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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8화

주현철은 유해나의 눈을 보며 순간 말문이 막혔다.

유해나가 한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마치 이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자기 자신을 설득한 것 같지만,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엊그저께만 해도 살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는데, 벌써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아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주현철은 바삐 말했다.

“당신이 받아들였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왜 갑자기 받아들인 거지?”

“나도 몰라요. 어쩌면 하늘이 내가 너무 슬프지 않길 바란 거겠죠!”

유해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천장 쪽을 한 번 바라보더니, 갑자기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

“아, 왜 그렇게 질문이 많아요! 내가 받아들인 건 좋은 일이잖아요! 내가 우리 효영이를 따라 죽어야 좋겠어요?!”

갑자기 난데없는 꾸지람을 들은 주현철은 어이가 없었지만, 오히려 옛날 느낌을 조금 되찾았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그는 이렇게 떠들어댔지만, 마음속의 불안함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됐어요. 쓸데없는 말은 그만 할래요. 이제 쇼핑하러 가야겠어요.”

유해나는 가방을 들고 일어나서 문밖으로 걸어갔다.

이번에 주현철은 그녀를 막지 않았고, 문 앞까지 따라가서 그녀가 운전사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는 것을 배웅했다.

얼굴은 평온하고 담담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의심을 놓지 않았다.

차에 탄 유해나는 얼굴에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머리를 숙이고 어디론가 문자를 보냈다.

-집에서 나왔어. 곧 도착할 거야.

상대방은 “OK”라는 이모티콘으로 답장을 보냈다.

단지 평범한 이모티콘일 뿐이지만, 유해나는 보물을 얻은 것처럼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유해나는 휴대폰을 가슴에 단단히 붙이고, 마치 무슨 보물을 감추는 것처럼 웃다가 다시 기사에게 말했다.

“장 기사님, 좀 더 빨리 가주세요.”

차가 계속 속도를 내다가 어느 카페에 도착해서야 멈췄다.

기사가 위치를 한 번 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유해나에게 물었다.

“사모님, 여기가 맞습니까?”

유해나는 밖을 내다보더니, 또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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