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81 - 챕터 1890

2452 챕터

제1881화

김서진의 주먹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원철수의 배에 꽂혔다.원철수는 배를 움켜잡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손가락으로 김서진을 가리켰다. 배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 때문에 입만 뻥긋하며 말을 잊지 못하는 듯했지만 겨우 두 글자가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젠장!”“지금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나도 몰라. 지금 이게 바이러스 인지, 전염병인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어.”김서진은 머뭇거리며 말을 이어 갔다.“당신처럼 의학을 배우는 사람도 모르는데 나라고 알겠어? 나는 그저 당신들 몸에 무슨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다른 뜻은 없다고.”원청현이 깨어나기 전까지 고독에 대해선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다.김서진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원철수가 조금의 인내심도 없는 모습을 보이니 더욱 고독에 대해 귀띔해 줄 수 없었다.만약, 원철수에게 알려 줬다가 괜한 짓을 해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지 걱정이기도 했다.하지만 원철수는 김서진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바이러스와 전염병이 아니라면 뭐가 있을까? 뭐가 더 있단 말이지??’두 사람의 말다툼 소리가 너무 커서인지 아니면 깨어날 시간이 돼서 인지 잠들어 있던 원청현이 깨어나면서 작게 기침했다.아주 작은 기침 소리였지만 옆에 있던 김서진과 원철수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원청현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어르신?”김서진이 원청현과 가장 가까이 있어 먼저 그가 깨어났다는 것을 발견했다.“크흠…….”원청현 목구멍에서 아주 작게 소리가 비집고 나왔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기뻐할 만한 반응이었다.“둘째 할아버지!”원철수는 배가 아픈 것도 신경 쓰지 않고 한걸음에 원청현에게로 달려갔다.“드디어 깨어나셨네요! 어때요? 춥지는 않나요? 어디 아픈 곳은 없어요?”옆에 서 있던 김서진은 원철수가 달려드는 바람에 넘어질 뻔했다.원철수가 원청현을 너무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것이라는 걸 김서진은 알고 있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옆으로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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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2화

원청현은 두 눈을 감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김서진이 한 말이 일리가 있다고 표시했다.원청현이 그런 반응을 보이니 원철수도 두말하지 않았다.사실, 원철수는 그저 마음이 급한 것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빨리 알아내고 싶었다.이 일은 결국 자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니, 마음속 깊이 죄책감이 있었다.“네 탓이 아니야.”원청현은 원철수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챘다. 그러고는 힘겹게 손을 들어 어디를 가리키며 원철수에게 말했다.“너…… 저기 가서 내 은침 가져와.”원청현이 시키자 원철수는 즉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바로 가져올게요!”원철수는 지금 원청현의 말을 모두 따를 준비가 되어 있다.그가 가서 죽으라고 말하면 가서 죽는시늉이라도 할 기세다. 원청현이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도 다 따를 생각이었다.원청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원철수는 기분이 좋은 아이처럼 총총걸음으로 달려 나갔다.원철수가 방문을 나서자 원청현은 그제야 얼굴을 김서진에게 돌렸다.김서진은 원청현이 할 말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나…….”원청현은 힘겹게 한 글자 내뱉고 자기 팔을 들어 올렸다.김서진은 단번에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들었다.“조사해 봤는데 아무런 흔적도 없었어요. 전에 내게 보여줬던 자국도 사라졌고요. 양쪽 팔 모두 없었어요. 원철수의 몸에 흔적이나 자국이 있는지도 확인해 보았는데, 없어요. 그게 도대체 뭔가요?”김서진은 원청 현이 지금 말하기 힘들다는 걸 알고 단숨에 자기가 지금까지 관찰해서 발견한 것들을 그에게 알려주었다.그제야 원청현의 얼굴에 만족한 표정이 나타나며 고개를 끄덕였다.김서진이 자기의 심정을 알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는 점이 원청현의 마음에 쏙 들었다.“물…….”원청현은 살짝 눈을 돌려 옆의 물잔을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김서진은 두말하지 않고 물을 한 잔 따라 원청현의 입가에 가져다주며 천천히 마시게 했다.물을 조금 마시고 기력이 조금 회복되었는지 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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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3화

