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가 얼굴을 붉히고, 눈을 감은 채 이전처럼 활발하지 않으며 불쌍하게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원철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자신한테 뺨을 두 대 때렸다.“모두 제 탓이에요!”김서진은 일어서며 말했다.“흥분하지 마세요. 아직 정확히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몰라요. 저는 어르신을 보러 가겠습니다.”“저가 같이 가 드릴게요!”원철수가 바로 말했다. 그러자 김서진은 아이의 방향을 한 번 보았을 뿐인데 원철수는 곧 알아차렸다.“그럼 제가 남아서 아이를 돌볼게요.”“부탁드리겠습니다.”고개를 끄덕이자 김서진은 뒷마당 쪽으로 몸을 돌렸다.지금은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원철수가 아이와 밀접하게 접촉했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게다가 원철수 자신은 발병의 현상이 없으니 남아서 아이를 돌보는 적임자였다.원철수는 뒷마당으로 걸어가면서 전화를 걸었다.“너희들은 몇 사람을 남겨서 당직을 서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철수해. 그리고 철수한 사람들은 돌아간 뒤 3일 동안 외출하지 말고 집에서 어디 불편함이 없는지 관찰해.”“네?”바깥을 지키는 비서는 처음에는 사장님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내 명령에 따라 행동해.”“네!”그쪽에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차피 명령에 따라 처리하면 됐다.전화를 끊은 후 김서진은 한눈에 뒷마당의 구석에 있는 집을 보았다. 그곳은 약초방이었다. 전에 한소은이 자신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어르신은 한약을 좋아하고 삶을 즐기셨다. 하여 이렇게 큰 곳에 온갖 진기한 풀을 심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작은 집을 지어서 귀한 약재를 끓이는 데 쓰기도 하고, 그곳엔 온갖 진기한 물건도 있었다.무슨 약초 욕, 약초 사우나, 약초 찜질 등……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어르신께서는 모두 안에 준비해 두셨다.이른바 약초방이란 말 그대로 초라한 작은 초가집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아름다웠다. 김서진은 들어가자마자 짙은 한약 냄새를 맡았는데 다행히 이미 적응했다.방의 홀은 비어 있어서 김서진은 고개를 돌려 오른쪽에서 열이 발산되는 곳으로 걸어갔다.
“X!!!”애매모호하고 물이 섞인 말들이 어르신의 입에서 튀어나왔다.“무슨 말씀이세요?”“X…….”입이 움직이고 소리도 나는데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김서진은 아예 몸을 웅크리고 앉았고 자신의 몸이 튀어나온 물보라에 젖어도 상관하지 않고 물통 옆에 엎드렸다.“어르신, 어르신께서…….”“X자식!”이 한마디는 유난히 또렷했고 매우 분명했으며 몹시 화가 나 보였다!비록 힘은 없었지만 욕은 유난히 뚜렷했다.“…….”눈썹을 찡그리고는 의외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어르신의 건강 문제가 그리 크지 않고 욕할 힘까지 있다는 뜻을 대표했기 때문이다.물통에 있는 물이 계속 따뜻하다는 것을 보고 또 옆에 있는 설비를 보았는데 분명 가열 장치가 없는 것 같은데 물에서는 계속 김이 나고 있었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방금 전에 김서진이 집에 들어올 때부터 아이를 보고 또 원철수와 그렇게 많은 말을 한 후 다시 약초방에 들어올 때까지 아무리 뜨거운 물이라도 이미 식었을 것이다.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니 놀랍게도 어르신은 역시 즐길 줄 알았다. 이 물통은 평범한 나무통처럼 보이지만 그 밑에는 온천 바닥이 기대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도 각종 약재가 들어 있어 짙은 약 냄새가 났다.“일어나셨어요?”김서진이 물었다.어르신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눈은 여전히 꼭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 분명 눈을 뜨려고 했지만 눈알만 이리저리 움직일 뿐 여전히 매우 어려운 것 같았다.볼이 빨개진 걸 보니 여전히 열이 있는 것 같았다. 특히 방금 김서진이 어르신을 잡았을 때 손이 좀 뜨거운 것을 느꼈다.“뜰 수 없으시면 뜨지 마시고 좀 쉬세요.”김서진은 차마 어르신의 모습을 눈뜨고 볼 수 없어서 말했다.김서진의 말을 들은 어르신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셨지만, 말을 잘 듣고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으며 눈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여전히 감았다.하지만 방금은 정말 화가 났는지 눈도 뜨지 못하는데 억지로 온몸의 힘을 다해 욕을 했다.물통 옆에 엎드
