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61 - 챕터 1870

2452 챕터

제1861화

더 이상 주효영을 보고 싶지 않아 한소은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떠났다.“한소은!”주효영은 이를 갈며 한소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멀리서 대답이 날아왔다.“제시간에 와서 실험하는 걸 잊지 마, 나의 조력자!”주효영은 화가 나서 얼굴이 변형될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여기선 사장님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기에 지금은 잠시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개를 돌리자 옆에 서 있던 임상언이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기분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더욱 화가 났다.“임상언, 넌 도우미를 찾았다고 생각하니?”주효영은 콧바람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자 임상언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신이 그런 뜻이 없음을 표시했다.입꼬리를 치켜세우고 웃자 주효영은 갑자기 교활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너는 왜 네가 실험의 진정한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는지 알아?”“나는 관심이 없어.”임상언은 담담하게 말했다.“나는 내 아들한테만 관심이 있어.”“허…….”임상언의 대답에 개의치 않고 주효영은 계속 말했다.“그건 네가 R10의 진정한 비밀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야! 그런데 난…… 알고 있어!”“나는 관심이 없어!”임상언은 여전히 그 말만 했다.“나는 내 아들한테만 관심이 있어!”“R10의 비밀에 대해 한소은은 전혀 몰라. 만약 한소은이 알게 된다면 분명히 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나는 할 것이야!”주효영은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마치 일부러 임상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임상언은 마치 주효영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신은 듣지 못했다는 것처럼 무뚝뚝한 표정으로 주효영을 바라보았다.“너 말 다 했어?”임상언이 말했다.“안녕!”“…….”“너희들은 언젠가는 후회할 거야! 언젠가는 이 세상의 새로운 법칙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낮은 울부짖음으로 얼굴의 아픈 곳을 잡아당기자 주효영은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한소은은 자신이 쉬는 곳으로 돌아온 후에야 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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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2화

아무 소리도 안 났고 발소리도 안 났지만 절대 자신이 착각한 것은 아니었다.한소은의 청각은 항상 예민한데다 무술을 익힌 사람의 통찰력까지 더해져서 임신했다고 해서 환청까지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다.한소은은 잠시 생각한 후 일어나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사이에 두고 다시 물었다.“누구세요?!”여전히 소리가 없었다. 한소은은 문짝에 붙여 소리를 듣고 또 잠시 생각한 후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복도는 텅 비었고 아무도 없었다. 다시 고개를 내밀어 밖을 내다고 또 몇 걸음 나가 본 후 더 이상 구석에 아무도 숨어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한소은은 그제야 돌아섰다.문을 들어서기 전 고개를 들고 무의식적으로 비스듬히 위쪽에 멀지 않은 CCTV를 보았다.‘여기 곳곳에 CCTV가 널려 있어서 누가 자신을 피하려고 해도 그 ‘사장님’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겠지.’한소은은 의심스럽게 생각했다. 그러고는 방에 들어와서 막 문을 닫으려 할 때 고개를 숙이고 보니 바닥에 종이 한 장이 있었는데 언뜻 보기에 마치 실수로 땅에 떨어진 종이 부스러기처럼 보였다.한소은은 멍해졌지만 바로 주우러 가지 않고 먼저 고개를 들어 밖을 다시 보고는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발밑이 무심코 밟힌 것처럼 하고 그제야 몸을 웅크리고 앉은 김에 종이를 손에 쥐었다.며칠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모니터링이 불가능한 곳이 어디인지 이미 꿰뚫었고 편안하게 앉은 후에야 손바닥 안에 있는 쪽지를 펼쳤다.아주 평범한 쪽지 한 장에 단지 삐뚤삐뚤한 몇 글자가 써져 있었다.[R10을 건드리지 마.]“…….”손가락을 천천히 움켜쥐고 다시 쪽지를 집어 들어서 구겨 뭉친 다음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변기에 버리고 떠밀려갔다.한소은에게 이 쪽지를 줄 사람이 누구인지 여전히 생각해 내지 못했다.‘여기서 누가 자신에게 이 실험을 시키지 않으려 하고 누가 자신더러 R10을 만지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임상언은 말할 것도 없이 분명히 이런 일을 하지 않고 무슨 할 말이 있으면 다 앞에서 말했을 거야. 같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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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3화

