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41 - 챕터 1850

2412 챕터

제1841화

점심, 햇빛은 살이 타들어 갈듯 뜨거웠다.한소은은 방호복을 입고 실험 건물 안을 빠르게 지나갔다. 그녀는 매우 바빠 보였다.복도에는 누구도 없이 조용했는데, 이것도 그녀가 예상했던 일이었다.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작업 장소는 낮에는 바쁘고 밤에는 조용했다. 그녀가 이틀 동안 관찰한 바로는 이곳은 완전히 반대였다. 심야에는 사람이 가장 많고, 또한 가장 바쁜 시간 때이며, 낮에는 오히려 고요했다.사실 이곳은 그들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얻어낸 장소이기 때문에 완전히 정상적인 작업패턴으로 되돌아와도 문제가 없었다. 다만, 그들이 몰래 작업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지, 아니면 이런 실험은 반드시 밤에만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이곳의 작업패턴은 완전히 거꾸로 된 것이다.그렇기에 한소은이 무슨 일을 하려면 낮에 해야 했다. 그것은 오히려 그녀를 훨씬 더 편하게 해 주었다.늦게까지 밤을 새울 필요도 없고, 많은 준비를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정상대로 하면 된다.실험실에서 일하는 극소수의 사람 외에, 점심시간에 누워 있는 사람도 몇 명 있었는데 복도에는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한소은은 한숨을 내쉬며 빠른 걸음으로 실험센터의 가장 안쪽으로 걸어갔다. 전에 임상언이 그녀를 데리고 들어간 적이 있어 그녀의 홍채와 지문 입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제 이 실험에 관한 가장 핵심적인 기밀을 찾고 싶었다.그날 그 사람이 자기에게 준 자료를 뒤져보면 자료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조직은 적극적으로 그녀를 이용하려 했지만, 항상 그녀를 경계하고 있었다.그날 그 거대한 변종 뇌공등은 봤을 때 침착한 척했지만, 마음속은 충격적이었다.이전에 TV에서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 종말의 위기는 인간 자신에게서 비롯된다고 했었다. 환경오염이나 화학 연구는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언젠가 이런 일이 실제로 이루어질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고, 그것이 자기의 눈앞에서 일어났다.그 거대한 돌연변이 뇌공등 말고도 그들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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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2화

한소은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츠렸고 깜짝 놀라 심장이 벌렁거렸다.방금 그 느낌이 마치 뭐에 홀린 것 같았다. 그녀가 이런 것을 연구하면서 뇌공등의 독성을 모를 수가 없었다.하물며 이렇게 변이된 것은 더더욱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된다는 걸 안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만지고 싶어지는 것이 마치 뇌공등에게 통제된 것 같다.이런 느낌은, 너무 기괴했다.정신을 차리고 한소은은 소리를 내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어떤 남자였고 방호복을 입고 있는 터라 두 눈만 확인할 수 있었다.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낯설고 서로 알지 못하지만, 이 남자는 놀랍게도 어딘가 친숙했다.“누구세요?”한소은이 경계하며 물었다.“내가 누구인지 알 필요 없어요. 다만, 충고하는데 빨리 여기를 떠나는 것이 좋아요.”남자는 이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문밖으로 걸어갔다.한소은은 어리둥절했다. 그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자신에게 이 말을 하기 위해서인가?한소은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그 사람은 이미 문을 나서서 모퉁이를 돌아 입구로 사라져 버렸다.바삐 그 사람의 뒤를 쫓아 나갔지만, 뒷모습 하나가 황급히 지나가는 것만 볼 수 있었다.비록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 뒷모습도 낯이 익었다.한소은은 미간을 찌푸리며 빠른 걸음으로 쫓아갔다.하지만 방을 나와 다시 모퉁이를 돌아가도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복도는 텅 비어있었다. 양쪽 옆으로 갈라진 길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도 없을 정도였다. 마치 그 사람이 나타난 적 없었던 것 같았다. 방금 모든 것이 그녀의 환각이었던 것 같았다.‘말도 안 돼!’그 사람은 분명 실존하는 사람이다. 자기의 내공으로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다. 방금 뇌공등에 홀렸다 하더라도 금방 쫓아 나왔는데 그 사람의 기척을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자기가 꿈을 꾼 게 아니라면 그 사람의 내공이 자기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이런 조직에서 어떤 능력자가 존재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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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3화