“우당탕!”물건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문 앞에 멍하니 서 있는 원철수의 모습이 보였다.원청현은 원철수가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다. 평소에 무슨 일을 시켜도 꾸물거리더니 오늘은 난데없이 그가 말한 대로 은침만 가지고 돌아왔다.문 앞에 멍하니 있는 원철수의 모습을 보니 아마 두 사람이 하는 말을 다 들은 것 같다.“둘째 할아버지, 내가 모체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원철수의 목소리는 이상했다. 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비록 마음속으로 진작부터 자기가 1호라고 의심했지만 자기 때문에 집안사람들이 이렇게 되었다는 말을 직접 들으니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다른 건 둘째라 쳐도 “모체” 라는 단어 만으로도 꾀나 괴상했다.“네가 모체가 아니라 네 몸속의 그것이 모체라는 말이야.”원청현은 기침을 한번 하고 원철수에게 설명해 주었다.그의 설명을 듣고 나니 원철수는 더욱 이상한 것 같았다.“내 몸속의 그것이요?”원철수는 고개를 숙여 자기의 몸을 보았다. 옷을 입고 있어 어디가 이상한지 알 수 없자 그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빠르게 단추를 풀어헤치기 시작했다.원철수의 앙상한 몸이 드러났다. 전에는 그나마 잔근육이 자리를 잡고 있어 보기 좋았지만, 여러 일을 겪고 나니 몸이 앙상하게 마를 수밖에 없었다.“크흠…….”원철수가 옷을 다 벗고 바지마저 벗으려 하자 원청현이 한숨을 쉬며 그를 말렸다.“사람 눈에 보이는 게 아니야. 빨리 옷이나 다시 입어!”“그러니까 그 물건이 아직 내 몸에 있다는 건가요? 하지만 내 몸속의 독소는 모두 배출되었다고 말하셨잖아요. 이제 괜찮다고 하셨는데 왜 내 몸에 아직도 그런 게 있는 거죠?”원철수는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져 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자기는 이미 회복되어 괜찮아졌고, 그 바이러스도 이미 극복했다고 여겼다.그의 둘째 할아버지이자 그의 스승님인 원청현이 못 하는게 없고 어떤 난치병도 다 고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원청현은 물론이고 집에서 일하는 가사 도우미 아줌마들도 한 둘씩 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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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4화

그 신비한 조직은 해외에서부터 시작되었다.그들은 줄곧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나중에 약초와 독초에 대해 연구했다 하더라도 그건 지금 이 나라에 들어와서 부터 시작한 것이다.‘설마 그 조직에 고독을 사용할 줄 아는 민족이 있는 걸까?’“그건 나도 잘 몰라.”원청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하지만 네 말대로 해결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야.”“그건 나도 알아요.”배 속에 있던 걸 거의 다 게워 낸 원철수가 가슴을 부여잡으며 다시 들어왔다.“아래층에 있는 고서에서 봤어요. 하지만 고독을 풀려면 우선 어떤 벌레로 만들어진 고독인지 알아내야 해요.”벌레라는 단어에 원철수는 또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방에 남겨진 원청현과 김서진은 그런 원철수의 보습을 보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원청현은 입꼬리를 살짝 삐죽이다 고개를 돌려 김서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철수의 말이 맞아.”‘이 녀석 보아하니 책을 헛되이 본 것은 아니구나. 그래도 무언가를 배우긴 배웠어. 하긴, 내가 확실히 철수를 낮잡아 보긴 했지.’“그럼, 무슨 고독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김서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내가 뭘 도와줄 수 있을까요?”김서진은 이런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만약 지금 한소은이 옆에 있었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았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김서진이 잘 아는 분야가 아니었다.사업계에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었던 김서진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거의 없다. 이전에는 김서진도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느꼈지만, 지금 여기에 서니 자신도 이렇게 무력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고 생각되었다.아들을 어떻게 달래고 위로해야 할지 김서진은 조금의 경험도 없었고, 이런 난치병 앞에서도 속수무책이다. 김서진은 심지어 화장실에서 토하는 원철수보다도 아는 게 없었다.그 어떤 사람도 만능은 아니다.“고독을 빼낼 보조약이 필요하지만 아직 그럴 때가 아니야. 그리고 고독의 피해를 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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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5화

