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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2화

한소은의 말에 따라 남자의 눈동자는 점점 더 빨리 움직였다. 좌우를 훑어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가슴의 기복은 심해졌고 그 작은 몸뚱어리와 정반대로 매우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맞아. 나는 성공하고 싶어. 그래서 그전에 절대 자신을 죽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만약 너희들이 순순히 말을 듣지 않는다면, 모두 함께 죽을 거야!”

남자는 마치 이미 모든 것을 움켜쥔 것처럼 흉악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의자에 올라앉아 다리를 꼬고 천천히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됐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임상언이 너한테 많은 말을 했다는 것을 알아. 그런데 나는 너희들한테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고 충고해. 너희들이 우리를 이길 수 없어.”

“당신들?”

한소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 놀랐어? 너희들은 우리가 조직이고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잖아.”

어깨를 으쓱거리며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다.

“한소은, 나에게 말해봐, 너의 진전이…… 어떻게 됐어?”

남자는 두 손을 턱에 괴고 몸을 앞으로 숙이어 팔꿈치를 책상에 댔다. 원래는 탐구하는 눈빛이었는데, 이 모습은 정말 이상했다.

“진전이 없어.”

한소은은 아주 직접적으로 말했다.

“당신이 나한테 준 것은 궁극적인 목표물이 전혀 아니야. 나더러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

“당신 말대로 시간이 촉박하고 임무가 막중하니 그럼 바로 궁극적인 목표물을 나한테 넘겨줘야 하지 않아? 그런데 당신은 쓸모없는 프로젝트를 하게 하는 것이 무슨 뜻이야? 당신 스스로 시간을 끄는 것이잖아.”

한소은은 당당했다. 그러자 남자는 웃으며 고개를 저으며 검지를 내밀어 흔들었다.

“No! No! No! 여기서 쓸모없는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어. 사람마다 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 거야.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키고, 스스로 통제하는 의식을 잃게 하는 것? 예를 들면 바이러스가 지각 없이 인간의 몸에 침투하여 자신의 면역 세포로 자신을 파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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