김서진이 전화를 끊자마자 또 한 통의 전화가 들어왔다. 번호를 보니 여전히 낯설었다.원래 김서진은 낯선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이 개인 번호를 아는 사람이 매우 적어서 1초 동안 망설이다가 손가락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수신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아빠…….”안에서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고 맑으면서도 듣기 좋았다. 김서진의 마음은 한순간에 누그러지고 얼굴의 팽팽한 라인도 저절로 부드러워졌다.“준이야?”“아빠, 할아버지가 아파요.”“?”“지금 어디야? 누구 핸드폰으로 전화했어? 할아버지는?”예리한 감각으로 이상함을 알아챈 김서진은 급히 수화기를 틀어막고 일어나 사무실 한구석으로 가서 조용히 물었다. 하지만 전화기에서 다시 들려온 목소리는 아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김 선생님…….”목소리는 남자의 목소리였고 귀에 매우 익었지만 김서진은 잠시 누군지 생각나지 않았다.“저는 원철수입니다.”상대방은 도리여 스스로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원철수가 이렇게 신원을 알리자 김서진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생각났다. 하여 잠깐 들렸던 마음을 내려놓고 넥타이를 당기며 말했다. “말씀하세요.”“이쪽은…… 지금 아드님이 있는 데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드님을 데려갈 수 있습니까?”상대방은 약간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고 잠시 머뭇거렸다. 이 한마디의 말도 모두 우물쭈물하며 끝냈다.“?”아이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어르신께서도 돌보겠다고 약속하셔서 그제야 안심하고 자신의 바쁜 일을 처리하러 갔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아이를 데려가려고 하다니.중요한 것은 이 말을 한 사람은 어르신이 아니라 원철수라니?어렴풋이 일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 김서준을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일 있었어요?”“한두 마디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아드님이 계속 있게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우리 둘째 할아버지께서도 이미 병으로 쓰러지셨으니 가능한 한 빨리 데려가 주세요. 알겠죠?”말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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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4화

김서진의 눈썹은 더욱 깊게 찌푸렸고 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걸면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멈추지 않았다.비상한 수단을 써서 문을 부수려고 할 때 문이 안에서 열렸다. 놀랍게도 문을 연 사람은 원철수였다.원철수는 문을 열고 밖에 서 있는 김서진을 한 번 보고, 또 뒤따르는 경호원들을 보고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잠시만요. 제가 아드님을 데려올게요.”말을 마치고는 또 돌아서서 문을 닫으려 했다.“무슨 일이에요?!”김서진은 한 걸음 빠르게 문을 막고 원철수가 문을 닫기 전에 물었다.“당장은 설명할 수 없습니다.”여전히 이 모호한 말로 원철수는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 문을 닫고 가려고 했다.“그럼 들어가서 설명을 들을게요! 그리고 당신의 둘째 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면서요? 그럼 아무래도 어르신을 뵈러 가야 하지 않나요?”김서진은 일관되게 강인하게 말하면서 문을 힘껏 밀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당신은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김서진이 들어가려는 말을 듣자 원철수는 크게 놀라 급히 김서진을 밖으로 밀어냈다. 그러나 또 김서진을 건드릴까 봐 두려운 듯 두 사람은 서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원철수의 힘이 크지 않아 단번에 바닥에 넘어졌다.김서진은 원철수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마음이 답답하여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안으로 뛰어들려고 하였다. 하지만 원철수는 기어올라 김서진을 안으려 했지만 바짓가랑이만 한 움큼 끌어안았다. “저는 진지합니다. 당신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당신은…….”잠시 멈추자 갑자기 한 마디가 튀어나왔다.“안에 전염병이 있어요!!!”“…….”김서진은 들어 올린 발을 다시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놀란 표정으로 원철수를 바라보았다.김서진의 발걸음을 막은 것을 보고 원철수는 서둘러 일어나 다시 문을 반쯤 닫고 김서진을 바라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눈빛 속의 간절함은 매우 진지해 보였고 다급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말했다.“사실대로 말하자면 지금 주택에는 알지 못한 전염병이 돌고 있습니다. 제 둘째 할아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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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5화

