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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한소은은 잠시 멈칫하다 말을 이어갔다.

“전에 내 핸드폰이 도청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새 번호로 바꾸고 보안도 강화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새 폰으로 바꾸기까지 했으니, 당분간은 괜찮을 거예요.”

“당신아 나와 아이들을 걱정한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찾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당신 때문에 우리가 위험해진 것도 아니고. 그래서 꼭 당신을 만나러 가야겠어요.”

한소은의 말이 그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는지 그가 더 이상 이 일로 말다툼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김서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그녀가 자기를 찾아오는 것을 허락했다.

“꼭 조심해서 와야 해요. 경호원들도 데려오고 위험이 있다 싶으면 바로 돌아가요. 절대로 무리하지 말아요.”

“알았어요.”

한소은은 작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더 말하고 싶은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김서진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잠시 후 김서진이 그녀에게 주소 한 개를 문자로 보내왔다.

역시 전에 핸드폰 신호가 잡혔던 그 도시였다.

한소은은 곧바로 일어나 차가운 물로 얼굴을 한번 씻고는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이었기에 기사와 경호원을 부르지 않았다.

사실 경호원들의 실력은 그녀보다 못했다. 사람을 많이 데려갔다가 오히려 눈에 띌 수 있다 생각해 그녀는 홀로 가기로 결정했다.

한소은은 집에서 가장 평범한 차를 운전해 쥐도 새도 모르게 김서진이 준 주소로 향했다.

——

지하실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며칠 동안 이곳에 갇혀있던 원철수는 자기가 환청이 들린 것으로 생각했다.

처음에는 대충 시간을 어림잡아 날짜를 계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벌써 며칠째 갇혀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밖이 낮인지 밤인지도 몰랐고 지치고 배고픔에 정신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전에 이 교수가 가져다준 물과 빵, 그리고 자기가 연구해 낸 약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다.

원철수는 힘겹게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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