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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5화

“제 몸에 있는 바이러스가 그들에게 전염됐어요.”

원철수는 고개를 숙이고 한없이 자책했다. 김서진은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듣고 말했다.

“가면서 이야기해요!”

마음속으로 아이가 염려가 되어 발걸음도 저절로 빨라졌다. 두 사람은 길에서 역시 하인을 만나지 못했다. 온 정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쥐 죽은 듯이 고요했고 공기에는 숨 막히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김서진은 마당에 있는 식물들이 모두 시들한 듯 축 늘어져 있는 것을 관찰했다. 아마도 요즘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전혀 기운이 없어 보였다. 방안에 들어서자 한바탕 열기가 느껴졌다.

김서진은 간이 방호복을 입었지만 그다지 두껍지 않아서 열기가 밀려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한약 냄새를 어렴풋이 맡을 수 있었다.

비록 어르신 댁에는 항상 한약 냄새가 흩날렸지만 이전에는 모두 옅은 향기였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짙어서 흩어질 수 없을 정도였다.

“준이는요?”

김서진은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아들을 보지 못하자 고개를 돌려 물었다.

원철수는 위층의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는 김준을 어린이 방에 배치하였습니다. 현재 그곳만이 가장 안전한 편입니다. 저는 매일 입구에서 소독을 한 번 하고 음식도 최대한 접촉하지 않도록 준비해서 보냈습니다. 김준은 말을 잘 듣습니다. 다만…….”

잠시 멈추자 원철수는 몸을 돌려 김서진을 바라보았다.

“저는 김준이 여기에 더 있으면 조만간 우리한테 연루될까 봐 두렵습니다.”

김서진은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당신들이 여기서 전염병을 발견한 것은 언제의 일인가요?”

“3일 전입니다.”

원철수는 재빨리 대답했다.

“3일 전?”

‘그렇게 생각하면 자기가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여기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건가? 아니, 원철수가 다 자기 때문이라고 했으니, 더 일찍 시작했을 거야.’

김서진의 의혹을 눈치챈 듯 원철수는 말을 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둘째 할아버지께서는 3일 전에 제 몸에 있는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발견하셨습니다.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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