원철수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아는 원청현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했다.“아마 그 정도는 아닐 거야.”“아마?”원철수는 어리둥절했다. 이 확실하지 않은 단어는 그를 약간 뜨끔하게 만들었다.“고독에 대해서는 별로 연구한 바가 없어. 지금 내가 아는 것도 모두 고서에 나온 것들이야. 나도 실제로 접해본 적이 없어. 그래서 모든 건 다 추측일 뿐이지.”이런 일에 관련된 것은 조금 신중히 하는 것이 좋다. 원청현도 뭐가 어떻다고 아주 확신할 수 없었다.원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원청현이 왜 이렇게 신중하게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러면…… 정확히 어떤 경로로 전파됐을까요?”원철수는 잠시 고민하다 다시 물었다.이 말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김서진을 쳐다보았다.어쨌거나 김서진도 자기와 접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 보고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 전염될 수 있다면 감염될 수 있는 사람은 너무 많았다.“내 생각에 혈액으로 전파되는 거 같아.”원청현은 한참이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결론을 얻었다.“혈액??”원철수는 흠칫 놀랐다. 침대에 기대어 앉은 원청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숨을 한번 고르고 말을 이어갔다.“네가 돌아온 후 접촉한 사람은 절대 적지 않아. 그러나 현재 고독에 감염된 사람은 나와 집안의 가사 도우미뿐이야. 최근 넌 여기서 지냈고 만약 접촉만으로 전파되는 것이라면 감염된 사람은 우리뿐만이 아닐 거야. 그러나 지금은 우리뿐이잖아요. 이리저리 생각해 봐도 공통점은 오직 하나란 말이지.”원청현은 의미심장하게 원철수를 바라보며 말했다.“공통점은 우리 모두 너의 피를 접촉했다는 거야.”“우리 모두??”원철수는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어요!”“둘째 할아버지께서 내 피를 접촉한 것은 맞지만, 집안의 가사 도우미들이 내 피를 접촉했을 리가 없잖아요.”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확률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이건 말이 안 돼!’“접촉했어!”“직접적 으로든 간접적 으로든 접촉 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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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6화

원철수의 말에 원청현은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한참이나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 보고는 고개를 천천히 흔들었다.“준이는 네 피를 접촉한 적이 없을 거야.”김준 그 녀석은 비록 장난이 심했지만, 원청현은 줄곧 그를 잘 보살펴 주었다. 그 아이가 다칠까 봐 위험한 일은 하지 못하게 했고, 혹시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은 모두 치웠다.지금 기억을 되짚어 보면 김준은 원철수의 혈액을 접해보지 않았을 것이고, 접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아들이 접촉하지 않았다는 말에 김서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생각되어 원청현에게 물었다.“그런데…… 준이가 열이 나고 있어요.”“열이 난다고?!”원청현은 깜짝 놀라 물었다.“다른 증상은 없었어?”그는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고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김서진에게 물었다.“아니요. 열이 나는 것 말고는 다른 증상은 없었어요. 입맛도 좋고요. 죽과 옥수수 주스를 먹고 잠들었어요. 방금 다시 열을 재보니 열도 거의 내렸고요.”열도 내렸고 다른 불편함이 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원청현은 숨을 돌렸다.“그럼,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그러니까, 준이는 전염되지 않았을 거예요.”사실 김서진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그는 마음속으로 당연히 이 결과가 되기를 바랐지만 아주 확신하지는 않았다.“그럼. 당연히 감염될 리가 없어!”원청현도 사실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런 결과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 연신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신 같은 걸 절대 믿지 않은 원청현은 지금, 이 순간 그러지 않기를 기도하기까지 했다.“부모님께 먼저 전화할게요.”핸드폰을 쥐고 원철수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을 하며 방을 나갔다.원철수가 방에서 나가자, 김서진은 원청현을 쳐다보며 물었다.“방금 약에 몸을 담그신 건 고독을 빼내기 위해서였나요?”원청현은 눈을 뜨고, 그를 쓱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이 작은 고독을 너무 가볍게 보았어. 그 고독은 인내력이 강하고 스스로를 숨길 줄 알아. 세 시간 동안 약에 몸을 담갔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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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7화