“제 몸에 있는 바이러스가 그들에게 전염됐어요.”원철수는 고개를 숙이고 한없이 자책했다. 김서진은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듣고 말했다.“가면서 이야기해요!”마음속으로 아이가 염려가 되어 발걸음도 저절로 빨라졌다. 두 사람은 길에서 역시 하인을 만나지 못했다. 온 정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쥐 죽은 듯이 고요했고 공기에는 숨 막히는 불안감이 감돌았다.김서진은 마당에 있는 식물들이 모두 시들한 듯 축 늘어져 있는 것을 관찰했다. 아마도 요즘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전혀 기운이 없어 보였다. 방안에 들어서자 한바탕 열기가 느껴졌다.김서진은 간이 방호복을 입었지만 그다지 두껍지 않아서 열기가 밀려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한약 냄새를 어렴풋이 맡을 수 있었다.비록 어르신 댁에는 항상 한약 냄새가 흩날렸지만 이전에는 모두 옅은 향기였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짙어서 흩어질 수 없을 정도였다.“준이는요?”김서진은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아들을 보지 못하자 고개를 돌려 물었다.원철수는 위층의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저는 김준을 어린이 방에 배치하였습니다. 현재 그곳만이 가장 안전한 편입니다. 저는 매일 입구에서 소독을 한 번 하고 음식도 최대한 접촉하지 않도록 준비해서 보냈습니다. 김준은 말을 잘 듣습니다. 다만…….”잠시 멈추자 원철수는 몸을 돌려 김서진을 바라보았다.“저는 김준이 여기에 더 있으면 조만간 우리한테 연루될까 봐 두렵습니다.”김서진은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당신들이 여기서 전염병을 발견한 것은 언제의 일인가요?”“3일 전입니다.”원철수는 재빨리 대답했다.“3일 전?”‘그렇게 생각하면 자기가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여기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건가? 아니, 원철수가 다 자기 때문이라고 했으니, 더 일찍 시작했을 거야.’김서진의 의혹을 눈치챈 듯 원철수는 말을 이었다.“정확히 말하면 둘째 할아버지께서는 3일 전에 제 몸에 있는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발견하셨습니다.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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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6화

김서진은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어쨌든 아이가 무사하니 모든 것이 괜찮았다.그러나 다음 순간 김서진은 무엇이 생각난 듯 장갑을 벗더니 아들의 이마를 만지고 목덜미 양쪽과 볼을 지켜보았다.“왜 그러세요?”김서진의 동작을 보고 원철수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불안해하며 조마조마하게 물었다.“열이 나요.”김서진은 몸을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 김서진의 목소리는 평온해 보였지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아이가 열이 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지금은 비상 시기이다. 게다가 김준의 몸은 항상 건강했고 이전에 전염병이 기승을 부렸을 때도 감염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열이 나고 있었다.정체불명의 전염 바이러스로 가득 찬 이 집에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이미 감염된 공간에서 김준은 열이 났다.그러니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서준의 마음은 계속 무거웠고 정색한 표정으로 아이를 안고 집을 나섰다.“열이…….”원철수는 멍해지고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서진이 아이를 안고 자신을 스쳐지나 돌아서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아이를 데리고 가려는 건가요?”원철수는 쫓아가서 물었다.“그럼 만약에…….”원래 아이를 데리러 오라고 한 것은 아이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열이 나는데 감염된 건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김서진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이를 소파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또 수건을 찾아 물에 적시고 꽉 짜서 아이의 이마에 놓았다.이 모든 일을 할 때 김서진은 이미 다른 한쪽의 장갑을 벗었고 겸사겸사 방호복도 벗었다.“당신…….”김서진이 한 이 모든 것을 보고 원철수는 깜짝 놀랐다.“당신 미쳤어요!”‘여기 전염 바이러스가 가득하다는 걸 알면서도 빨리 가지 않고 보호 조치를 다 벗어버리다니, 같이 감염되고 싶은 건가?’“미치지 않았어요.”눈꺼풀도 치켜올리지 않고 말한 후 김서진은 아들의 작은 얼굴을 열중히 바라보며 물었다. “온도계 있어요?”“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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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7화

