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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7화

“뒷마당의 약초방에…… 계셔요.”

뒷마당의 방향을 가리키자 원철수가 말했다.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김서진은 급하게 일어나지 않고 말했다.

“그럼 다른 하인들은요?”

“모두 하인방에서 쉬고 있어요. 완전히 좋아지기 전에 누구도 일할 필요가 없고 모두 잘 쉬고 외출도 하지 말라고 이미 분부했어요!”

원철수도 자신이 왜 그렇게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다만 김서진이 질문하면 자신도 무의식중에 대답하게 된다. 고개를 끄덕이자 김서진은 조금도 의외 하지 않고 물었다.

“당신의 둘째 할아버지께서 분부하신 거죠?”

“맞아요!”

원철수는 재빨리 대답하고 이어서 또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신이 어떻게 알았어요?”

‘이치대로라면 둘째 할아버지께서 앓아서 누워 계시니 자신이 이 일을 처리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둘째 할아버지게서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단번에 알았지?’

“당신은 그렇게 주도면밀하게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니깐요.”

김서진의 비웃 듯 말 듯 담담하게 한 한마디에 원철수는 순식간에 타격을 받았다.

원철수는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말만 입가에 맴돌았을 뿐, 돌이켜 생각해 보니 김서진이 한 말이 맞았다.

둘째 할아버지께서 고열로 기절하기 전에 내린 명령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하인들더러 외출하지 말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둘째 할아버지께서 쓰러졌을 때 하인들은 아직 아무런 증상도 없었다. 하지만 바로 이 3일 사이에 끊임없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당시 원철수는 둘째 할아버지께서 선견지명이 있다고 느꼈다. 마치 모든 것을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하인들에게 외출을 금지하고, 외부인과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가능한 한 하인방의 활동 범위 내에 있도록 하게 했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원철수는 참다못해 이런 말을 했다. 김서진은 위아래로 원철수를 한 번 훑어보고는 말했다.

“당신은 괜찮은 것 같은데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바라보자 원철수는 손을 들어 뒤통수를 긁적거리고 또 한 줌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약간 괴로워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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