아무리 자신을 설득한다 해도 김서진은 한소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은 마치 큰 돌에 억눌려 있는 것 같이 무거웠다.김서진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만약 한소은이 정말로 감염되었다면, 만약 그녀가 정말로 이런 고독에 감염되었다면 임신 중인 그녀가 버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전화를 여러 번 해도 받지 않았다. 예전 같았다면 여러 번 해도 받지 않으면 한소은이 바쁘다는 걸 알고 조금 지나고 다시 전화를 했을 텐데 지금 김서진은 조금도 기다릴 수 없었다.그 순간.마침내 전화를 받았다. 익숙한 목소리가 전해져 오자 김서진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돌이 와르르 무너졌다.“여보세요?”한소은의 나른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조금 의아한 목소리였다.“무슨 일이에요?”한소은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이 끝도 없이 울리기 시작했다.김서진이 걸려 온 전화인 것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되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렇게 재촉하듯 연속으로 전화를 걸지 않을 사람이다.“당신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요?”김서진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지금 걱정되어서 죽을 것 같았지만 너무 긴장한 티를 낼 수도 없었다. 괜히 한소은도 따라 걱정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없는데요?”한소은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왜요?”“…….”한소은의 대답을 듣고 김서진은 잠시 침묵했다. 고민 끝에 지금 이 곳의 상황을 간단하게 한소은에게 말해줘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원청현의 몸에서 고독의 중독 증상이 나타났다는 건 생략하고 그의 추측만 간단히 알려 주었다.김서진의 말이 끝났는데도 한참이나 한소은은 대답이 없었다.몇 초 기다리다 전화가 끊긴 게 아닌지 의심이 들어 김서진은 핸드폰을 한번 확인했다.전화는 끊기지 않았다. 김서진은 조심스럽게 한소은을 불렀다.“당신 듣고 있어요?”“네.”정신을 차린 한소은이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어르신은 어때요?”“잠시나마 안정된 것 같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에요.”지금 김서진은 모두 한소은의 말에 따르고 있었다. 원철수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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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8화

“하…….”한소은의 긍정적인 대답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하는 말일지라도 김서진의 마음은 많이 내려앉았다.그의 얼굴에는 살짝 미소가 걸렸고 마음도 이전처럼 그렇게 무겁지 않은 것 같았다.김서진은 장난 섞인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따라 했다.“내 몸은 내가 알아요.”“그나저나 그쪽은 어떻게 됐어요?”한소은이 어이없어하며 침묵하자 김서진이 빠르게 화제를 바꾸었다.“그럭저럭 잘 되고 있어요.”한소은은 묶었던 머리카락을 풀고 뻣뻣해진 목을 풀기 위해 좌우로 두 번 흔들었다. 한 손으로 자기 목을 짚고 고개를 세게 젖히며 눈을 두어 번 돌려 눈의 피로를 풀었다.“이쪽 임무가 완수되면 돌아갈 수 있어요. 당신은 거기서 꼭 조심해야 해요.”김서진은 그녀의 말속에 숨겨져 있는 뜻을 알아차렸다. 한소은의 모든 말과 행동이 모두 감시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떤 때는 말하기 불편한 걸 알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쪽은 내가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요. 그리고 불편한 게 있으면 나 한테 꼭 말해줘야 해요.”잠시 후 그는 갑자기 말투가 한결 가벼워졌다.“하지만 내 생각에는 당신은 분명 감염되지 않았을 거 같아요.”“만약 당신이 감염되었다면, 거기 있는 실험실 사람들 전체가 감염되었다는 거잖아요. 이 바이러스는 그들이 만들어 낸 것인데 어리석게 자기가 감염되게 하지 않겠죠.”“맞아요.”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일단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네.”전화를 끊고 김서진의 마음은 조금 더 내려앉았다.그가 방금 한 말은 비록 의도적으로 ‘어떤 사람’ 에게 들려준 말이지만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이 물건은 그곳에서 흘러나왔다. 당연히 그들이 이 물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한소은이 정말 감염되었다면, 그들도 틀림없이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안심이 되었다.돌아서서 방으로 돌아가려던 때 방문 앞에서 원철수와 부딪칠 뻔했다.그가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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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9화

