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언은 그 자리에 앉아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 깨끗이 닦은 안경알에 빛이 반사되어 무섭도록 시퍼런 빛을 띠고 있었다.“이 교수님처럼 똑똑하신 분이 그것도 생각하지 못하시는 거예요? 그마저도 내가 가르쳐야 하나?”그는 잠시 멈칫하다 말을 이어갔다.“아니면 이 교수님은 이런 간단한 일도 홀로 해결하지 못하시는 건가요?”“당신…….”임상언이 두 번 세 번 그의 신경을 긁자, 이 교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내려 했다.이때, 보스 의자에 앉은 사람이 입을 열었다. 그의 갈라진 목소리는 낮고도 듣기 거북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위압감이 맴돌았다.“그만, 두 사람 그만 싸워요!”“이 교수님, 임상언 씨가 한 말에 일리가 없지는 않아요. 조향사 하나도 남기지 못하는데 그 여자가 실험실의 일을 모두 까발려야 만족할 겁니까?”“그건 아니지만, 그래도…….”“더 이상 변명을 듣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하지 못하겠다면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넘겨주세요!”그 남자의 말이 끝나자, 사무실에는 순간 조용해졌다.이 교수의 등줄기는 이미 식은땀으로 푹 젖은 지가 오래다.사실 그도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넘기라는 말이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그 남자는 실험실의 비밀이 절대 새어 나가선 안 된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게 한소은보다 많으니, 만약 정말 이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면 그때는 목숨을 잃는 날일 것이다.게다가 이 교수는 이 프로젝트에 집착이 남달랐기에 반드시 이 실험이 성공되길 바랐다.“아니요, 보스. 나보다 이 실험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반드시 잘 해낼 거고, 성공할게요!”이 교수는 실험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재삼 강조했다.“그럼, 다행이고요.”그 남자가 대답했다.“그 조향사에 관해서는 이 교수가 방법을 생각해 해결하세요. 자금 문제는…… 실험일이 바쁠 테니 이 교수는 먼저 가봐요.”그의 말은 이제 임상언과 할 말들은 이 교수가 들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네!”이 교수는 비처럼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