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31 - 챕터 1540

2410 챕터

제1531화

"정말 그렇게 생각해?"남자는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효영의 말을 믿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더 이상 이 문제를 잡고 늘어지지 않았다.대신 창문 쪽으로 걸어가 바깥 풍경을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위에서 지시한 백신 기지 프로젝트가 유찰됐어. 그런데 네 아버지는 그것을 낙찰받지 못했지. 다 된 밥에 재가 뿌려진 격이야.”"?"주효영은 그가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 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답 대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진정기는 네 고모부고 네 아버지는 그의 매제야. 이런 좋은 일은 자기 가족에게 넘겨줄 만도 한데 네 고모부란 사람은 정말 얼음처럼 차가운 분이야.”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진정기는 항상 이런 식이죠."주효영은 무심하게 대답했다."제 부모님이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뿐이에요.""그럼 넌 알아차린 거 같아?"남자는 몸을 돌려 주효영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너희 집이 파산 직전에 있다는 건 알고 있나? 이 프로젝트를 낙찰받지 못했으니 네 아버지의 회사는 곧 자금이 끊기게 될 거고. 채무자들이 너희 집에 찾아가고 은행의 빚, 그리고 다른 회사와의 프로젝트가 다 무산이 되는 날에 네가 맘 편히 연구소에서 실험할 수 있을 거 같아?”남자의 말에 주효영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집과 회사의 일에 대해 주효영은 단 한 번도 엄마와 아빠에게 물은 적이 없고 없고 알려 하지도 않았다. 오늘 진정기의 집에 찾아갔을 때 자기의 부모님이 진정기에게 따지겠다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와중에도 그녀는 오직 실험만 걱정하고 있었다.실험을 제외한 일들은 모두 작은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우리 집에 정말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만약 집이 파산된다면, 내가 내 힘으로 먹고 살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편하게 실험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주효영은 눈썹을 한껏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남자가 이어서 말하길 기다렸다.“네 부모님을 돕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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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사실 그 물건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칠지는 주효영도 확신이 없었다.이 제품은 이제 막 개발한 신제품이었고, 그녀가 보물처럼 아끼던 것이다.자기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것인 데다 아직 안정성을 확인하지 못했고 효과가 어느 정도까지 발휘될지 확실하지 않았다.하지만 보스는 그런 물건이 있다는 걸 알 뿐만 아니라, 이 물건을 진정기에게 사용하라고 말한다.주효영은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왜, 마음이 약해져서 못 하겠어?”남자는 두 번이나 조롱 섞인 웃음을 지으며 주효영에게 말했다.“난 네가 정말 얼음처럼 차가운 사람인지 알았는데.”“마음이 약해진 게 아니라 물건을 그 사람에게 쓰기 아까워서 그래요.”주효영이 주저하며 대답했다.“이걸 한 병 만들어 냈으니, 앞으로 두 병, 세 병 심지어 셀 수 없이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그래도 아까워? 진정기를 통제해서 백신 기지 프로젝트를 손에 넣으면 충분히 큰 실험실을 내어주지. 자금도 아낌없이 쏟아부을게. 그래도 아까운가?”남자는 주효영이 마음을 굳게 먹지 못할까 봐 한마디 덧붙였다.“방금 임상언씨가 한 말도 틀리지 않았어. 이곳 연구소에 더 머물어서는 안 돼. 빠른 시일내로 다른 연구소를 알아볼 필요가 있어. 이렇게 계속 정처 없이 연구소를 떠돌아다니거나 다시 해외로 돌아가고 싶은 거야?”“다만 네 부모님은…… 파산하게 된다면 살아가는 것조차 힘이 들겠지. 어차피 넌 신경도 안 쓸 테지만…….”이 말에 주효영이 고개를 숙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그녀는 뒤로 두발 물러서서 남자가 돌아보지 않는 걸 확인하고 그대로 방에서 나갔다.--원 어르신 댁에서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온 한소은은 잠이 오지 않았다.최근 며칠간 발생했던 일들을 떠올리자, 침대에서 뒤척이기 만 할뿐 잠에 들지 못했다.침대에 누워 두 시간 동안 눈을 뜬 채 천장을 바라보던 한소은은 조금도 자고 싶은 생각 없자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한번 보았다.새벽 2시가 되었는데도 김서진으로부터 연락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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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한소은은 잠시 멈칫하다 말을 이어갔다.“전에 내 핸드폰이 도청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새 번호로 바꾸고 보안도 강화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새 폰으로 바꾸기까지 했으니, 당분간은 괜찮을 거예요.”