“뒷마당의 약초방에…… 계셔요.”뒷마당의 방향을 가리키자 원철수가 말했다.“제가 안내해 드릴게요.”김서진은 급하게 일어나지 않고 말했다.“그럼 다른 하인들은요?”“모두 하인방에서 쉬고 있어요. 완전히 좋아지기 전에 누구도 일할 필요가 없고 모두 잘 쉬고 외출도 하지 말라고 이미 분부했어요!”원철수도 자신이 왜 그렇게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다만 김서진이 질문하면 자신도 무의식중에 대답하게 된다. 고개를 끄덕이자 김서진은 조금도 의외 하지 않고 물었다.“당신의 둘째 할아버지께서 분부하신 거죠?”“맞아요!”원철수는 재빨리 대답하고 이어서 또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다.“당신이 어떻게 알았어요?”‘이치대로라면 둘째 할아버지께서 앓아서 누워 계시니 자신이 이 일을 처리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둘째 할아버지게서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단번에 알았지?’“당신은 그렇게 주도면밀하게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니깐요.”김서진의 비웃 듯 말 듯 담담하게 한 한마디에 원철수는 순식간에 타격을 받았다.원철수는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말만 입가에 맴돌았을 뿐, 돌이켜 생각해 보니 김서진이 한 말이 맞았다.둘째 할아버지께서 고열로 기절하기 전에 내린 명령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하인들더러 외출하지 말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사실 둘째 할아버지께서 쓰러졌을 때 하인들은 아직 아무런 증상도 없었다. 하지만 바로 이 3일 사이에 끊임없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당시 원철수는 둘째 할아버지께서 선견지명이 있다고 느꼈다. 마치 모든 것을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하인들에게 외출을 금지하고, 외부인과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가능한 한 하인방의 활동 범위 내에 있도록 하게 했다.“당신 말이 맞습니다.”원철수는 참다못해 이런 말을 했다. 김서진은 위아래로 원철수를 한 번 훑어보고는 말했다.“당신은 괜찮은 것 같은데요?”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바라보자 원철수는 손을 들어 뒤통수를 긁적거리고 또 한 줌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약간 괴로워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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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어린아이가 얼굴을 붉히고, 눈을 감은 채 이전처럼 활발하지 않으며 불쌍하게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원철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자신한테 뺨을 두 대 때렸다.“모두 제 탓이에요!”김서진은 일어서며 말했다.“흥분하지 마세요. 아직 정확히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몰라요. 저는 어르신을 보러 가겠습니다.”“저가 같이 가 드릴게요!”원철수가 바로 말했다. 그러자 김서진은 아이의 방향을 한 번 보았을 뿐인데 원철수는 곧 알아차렸다.“그럼 제가 남아서 아이를 돌볼게요.”“부탁드리겠습니다.”고개를 끄덕이자 김서진은 뒷마당 쪽으로 몸을 돌렸다.지금은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원철수가 아이와 밀접하게 접촉했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게다가 원철수 자신은 발병의 현상이 없으니 남아서 아이를 돌보는 적임자였다.원철수는 뒷마당으로 걸어가면서 전화를 걸었다.“너희들은 몇 사람을 남겨서 당직을 서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철수해. 그리고 철수한 사람들은 돌아간 뒤 3일 동안 외출하지 말고 집에서 어디 불편함이 없는지 관찰해.”“네?”바깥을 지키는 비서는 처음에는 사장님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내 명령에 따라 행동해.”“네!”그쪽에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차피 명령에 따라 처리하면 됐다.전화를 끊은 후 김서진은 한눈에 뒷마당의 구석에 있는 집을 보았다. 그곳은 약초방이었다. 전에 한소은이 자신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어르신은 한약을 좋아하고 삶을 즐기셨다. 하여 이렇게 큰 곳에 온갖 진기한 풀을 심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작은 집을 지어서 귀한 약재를 끓이는 데 쓰기도 하고, 그곳엔 온갖 진기한 물건도 있었다.무슨 약초 욕, 약초 사우나, 약초 찜질 등……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어르신께서는 모두 안에 준비해 두셨다.이른바 약초방이란 말 그대로 초라한 작은 초가집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아름다웠다. 김서진은 들어가자마자 짙은 한약 냄새를 맡았는데 다행히 이미 적응했다.방의 홀은 비어 있어서 김서진은 고개를 돌려 오른쪽에서 열이 발산되는 곳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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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9화

