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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3화

김서진이 전화를 끊자마자 또 한 통의 전화가 들어왔다. 번호를 보니 여전히 낯설었다.

원래 김서진은 낯선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이 개인 번호를 아는 사람이 매우 적어서 1초 동안 망설이다가 손가락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수신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아빠…….”

안에서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고 맑으면서도 듣기 좋았다. 김서진의 마음은 한순간에 누그러지고 얼굴의 팽팽한 라인도 저절로 부드러워졌다.

“준이야?”

“아빠, 할아버지가 아파요.”

“?”

“지금 어디야? 누구 핸드폰으로 전화했어? 할아버지는?”

예리한 감각으로 이상함을 알아챈 김서진은 급히 수화기를 틀어막고 일어나 사무실 한구석으로 가서 조용히 물었다. 하지만 전화기에서 다시 들려온 목소리는 아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김 선생님…….”

목소리는 남자의 목소리였고 귀에 매우 익었지만 김서진은 잠시 누군지 생각나지 않았다.

“저는 원철수입니다.”

상대방은 도리여 스스로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원철수가 이렇게 신원을 알리자 김서진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생각났다. 하여 잠깐 들렸던 마음을 내려놓고 넥타이를 당기며 말했다.

“말씀하세요.”

“이쪽은…… 지금 아드님이 있는 데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드님을 데려갈 수 있습니까?”

상대방은 약간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고 잠시 머뭇거렸다. 이 한마디의 말도 모두 우물쭈물하며 끝냈다.

“?”

아이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어르신께서도 돌보겠다고 약속하셔서 그제야 안심하고 자신의 바쁜 일을 처리하러 갔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아이를 데려가려고 하다니.

중요한 것은 이 말을 한 사람은 어르신이 아니라 원철수라니?

어렴풋이 일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 김서준을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 있었어요?”

“한두 마디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아드님이 계속 있게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우리 둘째 할아버지께서도 이미 병으로 쓰러지셨으니 가능한 한 빨리 데려가 주세요. 알겠죠?”

말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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