다만 여전히 피곤하고 허약해서 말을 할 때도 역시 목소리는 작았다.어르신의 목소리는 약간 쉰 상태였다. 만약 김서진의 주의력이 유난히 집중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었다. 다시 몸을 웅크리고 김서진은 좀 가까이 다가갔다.“느낌이 어떠세요?”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원 어르신은 입을 벌리고 띄엄띄엄 말했다.“아무도…… 나가게…… 하지 마.”말은 비록 끊어지고 완전하지 않았지만 김서진은 알아들었다.“전염성이 아주 강한가요?”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그럼 저도 감염될 수 있나요?”김서진은 생각했다.‘하여간 자신도 이 재난을 피할 수 없겠지?’김서진은 지난번의 역병에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으니 더 이상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방금 일파를 견뎌냈는데 또 일파가 나타났다.그러나 상관없었다. 만약 지금 아들이 정말 감염됐다면 그 자신이 또 두려워할 게 뭐가 있겠는가. 김서진은 반드시 아들의 곁을 지키고 함께 할 것이며 아들을 보살필 것이다.“꼭……그렇진 않아.”어르신은 숨을 헐떡이다가 힘겹게 자신의 한쪽 팔을 들어 올렸다.“봐봐!”어르신이 이 말을 할 때 팔을 이미 들었지만 물통 옆에 놓을 겨를도 없이 다시 아래로 처졌다. 마치 잡아당긴 듯 다시 수면 아래로 늘어져 있었다.김서진은 멍해져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어르신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어르신은 살짝 몸을 돌려 피했다.“나를 건들지…… 마!”한 글자 한 글자 말하기가 힘겨운 듯 말을 마치자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미 혼신의 힘을 다했다.“건드리지 않을게요. 건드리지 않을게요!”두 손을 들자 김서진의 마음속의 의혹은 갈수록 심해졌다.‘보아하니 자신이 겉으로 본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구나. 원래 자신은 이미 대략적인 윤곽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어르신의 상황을 보면 전염병처럼 간단한 것이 아닌 것 같은데?’“X…….”어르신의 입에서 어렴풋이 소리가 났다. 이번에도 잘 듣지 못했지만, 김서진은 이것이 또 한 마
김서진은 눈을 부릅뜨고 그 ‘물건’ 이 확실히 움직이고 조금씩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착각도 아니고, 스스로 헛본 것도 아니고, 확실히 조금씩 앞으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여러 가지 큰 장면을 경험한 김서진조차도 참지 못하고 솜털이 곤두섰다.“어르신, 이건…….”만약 어르신이 사전에 만지지 말라고 주의를 주지 않았다면 김서진은 이미 참지 못하고 어르신의 팔을 눌렀을 것이다.“독충!”천천히 한 마디를 내뱉으며 긴 숨을 내쉬고 어르신은 자신의 팔을 힐끗 쳐다보았다. 마치 이렇게 무서운 일을 보지 못한 듯, 마치 그 팔이 자신의 것이 아닌 듯 다시 물속에 넣었다.그 팔이 무겁게 물에 처져서 물보라가 튀자 김서진은 이미 방비가 되어 뒤로 물러섰다.“3시간…… 뒤에 원철수…… 그 녀석더러…… 나를 부축하라고 해!”말을 마친 후 어르신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김서진은 어르신이 지금 이미 힘을 다 써서야 이렇게 몇 마디 한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보니 비록 어르신이 기절한 것 같지만 사람은 당분간 큰 문제가 없었다. 김서진은 깊게 한 번 보고는 돌아섰다.현관으로 돌아와 보니 원철수는 조심스럽게 김준에게 이마에 얹은 수건을 갈아주고 있었다.원철수의 동작은 둔해 보였고, 수건을 접는 동작도 분명 조심스러워 보였지만 또 엉망으로 만들어 김준의 작은 머리 위에 얹었고 눈까지 덮었다.아마 본인도 안 맞는 것을 느꼈는지 다시 조절을 하였는데 수건은 또 머리에서 미끄러 떨어졌다.“제가 할게요.”김서진은 말을 마친 후 걸어가 자연스럽게 수건을 받아들었고 아들의 이마를 만져보니 수건 때문인지 전보다 온도가 조금 낮아진 것 같았다.다만 방금의 기괴하고 불가사의한 일을 본 후 김서진은 더 이상 홀가분하지 않았다.이것은 일반적인 전염병도 아니고, 일반적인 발열도 아니었다. 어르신께서 ‘독충’이라고 하셨는데, 독충이란 또 무엇일까?이 물건은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고 소설에서 본 적이 있었으며 소문으로 들은 적은 있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다.‘듣기