“당신아 나와 아이들을 걱정한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찾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당신 때문에 우리가 위험해진 것도 아니고. 그래서 꼭 당신을 만나러 가야겠어요.”한소은의 말이 그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는지 그가 더 이상 이 일로 말다툼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김서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그녀가 자기를 찾아오는 것을 허락했다.“꼭 조심해서 와야 해요. 경호원들도 데려오고 위험이 있다 싶으면 바로 돌아가요. 절대로 무리하지 말아요.”“알았어요.”한소은은 작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더 말하고 싶은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김서진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잠시 후 김서진이 그녀에게 주소 한 개를 문자로 보내왔다.역시 전에 핸드폰 신호가 잡혔던 그 도시였다. 한소은은 곧바로 일어나 차가운 물로 얼굴을 한번 씻고는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이었기에 기사와 경호원을 부르지 않았다.사실 경호원들의 실력은 그녀보다 못했다. 사람을 많이 데려갔다가 오히려 눈에 띌 수 있다 생각해 그녀는 홀로 가기로 결정했다.한소은은 집에서 가장 평범한 차를 운전해 쥐도 새도 모르게 김서진이 준 주소로 향했다.——지하실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며칠 동안 이곳에 갇혀있던 원철수는 자기가 환청이 들린 것으로 생각했다.처음에는 대충 시간을 어림잡아 날짜를 계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벌써 며칠째 갇혀있는지 알 수 없었다.밖이 낮인지 밤인지도 몰랐고 지치고 배고픔에 정신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전에 이 교수가 가져다준 물과 빵, 그리고 자기가 연구해 낸 약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다.원철수는 힘겹게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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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화

“다리는 어쩌다 다친 거야?”임상언은 이제야 원철수의 다리에 상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피는 오래전에 멈추었고 아무렇게나 상처를 처리한 흔적은 정말이지 처참해 보였다.“이게 다 당신들 때문이잖아.”원철수는 일부러 말을 비꼬았다. 지금 임상언이 자기를 걱정하는 척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의 말에 임상언은 눈썹을 한번 치켜올리더니 말했다.“말은 똑바로 해. 내가 그런 게 아니잖아.”“당신네 다 똑같은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원철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는 임상언이 자기를 구하러 온 사람이 아닌 이상 주효영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러자 임상언이 반쯤 내밀었던 손을 다시 거두며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나오시겠다? 그럼, 이만 가지. 당신은 계속 여기서 썩게 내버려 두면 되겠네.”“......”원철수는 그가 무슨 말을 하건, 태도가 강력하게 그들에게 반항하고 싶었다. 하지만 임상언이 정말 가려 하자 살고 싶은 심정은 그의 보잘것없는 자존심을 집어삼켰다.“잠깐!”나가는 시늉을 하던 임상언이 몸을 돌려 눈을 가늘게 뜨며 원철수를 바라보았다.“당신과 가지.”원철수는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섰다. 쩔뚝거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이며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두 사람이 문 앞까지 갔을 때 밖에서 지키고 있던 사람이 그들을 멈춰 세웠다.“임상언님…….”“왜, 나도 막을 셈이야?”엄숙한 얼굴을 한 임상언의 눈빛은 사람을 얼릴 듯이 차가웠다.“그게 아니라, 주효영 님께서…….”“그 여자가 뭘 하라고 했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이곳에서는 내가 갑이지 그 여자가 갑이 아니야! 주효영은 너희 프로젝트의 팀장일 뿐이지 그까짓게 무슨 큰 벼슬이라고 설쳐!”임상언은 차갑게 말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저리 비켜!”그가 이렇게 말하자 두 사람을 막았던 자들을 더 이상 막지 못하고 그들이 가는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원철수는 임상언이 어떤 신분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으로 봐서는 주효영보다 조금 높은 신분인 게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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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원철수가 그렇게 성가신 사람인 줄 알았다면 그를 데리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임상언이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임상언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원철수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특히 차를 원전하고 있는 임상언과 익숙하지만, 또 낯선 거리의 풍경이 눈앞에서 지나가자 더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더 덧붙였다.