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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1화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남자는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효영의 말을 믿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더 이상 이 문제를 잡고 늘어지지 않았다.

대신 창문 쪽으로 걸어가 바깥 풍경을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위에서 지시한 백신 기지 프로젝트가 유찰됐어. 그런데 네 아버지는 그것을 낙찰받지 못했지. 다 된 밥에 재가 뿌려진 격이야.”

"?"

주효영은 그가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 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답 대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진정기는 네 고모부고 네 아버지는 그의 매제야. 이런 좋은 일은 자기 가족에게 넘겨줄 만도 한데 네 고모부란 사람은 정말 얼음처럼 차가운 분이야.”

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정기는 항상 이런 식이죠."

주효영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제 부모님이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뿐이에요."

"그럼 넌 알아차린 거 같아?"

남자는 몸을 돌려 주효영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희 집이 파산 직전에 있다는 건 알고 있나? 이 프로젝트를 낙찰받지 못했으니 네 아버지의 회사는 곧 자금이 끊기게 될 거고. 채무자들이 너희 집에 찾아가고 은행의 빚, 그리고 다른 회사와의 프로젝트가 다 무산이 되는 날에 네가 맘 편히 연구소에서 실험할 수 있을 거 같아?”

남자의 말에 주효영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집과 회사의 일에 대해 주효영은 단 한 번도 엄마와 아빠에게 물은 적이 없고 없고 알려 하지도 않았다. 오늘 진정기의 집에 찾아갔을 때 자기의 부모님이 진정기에게 따지겠다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와중에도 그녀는 오직 실험만 걱정하고 있었다.

실험을 제외한 일들은 모두 작은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우리 집에 정말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만약 집이 파산된다면, 내가 내 힘으로 먹고 살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편하게 실험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

주효영은 눈썹을 한껏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남자가 이어서 말하길 기다렸다.

“네 부모님을 돕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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