위험할 뻔한 순간이 생기다 보니, 한소은은 마음을 다잡았다.여기서 진상을 알아내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실험을 계속하기 시작했다.사실, 이 실험은 거의 반 정도 진행되었다. 향과 약 성분의 융합에 있어서 한계점에 달았고, 그 다음에는 비례를 조절하는 것만 남았다.그들이 준 과거 자료에서, 한소은은 이 사람들, 또는 이 실험을 했던 사람들이, 자신이 전에 알려주었던 비율로, 즉 이전에 자기가 실험실에서 성공했던 사례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데이터를 보고 나서 한소은은 전의 사람이 향을 몰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정확히 말하면 향과 약초의 약 성분의 융합을 전혀 몰랐고 할 수 있다.이전 성공 사례의 데이터는 정확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다른 약초에 같은 데이터를 대입할 수는 없다. 모든 분량과 비율이 같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안에 첨가해야 할 융합제도 모두 달랐다.왜 이 조직에서 계속 자기를 끌어들이려 했는지 한소은은 이해가 갔다. 어쩌면 이 일에 있어서 자기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그 사람을 찾아낼 시간이 없다.이 연구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연구하고, 익숙해져야 했다. 게다가 이 실험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한소은이 아니면 안 된다.모든 데이터를 확인하고 나서 한소은은 아예 자료를 던져 버렸다. 그녀에게 있어서 전혀 쓸모없는 물건이었다.한소은은 자신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율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수많은 샘플을 만들어 냈다.이렇게 하면 가장 먼저 여러 가지 실험 결과를 발견할 수 있고, 그 다음 피드백에 따라 다시 양을 조절할 수 있으며, 여러 번 진행하다 보면 성공할 수 있다.한소은이 한 실험이 비록 독극물은 하지만, 뇌공등 덩굴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서, 그녀가 가장 흥미로워하는 거대한 변종 독주가 아니었다는 것이다.실험을 하루 종일 바삐 진행하다 보니 허리가 시큰거리고 등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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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4화

“당신 보스가 물어보라고 했나요?”한소은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임상언은 대답 대신 침묵했다.“아직도 날 경계하는 건가요?”“네.”조금도 피하지 않고 한소은은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그동안 그가 숨기고 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자신을 완전히 경계심을 내려놓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사람의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다시 쌓는 것은 그렇게 한두 마디 말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다만, 지금 두 사람의 관계는 친구도 아니고 적도 아니라 할 수 있다.“이 실험실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나요?”한소은이 난데없이 물었다.임상언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자세히 생각한 후에야 그녀에게 대답했다.“전에 당신이 그 실험실에 있을 때 당신과 일했던 몇 사람이 이곳에 합류했어요. 왜요, 그 사람들을 알아봤나요?”“그들이 아니에요.”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전에 그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이곳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그 사람들을 다 기억하지 못했다.지극히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면,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 해도 말하는 기회는 많지 않고, 그렇게 밀접하게 왕래하지 않기 때문에 알고 지내는 상황이 드물었다. 더군다나 그들에 대한 인상이 깊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뒷모습은 눈에 너무 익었다.그녀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이고, 심지어는 관계가 비교적 밀접한 사람이라는 것이다.다만 그 순간 생각나지도 않았고 알고 있는 사람과 맞추어 보아도 뒷모습이 맞지 않았다.한소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말했다.“돌아서 봐요.”임상언은 의심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한소은의 끈질긴 시선을 보고 느릿느릿 돌아섰다.한소은은 그의 뒷모습을 자세히 보고, 다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각도를 조절하면서 확인했지만,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이 아니야!’사실 한소은은 처음부터 임상언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 일부러 그의 뒷모습을 다시 보았다. 결론은 확실했다.‘그럼 임상언이 아니라면 누구였을까?’“왜 그래요? 누굴 만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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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5화

