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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7화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고 임상언은 의아한 듯 고개를 돌려 한소은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임상언은 이 남자의 조건에 무조건 승낙하였다. 자신의 아들이 상대방의 손에 약점으로 쥐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없었다. 방금처럼 격노한 것도 분노의 포효일 뿐이었다.

그 자신과 이 남자는 자신이 더 이상 진일보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자신은 감히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소은은 여기에 서서 배를 내밀고 있지만 전혀 거리낌이 없고 조금도 두렵지 않은 것 같았다.

“너는 두렵지 않아…….”

몇 초를 중얼거리다가 남자가 막 입을 열자마자 한소은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두렵지 않아!”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상 언젠가는 죽을 것이야. 나의 가족, 친구, 남편, 아들……나는 확실히 그들을 보호하고 싶지만 가족과 친구를 보호하는 것은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나는 나의 남편을 믿어. 그 사람은 할 수 있을 거야.”

“만약 어느 날 나랑 그 사람이 모두 할 수 없고, 우리는 이미 최선을 다했다면 나도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어.”

한소은은 저력이 넘쳐 말했다.

“하지만 그전에 내가 왜 당신이 반드시 이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야 되는데?”

입가에 하찮은 웃음기가 흘러나오자 한소은은 비웃으며 말했다.

“만약 당신이 정말 그렇게 큰 능력이 있다면 나 같은 연약한 여자도 필요 없을 것이야. 당신은 이미 세상을 지배하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필요가 있겠는가?”

마지막 이 말은 남자의 아픈 곳을 찌른 셈이었다.

그렇다. 만약 그 자신이 정말 그렇게 능력이 있다면, 만약 정말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단지 발령자일 뿐이고 배후에는 진정한 조종자가 있을 것인가. 따지고 보면 그 자신도 단지 바둑돌에 불과했다.

임상언은 멍해지고 이렇게 깊은 곳까지 생각지도 못했다. 사장님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아들의 행방을 찾아도 도무지 찾을 수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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