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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김서진은 철저하게 준비했다. 게다가 경씨가 준비한 것들을 보면 아마 김서진이 지시한 것들일 것이다 보호 조치는 생각보다 잘 되어 있다.

“그럼…….”

한소은 낮은 목소리로 머뭇거리며 물었다.

“서한 씨는요?”

이 이름을 들은 김서진은 침묵을 지키며 얼굴이 굳어졌다.

서한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게 분명했다. 한소은도 따라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한편으로는 답을 듣고 싶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답을 듣는 게 두려웠다.

정말 나쁜 소식이라면 오이연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공장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

김서진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도 있었고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난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아와야 했어요."

잠시 머뭇거리다 김서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시 상황은 혼란스러웠고 공교롭게도 그곳을 떠나는 길에 반란군과 맞닥뜨렸어요. 서한은 나를 구하려 총에 맞았어요.……"

"그럼, 서한 씨…… 죽었나요?"

마음속의 슬픔을 억누르며 한소은은 그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아마도요."

김서진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내가 떠날 때 그는 아직 살아있었어요. 다만 나와 함께 떠나지 않고 내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그가 없었다면 지금쯤 난 아직 돌아오지 못했을 거예요.”

그는 아주 짧게 말하며 최대한 가볍게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렇게 듣는 것만으로도 한소은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복잡하고 위험한지 느낄 수 있었다.

‘반란군, 총상, 게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할뻔했다니…….’

생각만 해도 심장이 꽉 조여오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지금 비록 전염병에 걸렸지만, 적어도 김서진은 자기 앞에 멀쩡히 살아있다. 이렇게 담담한 목소리로 자기에게 말하고 있다. 마치 그가 겪었던 일들이 자기의 일이 아닌 것처럼, 그저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자칫하면, 정말 자칫하면 난 서진 씨를 잃을뻔했고, 아이들은 아빠 없이 크게 될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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