“하지만 당신이 전에 ‘보스'는 배후의 사람이 정체를 숨기기 위해 내세운 사람이라면서요.”한소은이 임상언에게 말했다.“그의 배후에 또 다른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요.”“그렇게 생각해도 틀리지 않아요. 하지만 그의 손에는 중요한 자료와 비밀이 있을 거예요.”임상언은 유한성이 다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자기의 손에 목숨을 지킬 만한 물건을 쥐고 있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미친 사람이지만, 자신의 집념이 있었다. 이 계획과 실험은 바로 유한성의 집념이다. 그가 이것을 끝내기 전에 자기가 쉽게 죽게 내버려둘 리가 없다.“그래서, 그 뜻은…….”한소은이 잠시 생각하다 임상언을 쳐다보며 물었다.“우리는 함께 이 비밀을 찾아내야 해요.”그는 한소은이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곳에서 유한성을 위해 일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오랫동안 그는 통제에서 벗어나고 조직에서 벗어나 아들을 구할 방법을 강구해 왔다. 다만 아들에 관한 단서는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이제 한소은이 이곳에 온 이상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생겼다.물론, 이것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아들을 위해서 임상언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어떻게 할 생각이에요?”한소은이 물었다.“보스는 매일 점심에 휴식을 취해요. 대충 12시에서 2시경, 햇볕이 가장 뜨거울 때예요. 내가 지금까지 관찰해 온 바로는, 그때가 보스의 몸이 가장 약했던 때인 것 같아요. 그 시간대에는 아무도 부른 적 없거든요. 다른 시간대에는 그의 옆에 사람이 있었어요.”심지어 어떤 때는 한밤중에 사람을 불러서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임상언이 세심하게 통계를 하고 나서 확인한 바로는 그 시점에만 한 번도 사람을 불러본 적이 없었다.즉, 유한성은 그 시간대에 모든 사람을 피하고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하고 있든, 정말 쉬고 있든, 다른 이유가 있든, 그 시점이 가장 안전하고 그들이 유한성에게 손대기 좋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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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6화

“불편한 게 아니라, 확실하지는 않아서 그래요.”생각하다 결심을 굳힌 듯 임상언은 그제야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실험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보셨을 거예요. 사실 동시에 진행해 온 프로젝트가 여러 개 있는데, 모두 같은 한계에 부딪혔어요. 당신이 해결해야 할 것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거죠.”“하지만 보스가 시간이 정말 안 될 경우 R10을 먼저 해결하라고 말씀하셨어요.”마침내 가장 중요한 말이 나오자, 한소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R10?”“그래요! 여기 있는 프로젝트들은 숫자 순으로 코드명이 붙여져 있어요. 자료를 볼 때도 보셨겠지만 R10이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예요.”“R10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그건가요?”한소은은 잠시 생각하다 임상언에게 물었다.“아니요.”임상언은 고개를 저었다.“소은 씨가 지금 하는 것은 R13이에요!”그의 말에 한소은은 더욱 놀람을 금치 못했다.“R13이라고요? 그래서 이건 순서대로 진행하는 게 아닌가요? R10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고, R13까지 왔잖아요!”임상언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한소은의 반응과 같았다.“내가 알기론 R16, R17, R18, 게다가 R20까지 있는 거 같아요. 다만, 실패한 게 많다는 거죠.”“실패한 게 대부분이라는 건 성공한 것도 있다는 말인가요?”예리하게 중점을 잡아낸 한소은이 물었다.“네! 하지만 당신이 했던 실험과는 달라요.”잠시 후 임상언은 손목을 치켜들고 시간을 한번 보았다.“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요. 나중에 기회를 봐서 다시 알려 줄게요. 여기서는 밖이 오히려 안전해요. 모든 건물에는 도청 장치가 설치되어 있거든요.”“나도 알아요.” 한소은은 가볍게 말했다.“감시카메라의 위치도 알고 있어요.”한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한소은도 김서진처럼 이런 방면에서는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듯 한마디 당부했다.“설령 감시 카메라의 위치를 다 알더라도 눈치채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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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7화