“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집으로 데려다주려고? 우리 집이 어딘지는 알아? 아니면 경찰서로 가는 건가? 그래, 그냥 경찰서로 가지. 다친 다리 감정서도 받아야 하고…….”"내가 당신을 구한다고? 누가 그래?"임상언은 백미러를 힐긋 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날 구하려는 게 아니라면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야?"원철수는 확신하지 못했다. 그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왜 거기서 자신을 데리고 나온 건지…… 혹시 다른 곳에서 그를 죽이려고 한 것인지 도무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이런 가능성을 생각하니 원철수의 경계심이 높아졌다.“그럼, 뭐 하려는 거야? 날 죽이려고?”임상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운전에만 집중했다.“차 세워! 내릴 거야! 빨리 차 세워!”원철수는 황급히 손에 들었던 음식을 버리고 몸을 돌려 차 문을 열려 했다.하지만 운전석에서 차 문을 걸어둔 바람에 어떻게 해도 열 수가 없었다.임상언의 의미심장한 웃음은 그의 눈에 더욱 소름 돋쳐 보였다.그의 모습은 주효영보다 더욱 악마 같았다. 처음에 그가 자기를 지하실에서 데리고 나왔을 때 원철수는 그를 믿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이 사실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이제야 알아차렸다."당, 당신들……."원철수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을 때 순간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이런 어지러운 느낌은 약초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너무 잘 아는 느낌이었다.“당신, 음식에 무슨……”“준다고 덥석 받아먹다니, 목숨이 몇 개라도 되는 거야?”임상언은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원철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당신…….”원철수는 목구멍을 찔러 먹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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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길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핸드폰의 신호는 점점 더 약해졌다.한참을 더 가서 마침내 울창한 숲에 가려진 작은 오두막을 발견했다.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그런 오두막집 같았지만 현실 상황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오두막집은 단순하고 소박하며 지붕에는 약간의 이끼가 생겨있었다. 이런 집이 숲속에 숨겨져 있으니 자세히 보지 않고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외부도 울타리로 둘러싸여 단순하며 평범한 농가처럼 보였다.핸드폰에 저장된 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한 한소은은 눈앞에 있는 집을 올려다보았다.그녀는 주소에 찍힌 그 집이 바로 눈앞에 있는 집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외에는 주변에 다른 주택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차를 세우고 내려서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차가 정말 들어올 수 없는 길이었다.한소은이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집이 겉으로 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감시 카메라가 몇 대 설치되어 있었고 간단하게 적을 방어 할 수 있는 설비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것들을 본 한소은은 마음이 조금 안심되었다. 적어도 김서진이 자신을 잘 보호하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 전처럼 그렇게 걱정되지는 않았다.감시 카메라가 있으니, 그녀가 문 앞까지 걸어갔을 때 누군가 집안에서 마중 나오며 말했다."한소은 씨?"상대방은 콧수염이 덥수룩하고 매우 거칠어 보이는 남자였다. 한소은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그는 한소은을 알고 있는듯한 눈치였다.남자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따라오세요!"그렇게 말한 후 문을 열고 한소은이 들어올 수 있게 몸을 살짝 비켰다.그녀가 들어오자, 그 남자는 신중하게 울타리 문을 닫고 빠른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한소은은 그의 뒤를 바짝 따라가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사실, 이곳은 은밀한 곳에 있었기에 몸을 숨기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다. 게다가 핸드폰 신호가 좋지 않으니 도청당할 위험도 많이 줄어든다.