원래 자신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하지만 임상언이 자신에게 계획을 꾸며주자 바로 성공했다. 그 후에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만약 그 사람이 아무런 목적이 없다면, 무엇을 노리는 걸까? 그 사람이 그렇게 호의적일 수 있을까? 자신은 믿지 않았다.’“임상언이요?”김서진은 생각하다가 입에서 이 이름이 나왔다. 그러자 원철수는 멍해졌다.“김 선생님께서도 아시나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원철수는 다시 말했다.“그때 바로 그 사람이 저를 구해줬고 도망갈 경로와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려줬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믿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안에서 죽었을 것입니다!”“…….”원철수의 말을 들은 김서진의 마음은 매우 복잡했다.김서진은 원철수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몰랐다.‘임상언은 정말 고의로 이렇게 한 것일까? 자신이 임상언의 인품에 대한 이해를 봤을 때 도리상 불가능했다.’‘하지만 임상언의 아들이 잡혔고 임상언도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으니 어쩌면 그 조직의 협박으로 이렇게 했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임상언은 혹시 이게 무슨 바이러스인지, 아니면…… 이게 무슨 ‘독충’인지 알고 있겠지?’“만약 둘째 할아버지께서 지금 외출하지 못하게 하지 않았다면 저는 정말 그 조직을 찾아가 그 임상언을 찾아서 이 전염병을 그들에게 전염하고 싶습니다!”만약 임상언이 지금 원철수의 앞에 서 있었다면 아마 이미 그 사람을 찢었을 것이다.김서진은 정신을 차렸다.“맞아요! 당신은 나가지 마세요. 밖에는 제가 이미 사람을 배치하여 당직을 서게 했고 사람들이 여기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생활용품에 관해서도 구입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잠시 멈췄다가 김서진이 말했다.“어르신께서 세 시간 후에 일으켜 달라고 하셨습니다.”“네, 알고 있습니다.”고개를 끄덕이자 원철수는 벽에 걸린 벽시계를 보았다.“둘째 할아버지의 약욕은 6시간 동안 충분히 담그셔야 합니다.”“이 약욕은 무슨 작용이 있습
김서진은 줄곧 무사했다. 아이는 단지 열이 내렸다 다시 올랐다 반복했을 뿐 다른 것은 없었다.김서진은 원철수에게 ‘독충’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 자신도 아직 이해하지 못했고 게다가 조금만 더 기다리면 혹시 어르신께서 깨어나셔서 스스로 말씀하실지도 모르니 조급해하지 않았다.김서진은 아이를 다시 방에 있는 침대에 눕히고 옷을 벗어서 이불 속에 넣은 다음 다시 이불을 잘 덮었다. 그러고는 또 슬며시 소매를 걷어 올리고 아이의 팔을 자세히 살펴보았다.팔뿐만 아니라 가슴과 등, 심지어 안심할 수 없어서 곳곳을 모두 살펴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도 어르신의 팔에 나타난 그런 것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단지 예일뿐이고 아이가 그것에 걸리지 않기를 발했다. 하지만 김서진의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았다.최근 이 기간 동안 아들과 많이 있지 못했고 원래 아들을 여기에 맡긴 것도 안전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의외의 일이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만약 아이에게 정말 무슨 일이 있다면, 김서진은……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이제서야 임상언의 그 말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만약 당신의 아들이었다면 당신은 어떻게 했을까요?”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실제로 경험하지 않는 한!이제 김서진은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지금 누군가가 김서진에게 자신의 목숨으로 아들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면 기꺼이 바꿀 것이다.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김서진은 단지 아들이 빨리 낫기를 바랄 뿐이었고 그저 평범한 열일뿐 전염병이 아니고, 바이러스도 아니고, 독충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길 발했다!작은 손을 이불 속에 살며시 넣고 이불을 잘 덮어준 뒤 여전히 안심하지 않아서 다시 손등으로 온도를 재보니 미지근한 느낌이 들었다. 김서진은 그제야 베란다로 나갔다.이전에 한 방에 있던 베란다는 원철수가 발병하여 파괴해 버려서 그 후에 다시 수리하였다. 하여 지금은 모두 폐쇄식으로 베란다에 서있어도 바람을 느낄 수 없었다.햇빛이 좋을