“당신…….”주현철은 화를 내려고 했지만, 유해나의 얼굴빛을 보고 참고 또 참았다.주효영이 잘못되고 지금까지, 오늘은 유해나의 안색이 가장 좋은 날이라 할 수 있었다.“내 말을 듣고 있기나 해?”주현철은 성질을 억누른 채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네. 진정기가 깨어났다고요.”유해나는 그릇과 젓가락을 놓고 입을 닦으며 눈을 들어 주현철을 바라보았다.“그게 왜요?”“이제 우리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다시 예전과 같아졌다니까!”응답을 받은 주현철은 앉아서 한 손으로 무릎을 짚고 머리가 아픈 듯 말했다.“만약 그가 번복해서 다시 프로젝트를 걷어간다면, 우리는 완전히 끝장이겠지!”예전 같았으면 이 소식을 들은 유해나는 벌써 울고불고했을 텐데, 지금 그녀는 이상하리만큼 평온하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겠다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아내의 말에 주현철은 놀라서 그녀를 쳐다보았고, 의아해하며 물었다.“당신 정말 멍청한 거예요? 프로젝트는 애들끼리 소꿉놀이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회수하고 싶다고 해서 회수하고, 프로젝트를 남에게 주고 싶다고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 알잖아요! 이 프로젝트는 당신이 이미 인수했고, 시작했어요. 벌써 절반까지 진행했는데, 지금 거두는 게 말이 돼요? 이전에도 충분히 구설에 올랐는데 다시 그러지 못하겠죠.”유해나는 볼썽사나운 얼굴로 일어나 자기 가방을 들었다.“어디 가?”그녀가 집을 나서려는 모습을 보고 주현철은 일어나서 따져 물었다.“쇼핑 하러요.”유해나는 차갑게 말을 내뱉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섰다.주현철은 완전히 멍 해져 자리에 서 있었다.전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데, 유해나의 태도가 너무 비정상적이었다.반응이 이상했다. 이건 정상적인 사람의 반응이 아니었다.‘오늘은 도대체 무슨 날이야. 진정기가 이상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 여편네도 이렇게 이상해지 다니!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 아니면 내가 문제가 있는 건가?’“쇼핑은 무슨!? 이 시국에 쇼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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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8화

주현철은 유해나의 눈을 보며 순간 말문이 막혔다.유해나가 한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마치 이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자기 자신을 설득한 것 같지만,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엊그저께만 해도 살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는데, 벌써 받아들이게 되었다고?아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주현철은 바삐 말했다.“당신이 받아들였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왜 갑자기 받아들인 거지?”“나도 몰라요. 어쩌면 하늘이 내가 너무 슬프지 않길 바란 거겠죠!”유해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천장 쪽을 한 번 바라보더니, 갑자기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아, 왜 그렇게 질문이 많아요! 내가 받아들인 건 좋은 일이잖아요! 내가 우리 효영이를 따라 죽어야 좋겠어요?!”갑자기 난데없는 꾸지람을 들은 주현철은 어이가 없었지만, 오히려 옛날 느낌을 조금 되찾았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그는 이렇게 떠들어댔지만, 마음속의 불안함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됐어요. 쓸데없는 말은 그만 할래요. 이제 쇼핑하러 가야겠어요.”유해나는 가방을 들고 일어나서 문밖으로 걸어갔다.이번에 주현철은 그녀를 막지 않았고, 문 앞까지 따라가서 그녀가 운전사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는 것을 배웅했다.얼굴은 평온하고 담담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의심을 놓지 않았다.차에 탄 유해나는 얼굴에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머리를 숙이고 어디론가 문자를 보냈다.-집에서 나왔어. 곧 도착할 거야.상대방은 “OK”라는 이모티콘으로 답장을 보냈다.단지 평범한 이모티콘일 뿐이지만, 유해나는 보물을 얻은 것처럼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유해나는 휴대폰을 가슴에 단단히 붙이고, 마치 무슨 보물을 감추는 것처럼 웃다가 다시 기사에게 말했다.“장 기사님, 좀 더 빨리 가주세요.”차가 계속 속도를 내다가 어느 카페에 도착해서야 멈췄다.기사가 위치를 한 번 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유해나에게 물었다.“사모님, 여기가 맞습니까?”유해나는 밖을 내다보더니, 또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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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9화