다만, 그녀는 김서진이 왜 이런 곳으로 정했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김씨 가문의 가주로서 모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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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여기까지 왔으니, 앞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해서 이대로 물러설 한소은이 아니었다.그녀는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허리춤에 숨겼던 비수를 꼭 쥐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조금 내려가다 보니 입구와는 달리 희미한 빛이 있었다. 이곳은 지하실이자 밀실이다.이런 숲속 오두막집 아래 이러한 밀실이 숨겨져 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이곳은 확실히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요양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몇 발짝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을 때 부드러운 기침 소리가 들렸다. 몇 번의 기침 소리에서 한소은은 김서진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원래 침착했던 그녀는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김서진을 불렀다.“서진 씨!”그녀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김서진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지 않았다. 서재 같은 내부에는 책장과 컴퓨터가 있고 심지어 네트워크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쪽에 큰 침대가 놓여 있었고 침구는 깔끔하게 접혀 있었다. 김서진은 책상 앞에 앉아 부드럽게 기침하며 두 눈은 무엇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당신……"그런 그를 보며 한소은은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김서진은 그녀를 흘끗 쳐다보더니 서둘러 옆에 있던 마스크를 집어 착용한 뒤 눈을 들어 그녀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왔어요?"오랜만에 만난다는 설렘과 흥분보다는 차분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서 얼마나 반가운지 알 수 있었다."충분히 쉬어야지, 왜 아직도 일을 하고 있어요!"한소은은 조금 화가 났다.자기에게는 계속 쉬라고 말하면서 정작 자기는 아픈데도 일어나 일을 하고 있다니!병으로 인해 핼쑥해진 그의 모습을 보니 한소은은 마음이 아팠다."계속 쉬고 있었는데 잠시 앉으려고 일어났어요."힘없이 웃으며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눈 밑에 다크서클이 있는 걸 보면 제대로 쉬지 못한 게 분명해 보였다."당신은 항상 이래요!"화를 내며 그를 노려보던 한소은은 그의 앞으로 재빨리 걸어가 그의 얼굴을 주의 깊게 살폈다.김서진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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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마스크를 벗은 그의 얼굴은 생각보다 정상적이었다. 피부색이 조금 더 창백한 것 외에는 평소와 다른 점은 없었다. 단지 몸이 많이 허약해진 게 눈에 보였다.이 전염병은 매우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병에 걸린다면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 같지 않았다.뉴스에 따르면 감염된 후에는 기침, 심각한 구토, 알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다.하지만 김서진의 모습을 보았을 때 적어도 당분간은 정상 범위 내에 있다고 할 수 있다."혀 내밀어 봐요!"한소은이 김서진을 자세히 보다 한마디 덧붙였다.김서진은 얼어붙었다가 웃으며 말했다."이런 것까지 물어보다니, 정말 배운 게 있나 봐요?”"헛소리 집어치우고! 혀 내밀어요!"그녀는 매우 엄격하고 진지한 의사처럼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김서진은 해맑게 웃으며 순순히 협조하며 혀를 내밀었다.그의 혀에 흰색 설태가 꺼져있고 양옆은 톱니 모양으로 되어있었다.원 어르신의 제자가 되어서 부터 지금까지 수년 동안 의학을 배워왔던 한소은은 처음으로 진지하게 진료하는 것이다. 전에는 환자를 볼 기회가 적었기도 했고 원 어르신의 옆에서 그저 어깨너머 보기만 했었다.나중에는 가끔 작은 병을 치료해 주긴 했지만, 오늘처럼 심각한 전염병에 걸린 환자를 진료한 것은 처음이다. 만약 병에 걸린 사람이 김서진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손 놓고 보기만 했을 것이다."어때요? 살 가망이 있나요?"김서진은 굳은 얼굴로 몸을 곧추세우는 그녀를 보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어떻게 전염병에 걸린 거예요? 불편한 곳은?"한소은은 그의 농담을 받아주지도 않고 옆에 앉아서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다.얼굴에 미소가 얼어붙은 김서진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어떻게 걸리게 됐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곳에 간 후에는 다른 곳에 거의 가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공장에서 보냈었어요. 외부 사람들과 거의 접촉하지도 않았어요.”“당신도 알다시피, 그곳에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위험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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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김서진은 철저하게 준비했다. 