“그럴 순 없어!”김서진은 힘을 주어 원철수를 잡아당겼다. 원철수는 관성 때문에 바로 서지 못하고 비틀거렸다.김서진이 크게 호통을 쳐서야 원철수는 멍해져 더 이상 그의 손을 뿌리치려 하지 않았다.그를 지켜보던 김서진은 엄숙한 얼굴로 원철수를 타일렀다.“지금 상황이 완전히 정리된 게 아니야. 이 고독이 도대체 뭔지 어르신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 네가 이렇게 경솔하게 행동하면 위험만 더 키울 뿐이야.”“특히 너는 밖으로 나가면 안 돼. 너의 몸속의 것이 1호니까. 게다가 네 가족과 가사도우미 들은 100% 너에게 감염되었다 확신할 수 없어.”“어쩌면 다른 원인으로 인해 그런 증상이 나온 거일 수 있다고. 이런 상황에서 직접 운전해서 그들을 데리러 간다면 이로 인해 감염이 될 수 있다는 말이야. 그렇게 되면 마침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거야.”김서진의 이 말에 원철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마치 차디찬 물을 그의 머리 위에 퍼부은 것처럼 진정되었다.원철수가 여전히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그럼…… 이제 어떡하지?”원철수는 마음이 너무 급했다.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자기가 겪었던 고통을 겪는다는 생각과 이 모든 것이 자신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고 생각에 마음은 너무 괴로웠다.그는 자신을 더욱 증오했다. 차라리 그 마굴 같은 실험실에서 죽었다면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지금 김서진이 이렇게 분석해 주니 원철수는 매우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이럴 때는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 더 큰 손해를 끼칠지 아무도 확답할 수 없다.지금 원철수는 자신이 마치 거대한 감염체처럼, 걸어 다니는 재앙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어디를 가던 누군가에게 결과를 알 수 없는 재앙을 가져다줄 수 있다.“이 정원은 당분간 신경 쓸 필요 없어. 진작부터 모든 사람이 외출을 금지하고 있었어. 내 사람들도 바깥을 지키고 있고. 네 부모님 쪽은…….”김서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내가 먼저 사람을 보내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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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0화

김서진은 빠르게 일을 진행시켰다. 원철수 또한 집에 전화해 협조하라는 걸 거듭 강조했다.“고독”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알려줄 수는 없다. 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 사실을 알고 공황 상태에 빠질까 봐 걱정되었다.그저 확실하지 않은 전염병일까 봐 집에서 나가지 말라고 하는 거지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했다. 원청현은 벌써 해독제를 연구하고 있으니, 집에서 잘 쉬면서 어디에도 가지 말라고 했다.김서진이 보낸 사람들이 그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할 것이니 병원에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도 당부했다.병원을 믿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고독” 라면 병원에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고 확산할 위험도 더 컸다. 이건 보통 작은 병원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이 모든 것을 다 처리하고 나니 날이 어두워졌다.김서진은 있는 식재료로 간단히 음식을 만들어 아들을 먹인 후 베란다에 가서 아들과 함께 별을 보았다.그는 벌써 오랫동안 이렇게 제대로 앉아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편안하게 고개를 들어 별하늘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시내와 먼 곳인 데다 주변에는 건물이나 불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맑은 밤에, 별하늘은 비할 데 없이 찬란하게 빛났다.하늘을 뒤덮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니 문득 지금, 이 순간이 진실이 아닌 꿈만 같았다.“아빠, 다들 아프건 가요?”김준은 작은 머리를 들어 마음속의 궁금을 물었다.김서진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그럼 나도 아픈 거예요?”김준은 자신의 작은 코를 가리키고 웅얼거리며 다시 물었다.김서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아이가 감염되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고 만약 정말 불행하게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자기는 반드시 목숨을 걸고 아이를 구할 것이다.다만, 아이의 작은 몸과 작은 손, 그리고 듣기에도 천진난만하고 단순한 문제였지만, 김서진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매우 괴롭게 했다.사람이란, 일생을 칙살맞게 살다 보면, 생사의 고비에 이르러서야 오직 목숨만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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