유해나는 문손잡이를 돌려서 아주 쉽게 문을 열었다.방문을 활짝 연 순간 유해나의 흥분된 마음은 찬물을 끼얹은 듯 식어버렸다.방 안이 텅 비어서 한 사람도 없었다.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며, 밀실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닌지 확인했다.그러다 다급하게 핸드폰을 켜 메시지를 보냈다.[도착했어. 어디 있는 거야?]상대방의 답장은 아주 빨랐다.[상 위에 가방이 하나 있어. 열어봐.]유해나는 고개를 돌려 가방을 찾아보았다. 과연 구석에 있는 옆 탁자 위에 검은색 가방 하나가 보였다.다가가 열어보니 안에는 밀봉된 봉투가 하나 놓여 있었다. 봉투 안에 작은 병 두 개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용도인지 모르고 열어보려는데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유해나는 손에 들었던 물건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확인했다.[안의 물건을 열지 마. 집에 가져가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 숨겨 둬.]미심쩍은 마음에 가방 안의 물건을 한 번 보았다. 다행히 문자가 빨리 와서 열어 보지는 못했지만,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을 느꼈다.유해나가 망설이는 사이 핸드폰의 새로운 문자가 다시 도착했다.[호기심에 열어보지 마!! 내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주효영은 언제나 유해나에게 인내심이 없었다. 항상 그녀에게 차가운 말투로 말했었지만, 지금은 유해나가 그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었다.유해나는 곧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가방의 물건을 뒤지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질문을 던졌다.[효영아, 너 맞지?]계속 답장이 빨랐던 그쪽에서는 아무런 답장도 없었다.그녀는 조급해하며 다시 재빨리 문자를 보냈다.[너 아직 살아 있지? 엄마를 만나러 오면 안 되는 거야?]유해나는 잠시 멈추고 다시 문자를 보냈다.[제발!]이 단어가 나오자 유해나의 눈물은 참지 못하고 흘러내려 핸드폰 화면에 방울방울 떨어졌다.그럼에도 그녀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질까 두려운 것처럼 작은 휴대폰을 쥐고 눈을 깜빡이지 못했다.딸이 떠난 후로 그녀는 자신의 세상이 무너져 내려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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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0화

‘주효영’이 이 일을 주현철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 유해나는 말하지 않았다. 지금 유해나는 ‘딸’ 이 시키는 대로 다 했다. 그저 딸이 자기 곁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일도 다 할 수 있었다.문자를 보낸 사람의 안내에 따라 유해나는 여기에 도착했다. 원래 유해나는 밤낮으로 생각하던 딸을 볼 줄 알았는데, 결국 여기엔 아무도 없었고 오직 가방만 있을 뿐이었다.유해나가 슬퍼하면서 혹시 자기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닌지 의심할 때, 마침내 핸드폰이 울리고 문자가 왔다.-물건을 잘 챙기고 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짧은 문구였지만, 이 말은 마치 그녀에게 무한한 힘을 주는 것 같았다.‘내가 집에 갈 때까지 기다려, 내가 집에 갈 때까지 기다려!’‘이건 우리 효영이야! 틀림없어!’유해나의 가슴이 두근거리다 못해 곧 튀어나올 것 같았고, 핸드폰을 꼭 쥐고 그것을 자기 가슴에 꼭 붙였다.마치 가장 중요한 보물을 품에 안은 것 같았다.이때 문자가 연달아 왔다.[방을 4시간 예약했으니, 잠시 쉬었다가 가.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게.][물건은 돌아가서 잘 숨기고, 문자는 꼭 깨끗이 지워야 해.]유해나는 문자를 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바쁘게 답장하였다[그럼 언제 널 만날 수 있니?]한참 동안 기다렸는데 다시 답장이 돌아오지 않았다. 풍선처럼 부풀었던 유해나의 마음은 마치 돌이 된 듯 바다에 다시 잠겼다.원래는 다시 물어보려고 했는데, 편집을 반쯤 하고 또 삭제했다.유해나는 주효영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설명할 일을 다 설명했으니, 절대 한 글자도, 한마디도 더 하지 않을 것이다.비록 주효영을 보지도 못하고 목소리를 듣지도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딸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으니 살아갈 희망이 생겼다.주효영이 아직 살아 있는 한, 다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았다. 주효영이 무엇을 시키든 유해나는 다 할 것이다. 죽으라고 해도 아마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면서 검은 가방의 지퍼를 채워 가지고 왔던 가방에 넣고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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