“들을게!”수화기를 꽉 잡고 임상언은 정서를 자제하려고 노력했다.“내 사람들은 임남이 마지막으로 나타난 곳은 Y 국인 것 같다는 것을 발견했어.”임상언은 멍하니 말했다.“Y 국?!”그러나 짧은 망설임 끝에 바로 부정했다.“그럴 리 없어!”“내 사람들은 Y 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찾아봤어. Y 국엔 적지 않은 인맥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들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어. 만약 소식이 있다면, 나는 곧 알게 될 것이야. 그러니 너의 소식이 틀렸어!”임상언은 매우 실망했다. 원래는 드디어 아들의 소식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듣기만 해도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생각해 봐도 그렇다. 정말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자신은 벌써 찾았을 텐데,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겠는가?“그래?”김서진은 넥타이를 잡아당겨 숨을 좀 쉬었고 담담하게 먼 곳을 바라보았다. 창밖엔 매우 무성했고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어르신의 주택은 원래 이렇게 넓은 곳에 지어졌기 때문에 시야가 매우 넓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앞의 나무가 얼마나 심어져 있는지, 뒤에 약초가 얼마나 있는지, 어떻게 한눈에 다 볼 수 있겠는가?김서진은 눈을 감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Y 국 황궁에도 조사해 본 적이 있어?”“어디?!”깜짝 놀라 소리를 지른 후 임상언은 한순간 또 목소리를 낮추었다.“황궁!? 무슨 농담을 하는 거야, 그럴 리가! 황…….”뒤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은 분명 임상언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알아차렸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오직 황궁같이 경비가 삼엄하고 그런 금지구역에서만 자신의 사람이 전혀 잠입할 수 없었고, 전혀 손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아들을 찾지 못할 수 있으며 자신이 전혀 단서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만약 정말 그쪽에 있다면, 그럼…… 자신이 어떻게든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한순간 말이 되는 것 같았다.“그쪽인지 어떻게 알았어?”목소리가 좀 떨렸고 임상언은 이미 좀 믿었다.그런데,
김서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임상언은 머릿속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알겠다! 틀림없이 그들이 원철수한테 약을 썼을 거야.”중요한 곳을 듣자 김서진은 정신을 차렸다.“무슨 약?”“바로 바이러스야.”자신의 표현을 바로잡고 임상언은 심호흡을 한 후 목소리를 낮추어 천천히 말했다.“조직에는 바이러스가 많이 있어. 이건 너도 알고 있을 거야. 종류가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그 원철수가 여기 있을 때, 그들은 그 사람의 몸에 약을 썼어. 바로 바이러스를 놨어. 그 사람의 몸은 계속 급속히 팽창하고 있었고 근육도 굉장히 발달되어 있어서 나는 그 사람이 금방 터져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김서진은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임상언이 말한 이 모든 것을 김서진은 당연히 알고 또 본 적이 있었다. 다만 그것들은 모두 표상일 뿐이었다.“그런데 뜻밖에도 그 사람은 버텨냈어. 나중에 나도 그 사람을 도와주고 싶었어. 어쨌든 그 사람은 이 일에 연루된 것이고 매우 무고한 사람이어서 장소를 옮길 때, 나는 기회를 찾아 그 사람을 풀어줬어.”임상언은 이어서 말했다.“나중에 너도 알겠지만 사실 내가 기회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조직이 일부러 준 허점 때문이야. 그런데 그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나는 정말 몰라.”“지금 생각해 보면, 만약 네가 말한 대로라면 그들이 아침 일찍 원철수의 몸에 놓은 것은 전염원이고 일부러 원철수를 도망가게 한 것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건가?”물론 이 모든 것은 임상언의 추측일 뿐 결코 그다지 확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김서진의 말을 통해 대략적인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다.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임상언이 한 말은 가능성이 아주 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상언이 이 일과 무관하고 내막을 전혀 모른다는 뜻은 아니었다.임상언은 완전히 알면서도 지금 무고한 척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은 일단 응어리가 생기면 다시 예전처럼 전심전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