게다가 경씨가 준비한 것들을 보면 아마 김서진이 지시한 것들일 것이다 보호 조치는 생각보다 잘 되어 있다.“그럼…….”한소은 낮은 목소리로 머뭇거리며 물었다.“서한 씨는요?”이 이름을 들은 김서진은 침묵을 지키며 얼굴이 굳어졌다.서한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게 분명했다. 한소은도 따라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한편으로는 답을 듣고 싶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답을 듣는 게 두려웠다.정말 나쁜 소식이라면 오이연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공장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김서진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전쟁에서 죽은 사람들도 있었고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난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아와야 했어요."잠시 머뭇거리다 김서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당시 상황은 혼란스러웠고 공교롭게도 그곳을 떠나는 길에 반란군과 맞닥뜨렸어요. 서한은 나를 구하려 총에 맞았어요.……""그럼, 서한 씨…… 죽었나요?"마음속의 슬픔을 억누르며 한소은은 그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아마도요."김서진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내가 떠날 때 그는 아직 살아있었어요. 다만 나와 함께 떠나지 않고 내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그가 없었다면 지금쯤 난 아직 돌아오지 못했을 거예요.”그는 아주 짧게 말하며 최대한 가볍게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렇게 듣는 것만으로도 한소은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복잡하고 위험한지 느낄 수 있었다.‘반란군, 총상, 게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할뻔했다니…….’생각만 해도 심장이 꽉 조여오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지금 비록 전염병에 걸렸지만, 적어도 김서진은 자기 앞에 멀쩡히 살아있다. 이렇게 담담한 목소리로 자기에게 말하고 있다. 마치 그가 겪었던 일들이 자기의 일이 아닌 것처럼, 그저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자칫하면, 정말 자칫하면 난 서진 씨를 잃을뻔했고, 아이들은 아빠 없이 크게 될뻔했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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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준이는 어때요?"일 얘기를 마친 김서진은 소중한 아들이 걱정스러웠다.한소은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투로 대답했다."지금 아주 안전한 곳에 데려다 놓았으니 괜찮을 거예요.""안전한 곳?"김서진은 조금 놀랐다."네, 집에 없어요."한소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참, 장유나 그 여자, 문제가 있었어요.”"그 새로 온 베이비 시터 말인가요?"생각에 잠긴 김서진은 눈썹에 찌푸리며 물었다.“그 여자의 자료를 모두 확인하고 뒷조사도 마친 후에 고용한 거잖아요. 그 여자가 무슨 짓을 했나요?”장유나는 두 사람이 김준을 돌보게 하기 위해 특별히 고용한 베이비 시터다. 만약 그녀에게 문제가 있으면 아들에게 큰 위협을 가져다줄 것을 알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장유나를 고용하기 전에 사람을 시켜 뒷조사를 했었다.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걸 확인하고 고용한 것인데 이럼에도 문제가 생겼다면 기필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한소은은 고개를 저었다. 지난 며칠간 김서진 쪽의 일로 바빠 장유나에 대한 문제를 제쳐두고 있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생각하면 할수록 의문만 가득했다.“다만, 당신 아들이 장유나에게서 기술을 한가지 배웠더라고요.”"기술? 무슨 기술?"김서진은 잘 모르겠다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열쇠를 여는 기술이요""열쇠를 연다고요?!"그는 들으면 들을수록 더 혼란스러워졌다.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던 한소은은 원인과 결과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하지만 원 어르신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그녀의 말들을 들은 김서진은 입이 떡 벌어졌다.“준이가 가느다란 줄로 열쇠를 열었다는 거예요?”김서진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네."한소은은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놀라워하는 걸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김준이 자기의 눈앞에서 열쇠를 연 그 모습은 더욱 놀라웠기 때문이다.잠시 멈칫하던 김서진이 갑자기 테이블을 '탁' 치며 말했다.“우리 준이가 천재인가 본데요?”생각지 못한 그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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