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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1화

"안전한 곳에 잘 있어요."

한소은은 일부러 둘러 말했다.

그녀가 원 어르신에게 의술을 배운 일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부러 김서진에게 숨기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 와서 이 일을 말하든 하지 않든 크게 의미가 없었다.

"안전한 곳?"

김서진은 깊은 눈빛으로 한소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나한테 비밀이 있는 거예요?"

“왜요, 당신만 이런 비밀스러운 곳에 숨겨둔 집이 있는 건 괜찮고 나는 안된다는 거예요?”

한소은은 고개를 돌려 밀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것 빼고는 일반 집과 별다를 게 없었다. 심지어 답답한 느낌조차 없었다.

“이 곳에는 환풍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요. 지하지만 답답하지 않죠. 다만, 햇빛은 어쩔 수 없어요. 조금 어둡긴 해도 안전이 제일이니까요.”

그녀의 생각을 읽은 듯 김서진이 설명했다.

“네.”

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참, 뉴스에서 이번 전염병에 걸리면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고 미각이나 후각을 잃는다고 했어요. 혹시 이런 증상 있었었나요?”

김서진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는 가슴이 조금 답답하면서 아프다가 당신이 준 향낭을 맡으니 편해졌어요.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맡으면 증상이 완화되곤 해요.”

“향낭?”

한소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김서진이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 속에서 꾸깃꾸깃해지고 향이 많이 옅어진 향낭을 꺼냈다.

이건 그가 제성을 떠나기 전 한소은이 준비해 준 것이다. 안에는 그녀가 직접 한약재를 섞어놓은 것들이다. 주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폐를 깨끗하게 해주는 약들로 가득 채웠다.

남아시아에 기후가 덥고 모기와 벌레들이 많아 곤충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김서진이 편히 잠들게 하려고 준비해 준 것이다. 하지만 이런 효능이 있을 줄은 한소은도 생각지 못했다.

"시간이 늦었어요. 이제 돌아가야 해요. 여긴 해가 일찍 지거든요."

김서진이 시간을 한번 보고 말했다.

"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한소은은 향낭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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