 이 조직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가장 핵심적인 사람들과 접촉하지 못했고, 심지어 어떻게 연락하는지도 몰랐다.

그들이 조직에 얼마나 중요한지, 정말 그들을 살려 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주효영.”

임상언이 정색하며 말했다.

“릭이 한소은을 데리고 갔어. 무엇을 하러 갔는지 우리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거고. 우리는 이 조직에서 개미만도 못한 존재 란 뜻이지.”

“넌 정말 능력이 있어. 죽는 게 두렵지 않다는 것도 잘 알아. 하지만…… 네가 이렇게 죽으면 앞으로 더 이상 실험도, 더 이상 주목할 만한 성과도, 세상 사람들에게 너의 이름을 알리지도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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