“X!!!”애매모호하고 물이 섞인 말들이 어르신의 입에서 튀어나왔다.“무슨 말씀이세요?”“X…….”입이 움직이고 소리도 나는데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김서진은 아예 몸을 웅크리고 앉았고 자신의 몸이 튀어나온 물보라에 젖어도 상관하지 않고 물통 옆에 엎드렸다.“어르신, 어르신께서…….”“X자식!”이 한마디는 유난히 또렷했고 매우 분명했으며 몹시 화가 나 보였다!비록 힘은 없었지만 욕은 유난히 뚜렷했다.“…….”눈썹을 찡그리고는 의외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어르신의 건강 문제가 그리 크지 않고 욕할 힘까지 있다는 뜻을 대표했기 때문이다.물통에 있는 물이 계속 따뜻하다는 것을 보고 또 옆에 있는 설비를 보았는데 분명 가열 장치가 없는 것 같은데 물에서는 계속 김이 나고 있었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방금 전에 김서진이 집에 들어올 때부터 아이를 보고 또 원철수와 그렇게 많은 말을 한 후 다시 약초방에 들어올 때까지 아무리 뜨거운 물이라도 이미 식었을 것이다.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니 놀랍게도 어르신은 역시 즐길 줄 알았다. 이 물통은 평범한 나무통처럼 보이지만 그 밑에는 온천 바닥이 기대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도 각종 약재가 들어 있어 짙은 약 냄새가 났다.“일어나셨어요?”김서진이 물었다.어르신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눈은 여전히 꼭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 분명 눈을 뜨려고 했지만 눈알만 이리저리 움직일 뿐 여전히 매우 어려운 것 같았다.볼이 빨개진 걸 보니 여전히 열이 있는 것 같았다. 특히 방금 김서진이 어르신을 잡았을 때 손이 좀 뜨거운 것을 느꼈다.“뜰 수 없으시면 뜨지 마시고 좀 쉬세요.”김서진은 차마 어르신의 모습을 눈뜨고 볼 수 없어서 말했다.김서진의 말을 들은 어르신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셨지만, 말을 잘 듣고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으며 눈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여전히 감았다.하지만 방금은 정말 화가 났는지 눈도 뜨지 못하는데 억지로 온몸의 힘을 다해 욕을 했다.물통 옆에 엎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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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0화

다만 여전히 피곤하고 허약해서 말을 할 때도 역시 목소리는 작았다.어르신의 목소리는 약간 쉰 상태였다. 만약 김서진의 주의력이 유난히 집중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었다. 다시 몸을 웅크리고 김서진은 좀 가까이 다가갔다.“느낌이 어떠세요?”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원 어르신은 입을 벌리고 띄엄띄엄 말했다.“아무도…… 나가게…… 하지 마.”말은 비록 끊어지고 완전하지 않았지만 김서진은 알아들었다.“전염성이 아주 강한가요?”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그럼 저도 감염될 수 있나요?”김서진은 생각했다.‘하여간 자신도 이 재난을 피할 수 없겠지?’김서진은 지난번의 역병에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으니 더 이상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방금 일파를 견뎌냈는데 또 일파가 나타났다.그러나 상관없었다. 만약 지금 아들이 정말 감염됐다면 그 자신이 또 두려워할 게 뭐가 있겠는가. 김서진은 반드시 아들의 곁을 지키고 함께 할 것이며 아들을 보살필 것이다.“꼭……그렇진 않아.”어르신은 숨을 헐떡이다가 힘겹게 자신의 한쪽 팔을 들어 올렸다.“봐봐!”어르신이 이 말을 할 때 팔을 이미 들었지만 물통 옆에 놓을 겨를도 없이 다시 아래로 처졌다. 마치 잡아당긴 듯 다시 수면 아래로 늘어져 있었다.김서진은 멍해져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어르신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어르신은 살짝 몸을 돌려 피했다.“나를 건들지…… 마!”한 글자 한 글자 말하기가 힘겨운 듯 말을 마치자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미 혼신의 힘을 다했다.“건드리지 않을게요. 건드리지 않을게요!”두 손을 들자 김서진의 마음속의 의혹은 갈수록 심해졌다.‘보아하니 자신이 겉으로 본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구나. 원래 자신은 이미 대략적인 윤곽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어르신의 상황을 보면 전염병처럼 간단한 것이 아닌 것 같은데?’“X…….”어르신의 입에서 어렴풋이 소리가 났다. 이번에도 잘 듣지 못했지만, 김서진은 이것이 또 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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